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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메어 7 : 뉴 나이트메어
웨스 크레이븐 감독, 로버트 잉글런드 외 출연 / 썬엔터테인먼트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원제 - Wes Craven's New Nightmare, 1994
감독 - 웨스 크레이븐
출연 - 헤더 랑겐캠프, 로버트 잉글런드, 미코 휴즈, 웨스 크레이븐
‘나이트메어 A Nightmare On Elm Street,A Nightmare On Elm Street, 1984’ 1편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둔 웨스 크레이븐이 칼을 빼들고 만든 작품이다. 2편부터 6편까지는 다른 감독에게 영화를 맡겼는데, 이 사람들이 시리즈를 아주 그냥 똥으로 만들어버렸다. 그래서 7번째 이야기는 ‘뉴 나이트메어’라는 이름으로 그가 다시 감독을 맡았다. 특히 1편 개봉에서부터 10주년이 되는 해에 내놓는 것이라 특별한 의미를 두기도 했을 것이다.
이번 영화의 특이한 점은, 배우들이 실제 이름 그대로 등장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감독까지도! 왜냐하면 이 작품의 배경은 ‘나이트메어 10주년을 맞아 새로운 시리즈를 만드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1편에서 주인공인 낸시 역할을 맡았던 헤더 랑겐캠프에서부터 영원한 프레디 크루거 역의 로버트 잉글런드 그리고 감독을 맡은 웨스 크레이븐이 등장하여, 현실과 환상의 벽을 뛰어넘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웨스 크레이븐이 10주년을 맞아 나이트메어 새로운 편을 찍자는 제의를 제작사에 건넨다. 그와 동시에 1편의 주연을 맡았던 헤더는 프레디가 나오는 악몽을 꾸기 시작한다. 그녀뿐만 아니라, 어린 아들 딜런도 악몽을 꾸는데, 그가 애지중지하는 공룡 인형이 날카로운 것으로 갈기갈기 찢겨진 채 발견된다. 급기야 남편마저 교통사고로 죽는데, 그의 몸에 프레디의 갈고리 모양 상처가 남아있었다. 프레디 목소리로 자꾸만 걸려오는 괴전화와 의문의 편지, 죽음과 프레디에 관해 얘기를 꺼내는 딜런 때문에 걱정과 두려움에 떠는 헤더. 그런데 프레디 역을 맡았던 로버트도 이상한 꿈을 꾼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과연 진짜 프레디가 존재해서 그들을 괴롭히는 걸까?
감독은 대놓고 시리즈의 2편에서부터 6편까지를 디스한다. ‘스크림 Scream, 1996’에서도 그러더니, 여기서도 운전기사의 입을 통해 그런 얘기를 꺼낸다. ‘그 영화는 1편이 제일이죠.’ 보다가 웃겨서 죽는 줄 알았다. 아, 아니다. ‘스크림’이 2년 후에 개봉했으니, 여기서 재미를 봐서 거기서 또 써먹은 거라고 해야 하나?
영화는 현실과 환상이 구별되기 어려울 정도로 마구 섞여 흘러간다. 감독이 만들어낸 상상 속의 인물이라 여겼던 ‘프레디 크루거’가 모습을 드러내는 과정은 진짜로 현실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인지, 아니면 헤더의 상상인지 구별하기 어려웠다. 병원 관계자들이나 주변 인물들은 헤더와 딜런이 정신분열증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우려하지만, 그녀와 아들에게는 생생하게 다가오는 현실이었다. 특히 그녀가 웨스 크레이븐과 나누는 대화가 스크립트로 올라오는 것을 보여줄 때는, 이게 뭔가 싶었다. 그들이 자기들이 맡은 실제 배역을 연기하는 것을 우리가 보는 것인가? 아니면 이 모든 것이 환상인가?
중반까지는 어떻게 보면 좀 지루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딱히 무섭거나 잔인한 장면이 나오지 않는다. 1편에서처럼 기발한 살인 장면도 없고, 속된말로 미친 여자의 망상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영화는 교묘하게 경계를 넘나들며 프레디를 현실로 불러온다. 그 방법이 참 교묘하면서 기발했다. 그 부분은 마음에 들었다.
아쉬운 부분은 또 있었다. 합성이라는 게 확실히 티가 나는 장면이 많았다. 하긴 그 당시 CG 기술을 생각해보면……이라고 하고 싶지만 영화 ‘쥬라기 공원 Jurassic Park, 1993’이 바로 일 년 전에 나왔다. 음, 역시 투자된 자본의 차이인가? 그리고 너무 동화적으로 흘러갔다. 이건 위에서 언급한 무섭거나 잔인한 장면이 나오지 않는 것과 연관이 있을 것 같다. 영화 ‘나이트메어’와 동화 ‘헨젤과 그레텔’의 결합 시도는 좋았지만, 음…….
시리즈가 잘 만들어졌으면 리플리와 맞먹을 수 있는 여전사 낸시가 탄생할 수 있었는데 아쉽기만 하다.
1편에서도 느꼈지만 이번에 다시 확신했다. 프레디는 역시 변태였다. 혀로 어디를 핥는 거야 도대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