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The Bell Witch Haunting, 2013

  감독 - 글렌 밀러

  출연 - 마리사 린 존슨, 로라 알렉산드라 라모스, 캣 얼터

 

 





 

  ‘브랜든’의 생일 겸 새로 이사한 집의 집들이 파티가 열리던 날. 모두가 신나게 먹고 떠들던 가운데, 집으로 돌아가던 두 친구가 시체로 발견된다. 그리고 브랜든의 여동생 ‘데이나’는 거의 매일 밤 악몽을 꾼다. 영화감독을 꿈꾸는 브랜든은 가족과 친구들의 일상을 찍느라 카메라를 거의 손에서 놓지 않는다. 그런데 아무도 없는 방에서 가끔 이상한 일이 찍히기 시작한다. 급기야 집에 놀러왔던 데이나의 친구도 악몽을 꾸기도 하고, 라디오에서 들리는 이상한 소리에 공포에 질리기도 한다. 그리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시체로 발견된다. 데이나의 친구뿐만 아니라, 집을 수리하러 온 수리공 역시 사고사를 당하는 일이 연이어 벌어진다. 브랜든은 친구와 함께 자신의 집에 오래 전 ‘벨 마녀’의 소유였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브랜든의 친구 역시 숲에서 살해되고, 계속되는 이상한 일에 가족들은 공포에 떤다. 이제 아버지를 시작으로 브랜든의 가족에게도 괴이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하는데…….

 

 

  영화 ‘헌팅 인 살렘: 악령의 마을 A Haunting in Salem, 2011’을 보면서 속으로 욕을 엄청나게 했었다. 그 기억이 지워지기도 전에 이런 재난 급의 영화를 또 보다니, 난 도대체 왜 이런 걸까라는 자괴감이 들기 시작한다. ‘마녀’, ‘저주’ 그리고 ‘의문의 죽음’이라는 키워드에 너무 집착한 모양이다. 그래도 서너 개 중에 한 개는 건지지 않을까 했는데, 그것도 아닌 가보다. 내 운은 영 꽝이다. 키워드는 키워드일 뿐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다. 이 작품은 위에서도 말했지만, 재난 급이다. 그래도 ‘12 디재스터 The 12 Disasters of Christmas, 2012’만큼은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할까? 그러고 보니 그 영화는 제목부터 재난이었다.

 

 

  영화는 브랜든이 들고 다니는 카메라를 통해 모든 것을 보여주고 있는데, 어떤 부분에서는 그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여동생이 악몽에 시달려 몸부림을 쳐도, 아빠가 입에서 검은 흙을 토해내도, 수리공이 갑작스럽게 감전사를 당해도, 엄마가 지하실에서 부상을 당해도 그는 절대로 카메라를 멈추지 않는다. 아니,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지 모르겠다. 카메라 던져버리고 달려가서 돕거나 뭔가 행동을 취해야 하는 게 아닌가? 사고 현장에서 휴대전화를 들고 있는 사람 사진을 본 적이 있는데, 그건 자신과 상관없는 사람이니 그렇다 쳐도 이건 가족인데?

 

 

  게다가 이 브랜든이라는 아이는, 자기가 녹화한 건 잘 안보는 모양이다. 그랬다면 집에서 뭔가 이상한 것이 많이 찍혔다는 걸 알 텐데, 전혀 모르는 기색이다. 한 번이라도 제대로 뭐가 찍혔나 보았다면, 자기가 알아낸 마녀의 전설과 좀 더 빨리 연결 지어 생각할 수 있었을 텐데……. 음, 이건 마치 야동을 몇 테라씩 받아놓고 보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고 봐야 할까? 단지 갖고 있는 것만으로 만족하는?

 

 

  게다가 자기 집에 왔다가 돌아가던 사람들이 죽어 가는데, 전혀 이상하다는 걸 못 느끼는 가족들도 이상하다. 한두 명도 아니고 무려 네 명이나 일주일 사이에 그렇게 죽었는데, 그 쯤 되면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해야 되지 않나? 그런데 그런 거 전혀 없다. 데이나가 딱 한 번 친구랑 영상통화하면서 울먹인 적은 있다. 물론 통화한 그 친구도 죽었지만. 이후 그 가족의 입에서 죽은 사람들에 대한 얘기가 나온 적은 한 번도 없다. 너무 몰인정한 거 아니야? 아, 그래서 무슨 일이 일어나도 브랜든이 그렇게 태연하게 카메라만 들고 있을 수 있는 거구나. 원래 가족 성향이 그래서…….

 

 

  그런데 이상한 점은 브랜든의 카메라만으로 보여주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집안 곳곳에 CCTV도 있고, 브랜든의 친구 카메라와 경찰차에 설치된 블랙박스 영상도 같이 보여준다. 그러면 도대체 데이나의 침실에서 일어나는 사건은 누가 찍은 걸까? 설마 오빠가 되어가지고 여동생 방에 몰래 카메라를 설치해놓은 건 아니겠지? 아니면 이 가족은 딸 방에도 CCTV를? 왜? 부부 방이나 브랜든 방에는 없는데, 왜 하필 딸 방에만? 이상한 집안이다.

 

 

  이것저것 사건사고는 많이 집어넣은 것 같은데, 지루했다. 보는 나는 다 알겠구먼, 왜 쟤들은 모르지? 그러니까 찍은 영상을 좀 돌려보라고, 이 바보들아! 하다못해 CCTV라도 좀 봐라! 근데 나중에 브랜든이 영상을 한 번 보려고 하는데, 중간에 친구랑 놀러나간다. 야! 그 다음이 중요한 거였다고! 애가 왜 그리 성질이 급해!

 

 

  인물들의 행동에 그냥 짜증만 나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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