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Blackburn, 2015

  감독 - 로로 차트랜드

  출연 - 로쉴린 먼로, 에밀리 울러럽, 칼럼 워시, 알렉산더 칼버트

 

 

 

 



 

  한 부부가 어린 아기를 데리고 폐허가 된 광산을 들른다. 그 곳을 개발하기 전에 둘러보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정체불명의 존재에게 습격을 당하여 살해당하고, 아기만이 살아남는다. 거의 비슷한 시간, 다섯 명의 친구들이 숲으로 놀러오지만 뜻밖의 산사태로 도로가 폐쇄되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근처에 묵을만한 곳을 찾던 그들은 우연히 들른 허름한 주유소에서 버려진 광산에 대한 신문 기사를 본다. 두 노파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곳으로 향하는데…….

 

 

  휴가를 떠난 젊은이들이 가지 말라는 경고를 무시하고 간 곳에서 잔인한 살인마를 만나는 얘기는 너무도 흔한 설정이다. 거기에 징징대면서 자기주장만 하는 금발머리 여자와 나름 전투능력을 갖춘 갈색 또는 검은 머리의 여자 캐릭터 역시 진부하다. 거기에 실종자가 생기는 이유를 알고 있으면서도 입을 다물고 있는 캐릭터 역시 빠지지 않는다. 그 사람이 비밀을 말하려는 순간에 살해당하는 것 역시 기본이다.

 

 

  그렇다. 이 영화는 지금까지 나왔던 다른 작품들과 그리 다를 바가 없는 흔하디흔한 청춘 슬래셔 물이다. 아이들은 놀러왔다고 마냥 좋아하다가 하나둘씩 살인마에게 잡혀서 고문 받고, 안 잡힌 아이들은 정신없이 도망 다니다가 전열을 재정비해서 잡힌 친구 구하겠다고 돌아와서 싸우다가 또 죽거나 잡히고, 고문당하고 그러다 반격하고.

 

 

  영화를 보면서 한숨이 절로 나왔다. 도대체 이상한 일이 있으면 한국은 119, 미국은 911에 신고하라고 배우지 않나? 아니면 위험한 장소에서는 멀찌감치 벗어나야 한다는 것도 모르는 걸까? 미국이건 어디건, 대학을 다닌다고 해서 지혜로울 거라는 건 편견에 불과했다. 게다가 폐광의 그 더러운 먼지가 자욱한 바닥에서 섹스를 하고 싶을까? 그것도 친구의 애인이랑? 그거 며칠 좀 참으면 생식기에 가시가 돋거나 거미줄이 생기나? 아니면 ‘난 적어도 하루에 한 번 섹스를 하지 않으면 죽는 희귀병에 걸렸어.’ 이런 건가? 그래서 싸우고 뿔뿔이 흩어져서 하나씩 공격을 받게 된 것이다. 그런데 아이들이 흩어지게 된 이유를 꼭 그런 걸로 해야 했을까? 너무 흔하잖아. 다른 참신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낼 마음도 없었던 거야? 이왕 보여줄 거면 제대로 화끈하게 보여주던가!

 

  살인범의 정체는 두 노파의 입에서 너무도 쉽게 밝혀진다. 예전에 광산 위에 있던 정신병원에 있던 살인마들이 숨어있다는 얘기였다. 이해하기 어렵다. 실종자를 찾는 전단지는 주유소 벽에 잔뜩 붙여놓고, 정작 왜 그들이 사라지는가에 대해서는 비밀로 하고 있었을까? 그러면서 애들이 말해달라니까 술술 얘기한다. 설마 ‘아무도 물어보지 않아서 안 말했어.’ 이런 건가? 남의 일에 관여하기 싫다는 생각은 알겠는데, 적어도 범죄자가 숨어있으면 익명으로라도 신고는 해야 하지 않나? 이건 뭐 그냥 자기들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물건만 팔면 되지, 죽건 말건 신경 쓰지 않겠다는 말이다. 그리고 살인자들이 그렇게 많이 숨어있는데, 그걸 까맣게 모른 정부도 좀 한심했고. 사람들이 그렇게 사라지고 그러면, 수색을 해봐야 하는 거 아닌가? 우연히 들른 아이들도 찾은 증거물을 아무도 몰랐다? 이해할 수가 없다.

 

 

  애인님은 미국이 워낙에 땅이 넓어서 그런 거라는데, 흐음. 그래서 외딴 시골마을이나 산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를 다룬 영화가 많은 걸까? 공권력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서 벌어지는 야만이라는 건가? 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는 말은, 미국에서는 통하지 않는 말인가 보다. 법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는 살인마들이 우글대고 있으니까.

 

 

  그런데 다른 건 다 그러려니 해도, 진짜 이해가 안가는 게 있다. 포스터에 나오는 애들은 일곱 명인데, 왜 영화에는 다섯만 나오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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