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김곡, 김선, 백승빈, 민규동

  출연 - 임슬옹, 경수진, 박정민, 홍은희

 

 

 


 

 

  외국에는 공포영화 시리즈가 꽤 있다. 1편이 성공을 거두면, 비슷한 패턴이나 동일한 주인공을 내세워 이야기를 이어가는 것이다. 고전 명작인 ‘나이트메어’, ‘13일의 금요일’, ‘사탄의 인형’, ‘쏘우’ 그리고 요즘 대세인 ‘컨저링’ 시리즈까지 아주 많다. 편수가 많아질수록 전작의 명성을 망치는 시리즈도 있고, 아직까지 좋은 내용을 보여주는 시리즈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여고괴담’과 ‘무서운 이야기’ 시리즈가 있다. 각각의 특색을 가지고, 한국 공포 영화 시리즈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어떤 작품에서는 신인 배우들이 연기력을 뽐내는 기회의 장이 되기도 했다. 아! ‘전설의 고향’은 TV드라마니 제외한다. 영화도 만들어졌지만, 2편 소식이 없다. 예전 드라마로 방영한 것 중에서 평이 좋았던 걸 극장판으로 만들어도 좋을 텐데.

 

  어떻게 보면 이 작품은 이제 하나 남은 공포 영화 시리즈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여고괴담이 몇 년 동안 제작소식이 없으니 말이다. 1편과 2편에서 감독을 맡았던 김곡, 김선, 민규동 감독 외에 백승빈 감독이 새로 가세해 또 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과거를 배경으로 한 ‘여우골’,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의 고속도로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로드레이지’ 그리고 미래 이야기인 ‘기계령’. 그리고 먼 미래에서 이 모든 이야기를 해주는, 한 소녀가 나오는 ‘화성에서 온 소녀’까지 총 네 개의 단편이 수록되어있다. 소녀가 화성에서 기계 행성으로 온 이유는 바로 인간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그 때문인지 그녀가 얘기하는 세 가지 이야기는 ‘인간의 추악함’을 말하고 있다. 인간은 지구에 빌붙어 사는 기생충에 불과하고, 단지 욱하는 성질 때문에 서로 죽고 죽이며, 자기들 이외의 존재는 무가치하게 보는 이기적이라는 것을 부각하고 있다.

 

 

  각각의 작품들은 감독이 보여주는 독특한 화면과 색감 그리고 신선하고 특이한 소재로……는개뿔. 나만 낚일 수 없다는 생각으로 낚시를 해보려고 했는데, 하아……. 양심상 못하겠다. 만원이면 시장 통닭 한 마리에 콜라까지 먹을 수 있는데……. 어쩐지 상영 극장이 잘 안 보이더니만, 이유가 있었다.

 

 

  미래 시대라면서 80년대 영화인 ‘우뢰매’ 에서나 볼 법한 분장을 해놓고, 이야기는 흐름이 뚝뚝 끊기고 개연성은 찾아볼 수도 없었으며, 어디서 무서워해야하는지도 모를 전개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엉망이었다. 차라리 대놓고 ‘나 허술하고 엉망이에요.’라고 말하는 B급 영화라면 그걸 미덕으로 생각하고 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전혀 그런 분위기가 아니었다.

 

 

  얼마 전에 보고 온 ‘컨저링’과 너무 비교가 되면서, 화도 났다. 컨저링은 통신사 할인으로 공짜로 봤지만 ‘돈 내고 볼걸 그랬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고, 이 영화는 차라리 통닭을 사먹을 걸이라는 후회를 안겨줬다. 닭을 먹었으면 배가 부르면서, 고기를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행복감에 기분이 좋았을 텐데, 아쉽기만 하다. 순간의 선택이 이토록 엄청난 후회를 남기다니.

 

  그나마 이 영화에서 건질 만한 것은 ‘기계령’에서 인조인간 ‘둔코’ 역할을 맡은 아역배우 ‘이재인’이었다. 그녀의 표정 연기는 멋졌다.

 

 

  이제 우리나라의 공포 영화 시리즈는 하나도 남지 않을 것 같다. 이번 편을 보고 4편을 제작하겠다고 돈을 대는 제작사가 있을까? 경제도 어렵다는데……. 물론 인기 많은 아이돌을 주연으로 쓰면 팬들의 돈을 긁어낼 수는 있겠지만, 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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