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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Steve Hanks - Echoes (에코스)(지역코드1)(한글무자막)(DVD)
Various Artists / Starz / Anchor Bay / 2015년 4월
평점 :
원제 - Echoes, 2014
감독 - 닐스 팀
출연 - 케이트 프렌치, 스티븐 브랜드, 스티브 행크스, 캐롤 휘트니 스미스
시나리오 작가인 ‘애나’는 계속되는 불면증과 악몽 때문에 잠을 잘 수가 없다. 그것이 계속 수정 요구를 하는 편집자이자 애인인 ‘폴’때문인지, 아니면 마음먹은 대로 써지지 않는 원고 때문인지는 알 수가 없다. 그런 그녀에게 폴은 외딴 곳에 있는 자신의 별장에서 머무르며 잠시 쉬자는 제안을 한다. 사람이라곤 거의 보이지 않는 사막 지대에 지은, 삼면이 통유리로 되어 밖이 훤히 보이는 집에서 두 사람은 달콤한 시간을 보내기로 한다. 하지만 폴이 급한 일이 있어 도시로 가게 되고, 애나는 혼자 남게 된다. 그리고 기이한 일들이 벌어지는데…….
밖이 훤히 보인다는 얘기는 밖에서도 안을 볼 수가 있다는 말과 비슷할 것이다. 카메라가 밖에서 집을 비출 때 안의 모습이 보였으니, 겉보기에는 예쁘지만 사생활이라고는 전혀 보장받지 못하는 집이었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집을 지었을까? 지나가는 사람도 거의 없는 사막지대라서 그런 걸까? 하긴 침대에 누워서 바깥을 바라보며 게으름을 부리는 재미가 있겠지만, 글쎄? 어쩐지 내 취향의 집은 아니다. 그런 집에서 자면, 없던 두려움과 불안감이 생길 것 같다. 사람 하나 지나가지 않고 늑대 울음소리만 들려도 그건 그것대로 무섭고, 사람이 지나가도 그건 또 그것대로 문제다.
누구의 작품인지 기억은 안 나지만, 혼자서 겨울 산장에 남게 된 사람이 결국 미쳐버리고 마는 단편이 있었다. 밖에서 부는 바람 소리와 동물의 울음소리에 자신의 상상력이 덧붙여지면서 결국 그는 긴 겨울 내내 끔찍한 환상 속에서 살아야만 했다. 그리고 미쳐버렸다. 이 영화의 애나 역시 그런 상황이었다. 그녀는 평소에도 악몽을 자주 꾸고 가위에 잘 눌리는 편이었다. 이러니 이상한 일이 안 생기면 그게 더 이상할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그녀가 헛것을 봤다고 말하지만, 애나는 자신이 본 것을 믿었다. 귀신이 이끄는 대로 조사를 하던 그녀는 마침내 집에 얽힌 비극적인 사건에 대해 알게 된다.
이야기의 설정이나 배경은 흥미로웠다.
하지만 진행은 흥미롭다고 할 수 없었다. 너무 지루해서 중간에 왜 내가 이걸 보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흐름을 너무 느긋하게 잡은 것 같다. 조금만 더 속도를 내도 좋았을 텐데.
영화를 보면서 사람 사이의 일이란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전까지는 죽고 못 사는 사이였지만, 신뢰가 무너지는 건 순식간이었다. 또한 평생 사랑할 것처럼 보였지만, 마음이 멀어지기 시작하면 상대가 부담스럽고 급기야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바라게 된다. 집착이나 증오, 급기야 살의까지 생기고 말이다. 누군가를 사랑했다가 마음이 식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상대에게 집착하거나 협박하고 죽이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영화는 그런 사람들을 보여주면서, 결국 증오만 남은 사랑의 결말을 말하고 있었다.
그래서 호러적인 부분이 약했던 건가……. 이래저래 아쉬운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