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Pride and Prejudice and Zombies, 2016

  감독 - 버 스티어스

  출연 - 릴리 제임스, 샘 라일리, 잭 휴스턴, 더글라스 부스

 

 

 

 

 

  19세기 영국은 세계 각국과 교역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이상한 화물이 섞여 들어오면서, 좀비가 퍼지게 되었다. 결국 인간은 런던을 중심으로 성벽을 쌓고, 좀비들은 그 바깥에서 호시탐탐 성 안으로 들어오길 노리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엘리자베스’를 비롯한 ‘베넷’ 가의 다섯 자매는 그 와중에 생존을 우선시하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중국 소림사에 가서 무술을 배워왔다. 그들은 마을을 습격하는 좀비들을 무찌르는 수호대 역할을 하지만, 어머니는 어떻게든 딸들을 좋은 집에 시집보내려고 안달이다. 마침 그 마을에 명문가에 부유한 독신남인 ‘빙리’와 ‘다아시’가 온다는 소식이 퍼진다. 베넷 여사는 큰 딸 ‘제인’과 '빙리'를 어떻게든 엮어보려고 애쓰는데…….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지만, 이 영화는 제인 오스틴의 소설 ‘오만과 편견 Pride and Prejudice, 1813’을 기본으로 한 세스 그레이엄 스미스의 소설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 Pride and Prejudice and Zombies, 2009’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제인 오스틴의 오리지널 소설을 좋아해서 영화와 드라마도 챙겨보고, 세스 그레이엄의 소설도 재미있게 읽었기에, 이 작품에 대한 기대라 무척 컸다. 내가 좋아하는 소설에, 역시 내가 좋아하는 좀비까지! 이건 마치 햄버거를 먹는데 패티가 돈까스로 되어 있거나, 치킨을 양념과 후라이드 반반무많이로 먹는 기분일 것 같았다.

 

 

  하지만…….

 

 

  그래, 원작이 워낙에 많은 사건과 많은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그걸 다 담으려면 무리일 거라고 이해한다. 거의 모든 대사와 장면을 다 담은 드라마가 6부작인 이유가 있었다. 거기다 좀비라는 새로운 설정까지 넣었으니, 더 이야기가 복잡해지고 다뤄야할 내용이 많아질 게 당연했다. 그러니 원작에서 많은 요소가 빠지고 내용이나 인물의 성격이 바뀌고 생략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래,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하지만!! 이 영화는 너무 많은 것을 빼버렸다.

 

 

  다아시가 엘리자베스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장면이 있다. 소설에서 제일 달달하고 인상적인 부분이었다. 엄청난 고집쟁이에다가 오만불손했던 다아시가 자신을 내려놓고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는 장면이었다. 그 전부터 두 사람이 서로에게 관심을 가진 눈치가 있어서, 읽으면서 안타깝고 두근거렸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그 중간에 있었던 일들이 싹 빠지는 바람에, 완전 뜬금없는 고백이 되어버렸다. 엘리자베스가 화를 내고 공격을 하는 게 당연했다. 이건 신종 미친놈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런데 방어를 하면서 왜 자꾸 옷을 벗기니, 이 변태 다아시야!

 

 

  위컴은 최고 악당으로 등극했고, 베넷 자매의 사촌인 콜린스 목사는 소설에서는 완전 찌질이였는데, 여기서는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사람이 되어버렸다. 빙리는 소설과 별로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더 빙신같다고 할까? 그리고 다아시는 제발 가래 좀 뱉고 대사했으면 좋겠다. 저음을 내라는 거지, 가래 끓는 소리를 내라는 건 아닐 텐데. 다섯 자매가 좀비들과 싸우는 장면은 멋졌지만, 예상보다는 좀 그저 그랬다. 예고를 보고 너무 기대치를 높였었나보다.

 

 

  로맨스물로 보기에는 밀당이나 달달함이 좀 부족했고, 좀비물로 보기에는 액션이 모자랐다.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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