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Cell, 2016

  감독 - 토드 윌리엄스

  출연 - 사무엘 L. 잭슨, 존 쿠색, 이사벨 펄먼, 스테이시 키치

 

 



 

 

 

  이 영화를 보기 전에 아주 많이 고민을 했었다. 원작이 ‘스티븐 킹’이잖아, 당연히 봐야지. 하지만 킹 소설을 원작으로 해서 만든 영화치고 느낌을 잘 살린 적이 없었잖아? 실망만 했었지, ‘오오, 멋지다!’라는 생각이 든 적이 있었어? ‘오펀 천사의 비밀 Orphan, 2009’에 나왔던 꼬마가 나온다잖아, 괜찮을 거야. 아니야, 배우 목록을 봐. 주연이 ‘존 쿠삭’이잖아. 아, 이런……. 그럼 감독을 검색해보자. 뭘 만들었을까? 음, ‘파라노말 액티비티’ 2편? 아, 음……. 하지만 킹느님인데……. 그래, 결심했어! 보고 욕하자! 그래서 보았다.

 

 

  ‘존 쿠삭’은 공항에서 아내와 아들에게 전화를 걸고 있었다. 그런데 사람들이 갑자기 입에 거품을 물며 발작을 일으키더니, 폭력적으로 변하여 다른 이들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존 쿠삭은 휴대 전화를 사용하던 사람들이 이상하게 변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공항은 죽고 죽이고 도망가고 쫓아가는 사람들로 아수라장이 되어버린다. 존 쿠삭은 우연히 만난 ‘사무엘 잭슨’과 자신의 아파트로 가게 되는데, 그 와중에 본 도시는 이미 변해버린 사람들로 가득했다. 아파트에서 두 사람은 변해버린 엄마를 죽이고 패닉에 빠진 ‘이사벨 펄먼’을 만난다. 존 쿠삭은 아들을 찾으러가기로 하고, 다른 두 사람도 동행하기로 하는데…….

 

  영화를 보면서 역시 스티븐 킹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그가 쓴 ‘맥주를 마시고 이상하게 변한 인물’에 대한 단편을 읽은 적이 있었다. 이후 한동안 맥주에 대한 공포를 느껴 마시질 못했었는데, 이번에는 잘 때도 손에 들고 있는 휴대전화에 대한 악몽을 보여주고 있었다. 설마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게 킹느님의 목적일까?

 

  영화는 새로운 형태의 좀비를 보여주었다. 마치 어떤 존재에게 조종을 받는 것처럼 똑같이 행동하고 특정한 행동을 반복한다. 무리지어 돌아다니고, 의미를 알 수 없는 소리를 내뱉으며, 떼를 지어 잠을 자기도 한다. 그럴 때는 건드려도 모른다. 마치 배터리를 충전하는 거 같다. 어떻게 보면 영화 ‘우주의 침입자 Invasion Of The Body Snatchers, 1978’에 나오는 ‘꼬투리’와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다만 그 작품에서 나오는 사람들은 자기들이 뒤집어쓴 인간의 흉내를 내지만, 여기서는 그런 행동은 보이지 않는다. 그냥 다 똑같은 행동을 할 뿐이다. 사람을 보면 공격을 하기에 좀비라고 말하지만, ‘조지 로메로’가 만든 좀비와는 좀 차이가 있다. 변질되고 세뇌 당했다고 보면 더 어울릴까?

 

  하지만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존 쿠삭이 나오는 작품답게, 영화는 갈수록 지지부진해져갔다. 초반에는 ‘오오~’하고 보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왜 들어있는지 모를 암시와 해결되지 않은 복선 그리고 모호함으로 가득한 화면을 보면서 ‘영화가 쓸데없이 길다…….’라든지 ‘왜 킹느님의 작품을 이딴 식으로 만든 거야!’라는 생각만 들었다.

 

 

  특히 운동장에 떼로 모여 자는 좀비들을 차로 깔아뭉개고 석유를 뿌려 죽이는 부분이 있다. 거기서 살아남은 자들은 죽어가는 좀비들의 분노와 원망 같은 감정을 느끼는데, 그게 그냥 대사로만 처리되어 아쉬웠다. 그걸 좀 더 잘 처리했으면, 왜 살아남은 자들의 꿈에 똑같은 인물이 등장하는지 이해하기 쉬웠을 것이다. 그리고 어떻게 좀비들이 존 쿠삭에 대해 알았는지, 왜 그를 목표로 했는지 더 명확했을 것이다.

 

 

  궁금한 게 있으면 책을 읽어보라는 의도일까? 그래, 책을 읽어봐야겠다.

 

 

  하아, 킹느님 소설의 재미를 100% 살릴 수 있는 감독과 각본가는 아직 세상에 존재하지 않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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