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셀 (The Cell)
20세기폭스 / 2001년 5월
평점 :
품절


 원제 - The Cell, 2000

  감독 - 타셈 싱

  출연 - 제니퍼 로페즈, 빈스 본, 빈센트 도노프리오, 마리안느 장-밥티스트

 

 

 

 

 

 

 

  우와! 애인님 집에서 빔프로젝터를 이용해 벽에 걸어놓은 스크린으로 본 영화는 너무도 멋졌다. 영상미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감독의 작품을 고른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영화 내용 상 잔인한 장면이 좀 나오긴 했지만, 화면이 너무 아름다워서 그런 건 별로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여자들을 납치해 밀폐된 방에 가둬두고 물을 채워 죽이는 연쇄 살인마가 있다. 오랜 추적 끝에 범인인 칼의 흔적을 찾은 FBI 요원 피터. 그러나 칼을 발견했을 때 이미 그는 혼수상태에 빠져버린 뒤였다. 마지막으로 납치된 여자를 어떻게 찾아야 할까? 무의식 세계로 접근해 환자의 심리를 치료하는 연구소가 있다. 캐서린은 그곳에서 일하는 심리학자로, 직접 상대방의 무의식 세계로 들어가는 역할을 맡고 있다. 피터는 칼의 머릿속으로 들어가 납치 피해자를 구할 수 있는 힌트라도 찾아달라고 부탁한다. 칼의 무의식세계로 들어간 캐서린은 너무도 끔찍한 경험을 하게 되는데…….

 

 

  연쇄 살인범 칼의 무의식 세계는 그야말로 기괴하고 아름답고 오싹할 정도였다. 어떻게 저런 화면을 만들어냈는지, 감독이 자신의 상상력을 현실화하기 위해 엄청나게 애썼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덕분에 미술팀과 의상 담당은 엄청나게 고생했을 것 같다.

 

 

  어린 시절 학대받던 칼의 기억은 음울하고 비극적이었다. 저런 집에서 자랐으니 애가 정상적이 될 리가 없다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였다. 그 때문에 어린 칼이 있는 공간은 공허하고 외로웠으며 빛이라곤 들지 않았다. 마치 미로처럼 이어진 어두컴컴하고 음습하며 냄새나는 하수도가 떠올랐다.

 


  반면 성인이 된 칼의 세계는 기괴했다. 그가 가진 비뚤어진 여성관을 반영한 듯이, 그가 보고 있는 여자들의 모습은 하나같이 정상이 아니었다. 온갖 고문을 가해 여성의 신체를 변형시키고 인형처럼 만들어 관람하듯이 전시해놓은 그의 컬렉션은 기괴하다 못해 혐오감마저 느끼게 했다.

 

 

  그리고 그의 마음을 장악한 악이 지배하는 세계는 아름다우면서 오싹했다. 그곳에서 칼은 보는 이로 하여금 공포심을 자아내게 하는, 차갑고 전능한 왕이었다. 처음 등장하는데 와, 진짜……. 그냥 멋지다는 감탄만 나왔다. 이건 내가 뭐라고 말하는 것보다 직접 봐야한다. 내 글 솜씨가 그 엄청난 화면을 묘사하기에 너무 부족해서 안타깝기만 하다.

 


  무의식 깊숙한 곳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어린 칼과 자신의 강함을 뽐내며 지배하는 어른 칼의 대비는 극적이었다. 그래서 좀 안타깝기도 했다. 그가 정상적인 가정에서 자랐으면 저런 괴물로 크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는 스릴러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지만, 이야기 구조가 좀 허술한 편이다. 하지만 영상이 너무 멋져서 그런 건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이 영화는 진짜 화면이 너무너무너무 멋졌다. 그것만으로도 모든 단점이 안 보일 정도였다.

 

 

  칼을 연기하는 빈센트 도노프리오의 연기는 진짜 미친 놈 같다. 이 배우를 처음 본 게 드라마 ‘로 앤 오더 Law & Order: Criminal Intent, 2001’ 시리즈였는데 거기서는 엄청 천재적인 형사였다. 그런데 영화에서는 악당 역할을 종종 맡는다. 영화 ‘체인드 Chained, 2012’에서도 연쇄 살인범이었고, 여기서도 또 살인범이다. 아, 그러고 보니 얼마 전에 본 드라마 ‘데어 데블’에서 엄청 카리스마 넘치는 악당 두목 역을 맡기도 했다. 배역을 맡을 때마다 변신이 뛰어나서 처음엔 못 알아볼 정도이다. 그의 형사 연기도 좋았지만, 살인마 연기도 꽤 멋졌다.

 

  누군가 내 무의식에 들어온다면, 그 사람은 무엇을 보게 될 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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