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태가면
후쿠다 유이치, 스즈키 료헤이 외 / 아트서비스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원제 - HK 変態仮面, HK: Forbidden Super Hero, 2013

  감독 - 후쿠다 유이치

  출연 - 스즈키 료헤이, 시미즈 후미카, 무로 츠요시, 야스다 켄

 

 

 

 

 

 

 

 

 

  한 남자가 있었다. 정의감에 넘치는 경찰이었던 그는 한 여자를 만나 몰랐던 취향에 눈을 뜬다. 한 여자가 있었다. SM클럽에서 여왕님이라 불리며 채찍을 휘두르는 일을 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결혼하게 되고, 아빠에게서는 정의감과 건장한 체격을, 엄마에게서는 SM취향을 이어받은 아들 '쿄스케'를 얻는다.

 


  어느덧 고등학생이 된 쿄스케는 전학 온 '아이코'에게 한눈에 반한다. 그녀가 은행 강도 사건에 휘말려 인질이 되자, 그는 구해야겠다는 결심을 한다. 그런데 몰래 숨어들어 얼굴을 가리기 위해 가면을 찾다가, 실수로 여자 팬티를 쓰고 만다. 그 순간! 쿄스케는 자기도 모르는 이상한 힘이 용솟음치는 걸 느낀다. 그리고 보통 사람들을 능가하는 괴력을 발휘하게 된다. 이후, 그는 팬티를 뒤집어쓰고 길거리의 악당들을 물리치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그를 '변태 가면'이라 부르며 영웅으로 칭송하면서 동시에 변태라고 욕하기도 한다. 한편 쿄스케가 다니는 학교에 숨겨진 보물을 찾으려는 악당들이 등장하는데…….


 

  평범하게 상의 탈의하고 속옷만 입은 남자의 모습은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겠지만, 이 영화에서 주인공의 모습은 그냥 더럽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보는 나도 괴로운데, 유부초밥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주인공의 팬티에 얼굴을 파묻어야하는 악당들은 얼마나 괴로울 지……. 보는 내내 악당들이 불쌍해 느껴진 건, '나 홀로 집에 Home Alone, 1990' 이후 오랜만이었다. 애인님이 어땠냐고 물어봤을 때 '왜 내가 이딴 걸 보고 있어야 했는지 모르겠어.'라는 대답이 절로 나올 정도였다.

 


  영화는 특이한 취향을 가진 주인공의 영웅담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서려는지. 끊임없이 고뇌하는 쿄스케의 모습을 보여준다. 단지 팬티를 뒤집어쓰고 민망한 옷차림을 해야만 힘이 솟아나는 것뿐인데, 변태라 불리는 것이 당연한 일인지 쿄스케는 계속해서 고민한다. 급기야 남을 도와주던 일조차 거부하고 무기력하게 살아가기까지 한다. 그런 그에게 도움을 준 사람이 악당이 보낸 또 다른 변태 가면이라는 점은 아이러니하다. 좋게 말해서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계기를 만들어 준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궤변적인 변태 합리화였다.

 


  검색을 해보니 주연을 맡은 배우부터 악당 역할로 나온 배우들까지 거의 20대였는데, 아이코 역을 맡은 배우만 실제 고등학생이었다. 이 사람들이 어린 여고생을 데려다가 도대체 뭘 보여주는 거야! 나중에 악몽을 꾸지 않았을까 걱정이 될 정도로, 아슬아슬한 장면들이 더러 있었다.

 

 

  문득 주인공인 쿄스케 역할을 맡은 배우가 직접 변태 가면으로 변장을 했는지 아니면 대역을 썼는지 궁금해졌다. 그리고 상상력의 바다는 깊고 넓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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