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JeruZalem, 2015

  감독 - 요아브 파즈, 도론 파즈

  출연 - 야엘 그롭글라스, 욘 토마킨

 

 

 



 

 

  영화는 지옥문이 사막, 바다 속 그리고 예루살렘에 있다는 성경 구절로 시작한다. 그리고 기록 필름 비슷한 것을 보여주는데, 거기에는 놀랍게도 한 여인에 대한 구마의식이 들어있었다. 죽은 지 사흘 만에 되살아났다는 그녀는 무척 공격적이었고, 급기야 몸에서는 찢어진 검은 날개가 돋아난다.

 

 

  그리고 여행을 준비하는 두 미국인 소녀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아빠에게서 받은 스마트 안경을 쓰고 좋아하는 주인공인 ‘사라’와 절친인 ‘레이첼’. 둘은 텔아비브로 가는 비행기에서 ‘케빈’이라는 고고학자를 만난다. 거기서 두 친구는 그를 따라 예루살렘으로 목적지를 변경한다. 사실 레이첼은 별로 내키지 않았지만, 케빈에게 호감을 느낀 사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동의한다. 그곳에서 둘은 처음 접하는 세계를 즐기려고 하지만, 이상한 일이 계속해서 일어난다. ‘속죄일’이 끝나기 전에 떠나라는 이상한 남자와, 예루살렘 곳곳에서 일어나는 의문의 살인사건, 급기야 케빈이 격리되는 일까지 벌어진다. 결국 둘은 텔아비브로 떠나기로 하는데, 폭격과 함께 외부로 통하는 문이 닫히기 시작한다. 게다가 케빈을 데리러 격리구역으로 들어간 둘 앞에 이상하게 변해버린 사람들이 나타나는데…….

 

 

  영화는 사라의 시점으로 진행되었다. 그러니까 그녀의 스마트 안경이 보여주는 그대로 본다는 것이다. 그 안경은 참 신기했다. 그걸 끼고 있으면 마치 아이언맨이 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말만 하면 눈앞에 유튜브나 포털 검색 화면이 보이는 건 기본이고, 한 사람을 화면에 조준하면 그가 올린 SNS를 볼 수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안경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화면이 깨지거나 소리만 나오기도 했다. 그러니까 핸드헬드 기법의 영화라고 보면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런 류의 작품 중에서도 최신 버전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핸드헬드 기법의 영화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 ‘왜 도망가면서도 카메라를 버리지 못하는 걸까? 무겁지 않나?’였다. 억지로 영화를 만들기 위해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느낌이었다. 그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이 영화에서는 카메라가 아닌 안경을 선택했다. 안경을 벗으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니까, 계속 쓰고 다녀야 하는 건 당연한 사실. 그 발상은 괜찮았다.

 

  영화 제목은 ‘좀비와의 전쟁’이라고 하지만, 좀비라고 보기엔 좀 무리가 있어보였다. 죽었다 살아났으니 좀비라고 볼 수도 있지만, 우리가 흔히 아는 다른 영화에서의 좀비와는 달랐다. 기록 필름에 나왔던 여인처럼 검은 막 같은 찢어진 날개를 달고 있으며, 물리지 않고 그냥 전염되기도 했다. 그러니까 악령에 빙의되었다고 하면 더 어울릴까? 좀비와 악령 빙의, 전염이 적절하게 섞였다고 보면 될 것 같다. 문득 영화 ‘알이씨 [REC], 2007’이 떠올랐다. 거기서도 사람들이 좀비 같은 괴물로 변하지만, 거기에 악마에 대한 이야기를 집어넣었었다.

 

 

  문제는 여주인공이 무척이나 비호감이라는 점이었다. 단지 하루 이틀 만난 남자를 위해 친구는 물론이거니와 도와주려는 군인들까지 사지로 몰아넣었다. 한눈에 반해서 목적지도 변경하여 따라가고, 다 피신하는데 그 남자 구해야한다고 위험지역으로 뛰어 들어가고……. 아주 그냥 세기의 로맨스 나셨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자기들끼리 죽었지, 다른 사람을 끌어들이진 않았다. 그래서 보는 내내 짜증이 났다. ‘그 스마트 안경, 그렇게 쓰려면 차라리 날 줘!’라고 외치고 싶었다.

 

 

  어쩌면 2편이 나올까하는 생각을 해봤는데, 안 나올 거 같다. 헬 게이트가 열렸는데, 살아남은 인간이 있을 리가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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