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Amityville II: The Possession, 1982
감독 - 다미아노 다미아니
출연 - 버트 영, 제임스 올슨, 루타냐 알다, 앤드류 프린
아미티빌 저택에 새로운 가족이 이사 온다. 공교롭게도 네 명의 자녀가 있는 집안이었다. 몇 달 있으면 성인이 되는 반항아 큰 아들 서니, 오빠와 동생들을 잘 돌보는 큰 딸 패트리샤, 그리고 개구쟁이 두 꼬마까지. 하지만 행복할 것 같았던 새 집에서의 생활은 첫 날부터 그리 좋지 않았다. 수도에서는 피처럼 붉은 물이 나오고, 저녁 식사 때 기도를 드리자 거울이 떨어지며, 누군가 밤에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게다가 노래를 듣던 서니의 헤드폰에서는 이상한 목소리가 들리고, 아빠는 툭하면 화를 내며 아이들에게 폭력을 휘두른다. 그런 팽팽한 긴장 속에서, 서니가 뭐에 홀린 듯이 가족에게 행패를 부리는 아빠에게 총을 겨누는 일까지 발생한다. 결국 엄마가 신부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효과가 없었다. 급기야 서니는 여동생에게 해서는 안 되는 짓까지 저지르는데…….
음, 이 영화는 뭔가 이상한 부분이 많았다. 우선영화 내의 시간대가 애매했다. 1편에서 이어진다면 이미 두 번이나 사건이 있었던 집이라는 얘긴데, 여기서는 아무도 그 말을 하지 않는다. 마치 그런 일은 없었던 것처럼. 그 사건이 잊힐 정도로 오랜 시간이 흐른 것 같지는 않고, 마을 사람들이 싹 바뀐 것도 아닐 테고. 그러면 뭘까? 설마 첫 번째 사건을 극화한 것일까? 하지만 지하실에 막아놓은 벽이라든지 못으로 막아놓은 창을 보면, 뭔가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다.
그 다음으로 이상한 점은 패트리샤에 대한 엄마의 태도였다. 오빠에게 강간당한 것은 이 아이인데, 엄마는 도리어 오빠에게 무슨 짓을 했냐고 얘를 추궁한다. 아니 왜? 첫 번째 이야기처럼 재혼 가정이 아니라, 다 친아들 친딸인 것 같은데 어째서 딸에게만 추궁을? 막말로 가출하고 방탕하게 놀던 아들과 집에서 모범생으로 말 잘 듣고 착한 딸이 있으면, 아들이 딸에게 뭔 짓을 하지 않았나 의심하는 게 정상 아닌가? 왜 그런 딸이 아들에게 무슨 짓을 했다고 생각하는 걸까? 아들, 그것도 맏아들에게만 맹목적인 애정을 주는 그런 엄마라고 봐야 할까? 그 부분이 좀 이상하고 마음에 들지 않았다.
영화는 1편과 달리, 가족을 살해한 범인을 구원하려는 신부의 노력이 들어있다. 그 집에 가끔 들러 축복 기도를 해주던 신부는 자신이 어찌할 수 없는 불길하고 거대한 힘을 느낀다. 그 때문에 두려움을 느껴 패트리샤의 전화를 외면하는데, 사건이 일어난 후 이에 책임감을 느낀 것이다. 그래서 후반 30분 정도는 가족 살해범의 영혼을 구원하려는 신부의 여러 가지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그 장면들은 어쩐지 영화 ‘엑소시스트 The Exorcist. 1973’를 연상시키면서, 따라쟁이라는 느낌을 주었다.
악령에 빙의되었을 때의 분장이 좀 웃기긴 하지만, 영화는 나름 진지했다. 하지만 음…….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엑소시스트 분위기를 내려다가 실패한 인상이 들었다. 아직까지 이 시리즈는 리메이크 작이 제일 괜찮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