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 SE (dts 2disc) - 폭스 시네마 리저브 시리즈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 지나 데이비스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6년 9월
평점 :
품절


 

  원제 - The Fly, 1986

  감독 - 데이빗 크로넨버그

  출연 - 제프 골드블룸, 지나 데이비스, 존 게츠, 조이 부셸

 

 

 





 

  자신감 넘치고 유능한 젊은 과학자 '세스'는 '물질 전송기'라는 것을 발명한다. 한 전송기에 물체를 넣고 작동시키면 다른 쪽 전송기로 그 물체가 그대로 이동되는 것이다. 그는 파티에서 만난 기자 '지나'에게 실험을 직접 보여주고, 그것을 계기로 둘은 사귀게 된다. 생명체 전송을 목표로 연구하던 세스는 원숭이 실험에 성공하자, 자신을 전송해보기로 한다. 그런데 불행히도 전송기에 파리 한 마리가 들어가면서 그의 실험은 예측 불가능한 상황으로 접어든다.

 

 

  모습이 바뀌는 '변태'라는 단어에 잘 어울리는 영화이다.

 

 

  전송기는 분자 단위로 물체를 해체재조립해서 전송하는 원리이기에, 안에 있는 인간의 DNA와 파리의 DNA를 분석해체재조립하고 말았다. 그 때문에 세스는 인간이면서 동시에 파리의 특성을 갖게 되었다. 그러니 그의 신체가 점점 바뀌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영화와 관련된 어떤 팟캐스트에서는 이 영화에 대해 얘기하면서 파리의 생명 주기가 인간보다 짧기에 세스가 다른 인간보다 더 빨리 노화의 과정을 겪는 것이라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머리와 이가 빠지는 걸 보면 그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하지만, 잘 뛰어다니는 걸 보면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외모는 늙어가지만 파워는 아닌 모양이다.

 

 

  세스가 만든 전송기가 진짜 있으면 무척 좋을 것 같다. 공간이동이 가능해지니까 명절 때마다 귀성길에 차가 막힐 리가 없고, 외국 여행도 눈 깜짝할 사이에 갈 수 있고……. 우왕! 외국에 있는 맛집에 온라인 주문을 해서 따끈따끈하게 갓 만든 음식을 금방 먹으면 진짜 멋지겠다. 아, 하지만 자동차 기차 비행기 회사들이 망하겠구나. 그러면 상용화가 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

 

 

  영화의 몇몇 장면은 무척 흉측하다. 예를 들면 실패로 돌아간 첫 번째 원숭이 실험 장면이라든지, 나중에 유리조각과 결합한 세스의 모습은 으……. 그가 넘치는 힘을 주체하지 못해 팔씨름하던 상대의 뼈를 부러뜨리는 부분도 역시 좀 징그러웠다. 리뷰를 쓰기 위해 다시 영화를 돌려봤는데, 원숭이 실험 장면이 제일 끔찍하다.

 

 

  하지만 영화에서 제일 무시무시한 것은 지나의 뱃속에 있는 아기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상상하는 장면이었다. 배울 만큼 배우고 다 큰 어른들이 콘돔을 안 쓰고 섹스하는 바람에, 지나는 세스의 아기를 갖게 되었다. 그것도 그가 전송기 실험을 마친 다음에 말이다. 그 때는 파리가 들어갔던 것을 몰랐기 때문에, 실험이 성공했다고 마냥 기뻐하던 때였다. 임신 사실을 안 그녀가 꾼 악몽은 상상만으로도 끔찍했다. 그러니까 콘돔을 꼈어야지. 알 건 다 아는 어른들이 말이야! 어디서 그런 무식한 짓을!

 

 

  영화를 다 보고, 실험실을 깨끗하게 관리했으면 이런 비극은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먼지 가득한 창고 같은 곳에서 실험을 하니, 기계에 파리가 들어가고 그러는 것이다. 만약 바퀴벌레라든지 모기 같은 게 많은 곳이었다면, 인간 바퀴가 되었을 것이다. 왜 무균실에서 우주복 같은 거 입고 실험하는 지, 그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았다. 사실 우리 눈엔 보이지 않지만 대기 중에는 미생물이나 아주 작은 벌레들이 둥둥 떠다니니까 말이다. 흐음, 그러고 보니 왜 그런 미생물들과는 결합이 이루어지지 않았지? 크기로 걸러내는 원리였나?

 

 

  아하! 이 영화의 결론은 그러니까 실험실은 깨끗하게 관리하고, 섹스할 땐 꼭 콘돔을 쓰자는 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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