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프렌디드: 친구삭제
레오 가브리아제 감독, 셸리 헤닉 외 출연 / 유니버설픽쳐스 / 2015년 9월
평점 :
품절





  원제 - Unfriended, 2014

  감독 - 레반 가브라이제

  출연 - 셸리 헤닉, 모세 제이콥 스톰, 윌 펠츠, 헤더 소사먼

 

 

 



 

 

  '로라 반스'라는 소녀가 자살했다. 그녀는 친구들이 올린 동영상 때문에 온갖 악플과 모욕을 받자, 그것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을 선택한 것이었다. 그리고 1년 후. 죽은 로라의 친구들이 영상 통화를 하게 되는데, 얼굴이 보이지 않는 사용자가 그들의 대화방에 끼어든다. 아무리 대화방에서 쫓아내려고 해도 되지 않자 모두들 신경이 곤두섰고, 그 사용자가 뜻밖에도 죽은 로라의 아이디로 접속한 것을 알게 된다. 그때부터 친구들에게는 악몽 같은 시간이 펼쳐지는데…….

 


  영화는 '스카이프'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이 메시지를 주고받거나 영상 통화를 하는 모습으로 진행된다. 심지어 어떤 부분에서는 '대화' 없이, 브라우저를 통해 검색을 하거나 뮤직 플레이어 등의 프로그램을 작동시키는 장면만 보여주기도 한다. 그렇다고 그 부분들이 다 무의미한 것은 아니기에, 집중하지 않으면 무슨 얘기를 하는지 이해가 안 갈 수도 있다.

 

 

  요즘은 실제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것보다 모니터나 휴대전화의 영상을 통해 대화를 나누는 것이 자연스러운 시대이다. 그리고 직접 목소리를 듣는 것보다 문자로 대화를 나누는 일이 더 많은 사회이다. 과학 기술의 발달 덕분에 언제 어디서든 가족, 친구, 연인과 같이 있다는 친밀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다 착하고 올바르게 생활하는 건 아니다. 편리한 기술은 때로는 사람을 곤경에 처하게도 한다. 이 영화는 그런 얘기를 하고 있다.

 


  온라인을 통해서 인연을 맺고 끊는 게 무척이나 쉬워졌다. 또한 그만큼 개인 정보가 다른 사람에게 공개될 확률도 높아졌다. 그 말은 범죄에 노출될 위험도가 높다는 뜻이다. 누구나 사진이나 동영상을 온라인에 업로드 하는 것이 쉬워졌고, 익명이나 다른 사람을 사칭하기 간편해졌다. 게다가 업로드하자마자 눈 깜짝할 사이에 공유가 이루어지고, 100% 삭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누가 공유했는지 모르고, 모든 자료는 어딘가에 흔적을 남기기 때문이다. '몰카'나 '리벤지 포르노' 같은 문제가 대두되는 것이 그 때문일 것이다.

 

 

  영화에서도 비슷한 설정이 나온다. 엿 먹으라는 속셈으로 동영상을 올렸지만 그건 친구의 자살을 초래했다. 죽으라고 등 떠민 게 아니기 때문에, 장난으로 영상을 올렸기 때문에 아이들은 로라의 죽음에 자기들 책임은 없다고 생각했다. 자기들끼리만 돌려볼 계획이었지, 널리 널리 퍼트리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공유한 불특정 다수가 잘못한 것이라고 그들은 생각했다. 그냥 자기들 편하게, 단순하게 받아들였다. 하지만 보는 사람들은 안다. 그게 잘못된 생각이라는 것을. 그들은 자기들이 한 짓을 고스란히 당한다. 숨기고 싶었던 사진이나 분명히 지웠다고 생각한 비밀스런 게시 글이나 메시지들이 눈앞에 들이밀어진다.

 

 

  그제야 아이들은 로라가 어떤 심정으로 자살을 선택했는지 알 수 있었을까?

 


  아이들은 영상 채팅방에서 나갈 수도 없고, 컴퓨터를 끌 수도 없다. 자기들의 치부가 담긴 자료를 받아봐야 하고, 친구들이 죽어나가는 장면을 생중계로 보면서 절규한다. 이쯤 되면 의문이 생긴다. 해킹을 하고 실시간 채팅도 하면서 동시에 자기 말을 듣지 않는 아이들을 죽이는 범인의 정체는 누굴까? 심지어 그 인물은 아이들이 죽어가는 화면에 머리카락 하나 보이지 않는다. 이 신출귀몰한 사람은 누굴까? 왜 아이들에게 이런 짓을 하는 걸까?


 

  처음에는 로라를 죽게 한 아이들의 행동에 화가 났는데, 나중에는 범인의 정체에 더 의문이 갔다. 이때부터 인과응보식의 내용에서 잔혹한 살인극으로 흐름이 바뀌기 시작한 것 같다. 문제는 그렇게 되면 아이들이 피해자가 되는 듯한 느낌을 주게 된다. 이러면 핀트가 어긋난다. 로라 반스의 억울함을 풀어준다는 핑계로 아이들을 잔혹하게 죽이는 범인의 살인극이 되어버린다. 감독도 그렇게 생각했는지 결말 부분에 다른 장치를 해놓았지만 음……. 사실 너무 빨리 지나가서 제대로 확인을 할 수가 없다.


 

  영화는 바람피울 때는 몰카가 있는지 꼭 확인하고, 나중에 이불을 뻥뻥 찰 흑역사가 될 가능성이 있는 사진이나 글을 아예 온라인에 올리지 말라는 교훈을 주고 있다. 아니 처음부터 그런 건 아예 찍지도 쓰지고 말아야 한다. 또한 등잔 밑이 어둡다는 옛말 그른 게 하나 없다는 확인도 해주고 있다.

 


  문자로 전개되는 부분이 좀 지루하고, 비밀이 드러난 아이들이 울고불고하는 장면이 좀 짜증이 난다. 그런 부분만 잘 넘기면, 꽤나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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