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A Haunting in Salem, 2011

  감독 - 쉐인 반 다이크

  출연 - 빌 오버스트 주니어, 코트니 애비아티, 제나 스톤, 니콜라스 하신

 

 

 


 

  미국에는 ‘세일렘’ 또는 ‘살렘’이라고 불리는 마을이 있다. 17세기 후반에 마녀 논란이 일어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간 곳이다. 무고한 사람을 거짓으로 고발해서 비난한다는 의미로 쓰이는 ‘마녀 사냥’이라는 말이, 바로 저 세일렘의 마녀 사건에서 나왔다고 한다.

 

  영화는 제목에서부터 어떤 내용이 될 것이라 예고하고 있다. 마녀 사냥이 일어나 죄 없는 사람이 마녀로 몰려 억울하게 죽어나간 곳이 배경이니, 원혼이 존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니 그곳에서 누군가 귀신에 홀려 사건을 일으킬 것이 분명했다.

 

 

  그렇게 큰 기대를 한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건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등장인물의 성격이 너무 전형적이다 못해 하품이 나올 정도로 규격화가 되어 있었고, 그의 흐름 역시 판에 박힌 듯이 흘러갔다. 아니, 비슷한 다른 소재를 다룬 다른 영화보다 더 흐름이 형편없었다.

 

 

  극의 전개가 얼마나 한심하냐면, 위급한 일이 생기면 119에 전화하는 것이 기본인데, 영화에서는 하염없이 ‘엄마!’, ‘딸!’, ‘아빠!’ 이러고만 있다. 그냥 멈춰 서서 소리 지르지만 말고 전화를 걸어! 손에 무기라도 들고! 아니면 밖으로 나가든지! 아무 것도 안 하고 제자리에서 소리만 지르다가 공격받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설마 그걸 위해서 한심하게 소리만 지르게 만든 건가? 그런 거라면 너무 억지스럽잖아! 하다못해 무슨 행동이라도 하게 만들어야지. 아, 위급 상황에 119에 전화 걸지 않으면 이런 꼴이 된다는 경고를 보여주려고 그런 걸까? 음, 그런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딴 식으로 진행을 할 리가…….

 

  게다가 가족이 서로 대화를 해보면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대충 알 수 있을 텐데, 영화에 나오는 가족은 절대로 그런 건 없다. 사이가 나쁜 건 아닌데, 평소에 별 시답잖은 얘기는 다 하면서 정작 중요한 건 쏙 빼놓는다. 아니 그것보다, 보안관이 부임할때마다 죽어나가면 관사를 없애는게 먼저 아닌가? 미국판 장화홍련도 아니고 말이야. 장화홍련은 마지막에 사또가 원한을 풀어주기라도 했지, 여기서는 보안관이 아주 그냥, 여기까지. 하여간 보는 내내 답답했다. 

 

 

  이러니 보는 입장에서 긴장할 리도 없고, 두근거릴 일도 없다. 제발 막판에 반전이라도 하나 있어주길 바라기는 처음이었다. 애석하게도 영화는 막판 반전 따위는 털 끝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머리카락 보일까봐 꼭꼭 숨은 모양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왜 숨었는지 모르겠다. 관객과 게임을 하고 싶은 건가? ‘후후후, 게임을 시작하지. 넌 영화를 집중해서 보지 않았어. 자, 그러면 이제부터 숨은 스토리를 생각해보도록.’ 뭐 이런 거? 하지만 그런 도전을 전혀 받아주고 싶지 않은 구성이었다. 왜냐고?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내용의 전개와 인물의 성격이 너무 전형적이어서, 숨은 스토리 따위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마녀 사냥으로 유명한 곳에서 벌어지는 일이 겨우 그 정도라니, 죽은 사람들이 분통터질 일이다. 죽은 사람들이 무척 착했나보다. 나 같으면 아주 그냥 마을을, 아니 나라 전체를……. 흠흠 여기까지. 착한 사람의 복수라서 별 거 없던 영화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