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
나카시마 데츠야 감독, 마츠 다카코 출연 / 이오스엔터 / 201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영제 - 告白, Confessions, 2010

  감독 - 나카시마 테츠야

  출연 - 마츠 다카코, 니시 유키토, 후지와라 카오루, 오카다 마사키

 

 

 

 

 



 

  방학을 앞둔 종업식 날, 아이들은 담임인 ‘유코’의 말은 듣지 않고 저마다 자기 할 일 하기에 바쁘다. 그런데 매번 그랬던 것처럼 공지사항을 무표정한 얼굴로 읊던 유코가 갑자기 충격적인 발언을 한다. 학교를 그만 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자신의 남편이 에이즈에 걸렸다는 비밀을 털어놓고, 몇 달 전에 학교에서 죽은 자신의 딸 '마나미‘는 사실 사고사가 아니라 이 반의 학생 둘에게 살해당했다는 놀라운 얘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남편의 피를 그 두 명의 학생이 먹은 우유에 넣었다는 폭탄선언을 한다. 학생들은 패닉에 빠지고 범인으로 지목된 두 소년은 공포에 질린다. 유코는 그 말만을 남기고 학교를 떠난다.

 

 

  그 모든 것을 자기들만의 비밀로 간직하기로 한 반 학생들. 하지만 그 날 이후, 아이들의 생활은 완전히 바뀌었다. 소년 중의 한 명인 ‘나오키’는 등교거부를 하고, 자신이 에이즈에 걸렸을 거라는 불안감에 일상생활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에 이른다. 그리고 나머지 한 명인 ‘수야’는 학교에서 다른 반 아이들의 괴롭힘을 받게 된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유코의 복수는 치밀하고 집요하게 두 소년을 파멸의 길로 이끈다.

 

 

  ‘촉법소년(觸法少年)’이라는 용어가 있다. ‘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10세 이상 만 14세 미만인 소년’으로 형사사건을 일으켜도 법적 책임을 물 수 없는 나이대의 미성년자를 일컫는 말이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에 해당하는 나이다.

 

 

  유코는 두 소년이 소년법 때문에 처벌을 받지 않고, 자기들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깨닫지도 못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그들의 우유에 에이즈에 걸린 남편의 피를 주입하고, 그 사실을 반 전체에 알린다.

 

  방학이 지난 후, 그 반은 변함없이 화기애애하고 웃음이 넘치며 아이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지낸다. 하지만 그건 겉으로만 보이는 평화였다. 아이들 사이에 흐르는 긴장감은 너무도 팽팽해서, 보는 내내 아슬아슬하고 조마조마했다. 수업 시간에 환하게 웃으면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데, 그것은 마치 아이들이 보내는 SOS 신호 같았다. 아니, 절규였다. 그들에게 학교는, 교실은 지옥이었다. 벗어나고 싶지만 그 이유를 다른 사람에게 말 할 수는 없다. 그들만의 비밀은 지켜야하니까. 아이들이 슈야를 괴롭히는 것에 과할정도로 몰입한 것은, 어쩌면 그런 짓을 하면 지옥에서 나갈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 아닐까?

 

 

  요즘 사람들은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정보량을 얻는다. 아마 선조들보다 아는 것은 훨씬 많을 것이다. 그 때문에 중학교 2학년이라고 해도, 영악함이나 잔머리는 어른들 못지않은 아이들도 간혹 있을 수 있다. 그 때문에 이 규정은 심심찮게 여러 작품에서 소재가 되었다. 어른을 능가하는 어린아이가 온갖 범죄를 저지르고 다니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그러면 그런 일들은 작가의 상상력이 빚어낸, 작품 속에서만 일어나는 일일까? 그건 아니다. 리뷰를 쓰려고 어린이가 저지른 범죄를 검색해보니, 하아……. 영화에서 마나미에게 일어났던 일은 약과였다.

 

  우리나라도 중고등학생들이 일으킨 강력사건이 종종 뉴스에 등장한다. 얼마 전에도 있었다. ‘그게 그렇게 큰 죄인 줄 몰랐어요.’ 경찰에 잡힌 그들이 한 말이다. 모를 수밖에 없다. 어른들도 술을 먹었다거나 효자였다거나 앞날이 창창한 대학생이라거나 먹여 살릴 처자식이 있으면 감형이 되니까. 사람을 집행유예를 받고 미성년자를 임신시켜도 무죄 판결이 내려지는 세상에서 사람의 생명은 그리 중요한 게 아닌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유코의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너무 과한 것이 아닐까하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난 좋았다.

 

 

  무엇이 중하냐고? 그건 생명이다.

 

  그건 영어 단어를 잘 외우고, 수학 문제를 빨리 푼다고 배울 수 있는 건 아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