원제 - Dark House, 2014
감독 - 빅터 살바
출연 - 루크 클레인탱크, 앤서니 레이, 알렉스 맥케너, 잭 워드
‘닉’은 자신을 괴물이라 생각했다. 아버지가 누구인지 모르고, 어머니가 어릴 때부터 정신병원에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가 누군가를 만지면, 그 사람이 어떻게 죽는지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비밀을 알고 있는 친구 ‘라이언’과 함께 살던 그는 운명의 여인 ‘이브’를 만난다. 어머니를 병원 화재로 잃고, 이브와 결혼을 한 닉. 어느 날, 생각지도 못한 어머니의 유산을 받게 된다. 바로 어린 시절부터 그가 무의식적으로 그렸던 시골의 어느 주택이었다. 만삭의 이브와 친구 라이언과 함께 그 집을 찾아가던 중, 닉은 홍수로 집이 사라졌다는 애기를 듣는다. 하지만 흔적이라도 찾고 싶어 헤매다가 토지 측량을 하는 세 사람을 만난다. ‘샘’, ‘크리스’ 그리고 ‘릴리스’. 닉은 그들에게서 떠내려갔다던 집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된다. 놀랍게도 집은 물에 휩쓸려 떠내려갔지만 거의 온전한 상태로 있었다. 하지만 그곳에는 떠나라고 경고하는 남자와 도끼를 휘두르는 이상한 사람들이 있었다. 겨우 집안으로 대피했지만, 그곳에는…….
처음에는 초능력을 가진 주인공인가 싶었다. 그러다 어머니와 유산 때문에 만난 변호사가 벽에 있는 어떤 존재와 대화하는 것을 보고 악령이 나온다 생각했다. 하지만 곧이어 사람들이 도끼를 휘두르고 이상한 집회 같은 걸 하는 장면에서 사이비 종교일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왔다. 음, 그러니까 종합해보면 초능력을 가진 주인공이 악령 내지는 사이비 교단에 맞서는 내용인 것이다.
하지만 저런 내 판단은 틀렸다. 악령과 사이비 교단에 맞선다기 보다는, 그냥 영문도 모른 채 우왕좌왕 도망 다니다가 일행을 하나둘 잃어버리는 내용이었다. 물론 왜 주인공을 노리는지에 대한 이유는 나온다. 그런데 그 이유가 참, 뭐라고 말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어떻게 보면 잘 나가다가 옆길로 새는 느낌이지만, 달리 보면 그렇게 진행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도 든다.
초중반까지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 사람들을 조종하는 벽 속의 존재와 아무리 벗어나려고 해도 다시 그 집으로 돌아오는 상황이 무척 오싹했다. 게다가 닉이 실수로라도 다른 사람들을 만져서 보게 되는 죽음의 현장도 나름 두려웠고 말이다. 과연 어떻게 왜 그렇게 죽는지 궁금하기도 했고, 진짜 그렇게 되는지도 의문이었다. 그래서 영화는 나름 집중하면서 보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만큼 아쉬운 점도 있었다. 특히 후반부에 밝혀지는 출생의 비밀과 왜 도끼를 든 사람들이 닉 일행을 공격했는지 이유가 드러나는 장면에서는, 휴우……. 위에도 언급했듯이 그런 흐름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식으로 설정하고 흘러가는 게 제일 안전하고 편한 길이긴 한데, 그래도 아쉽다. 진짜 아쉬웠다.
그나저나 모르는 사람이 갑자기 호의를 베풀면, 의심해봐야 한다. 그리고 여자 말을 좀 듣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