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이두환

  출연 - 류덕환, 조복래, 이수빈, 홍예은





  몇 년 전에 인터넷 게시판에, ‘혼자 하는 숨바꼭질’이라는 글이 유행을 했었다. 줄여서 혼숨이라고 불리는 이 놀이는 일본에서 시작되었는데, 사실은 저주를 내리거나 귀신을 부르는 것이라는 말이 많았다. 이 영화는, 그러한 소문이 무성한 놀이를 소재로 하였다.


  아프리카 TV에서 공포 방송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BJ 야광’과 ‘박PD’. 두 사람 최대의 꿈은 전설적인 방송을 찍어 이름을 크게 날리는 것이다. 시청자들이 제보한 사건사고들을 보던 중, 두 사람은 어느 지방 도서실에서 있었다는 사건을 접한다. 그곳에서 ‘혼숨’을 하던 여학생이 실종되고, 기이한 일이 연속으로 일어났다는 것이다. 게다가 정체모를 한 시청자가 그들에게 도서실 사건에서 사용된 인형을 찾아오면, 엄청난 돈을 주겠다는 제의까지 한다. 이제 두 사람은 일생일대의 방송을 하겠다며 도서실로 향하는데…….


  영화는 중후반까지는 좋았다. 야광과 박PD의 관계라든지, 도서실 사건을 조사하던 중에 드러나는 여러 가지 일들이 어떻게 사건이 진행될까 상상하는 재미를 주었다.


  하지만 마지막 부분에서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음, 그게 뭐였는지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그 장면을 넣음으로 지금까지 쌓아올린 영화의 구조가 도미노처럼 무너지고 말았다.


  시작 부분에 제작진은 이 영화가 야광과 박PD 두 사람이 방송한 방영분이라고 알려주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잡담이나 방송계획을 회의하는 장면을 보면서, 처음에는 그것은 미 방영분이라 생각했다. 그냥 둘이 찍은 영상을 찾아서 보여준다고 생각했다. 이런 유의 영화에서 흔히 하는 기법으로, 나중에 찾은 카메라에 녹화되어있는 영상을 다 보여주는 것이라 여겼다. 그러나 화면 옆에 보이는 채팅방을 보면, 이미 다 방송을 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모든 것이 다 방영분이라는 의미였다. 헐? 그러면 마지막 장면 역시 방영분이라는 얘기인가? 둘이 도서실에 카메라를 설치하면서 한 짓도 다? 그러면 이건 ‘파운드 푸티지 (found footage)’ 장르가 아니란 말인가?


  아, 파운드 푸티지란 촬영자가 실종된 이후 영상만 발견되었다는 설정으로 만든 것을 말한다. 대표적인 예로는 ‘블레어 윗치 The Blair Witch Project, 1999’나 ‘파라노말 액티비티 Paranormal Activity, 2007’ 시리즈가 있다.


  이것이 파운드 푸티지 장르라면 두 사람이 수다 떨고 현장 답사를 하는 모든 것이 다 밝혀진 이유는 미편집 영상이기 때문이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게 아니면, 중간에 카메라 설치 장면과 마지막 장면 역시 방영되었냐는 의문이 든다. 방영한 것이라면 ‘왜?’라는 의문이 들고, 방영한 것이 아니라면 그 영상은 ‘누가? 왜’라는 의문이 든다.


  이런 유의 영화들은 찍힌 영상으로만 말하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이 생략되거나 인물들의 대화로 알려주는 편이다. 그래서 검색을 하거나 집안 곳곳에 CCTV를 설치해놓는다. 또는 숨겨진 비밀 때문에 다음 편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 작품 역시 그 때문에 도서실 곳곳에 카메라를 달고, 검색을 하고 현장 답사를 나가 관련자의 증언을 들었다. 심지어 드론까지 사용해서, 거의 모든 것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몇몇 장면들 때문에, 더 많은 힌트를 주려고 한 제작진의 열정 때문에 전반적인 흐름이 깨지고 말았다. 부족한 것도 문제지만, 과한 것도 문제다.


  주연을 맡은 배우의 연기는 예전에 드라마에서 본 것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 둘이 다른 캐릭터인데, 자꾸만 겹쳐보였다.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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