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슨 오브 인터레스트 시즌 1 (6disc)
리처드 J. 루이스 외 감독, 타라지 P. 헨슨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원제 - Person Of Interest, 2011

  제작 - J.J. 에이브람스

  극본 - 조나단 놀란

  출연 - 제임스 카비젤, 마이클 에머슨, 타라지 P. 헨슨, 케빈 채프만

 

 

 




 

  떡밥의 제왕이라 불리는 제작자 겸 감독 ‘J.J. 에이브람스’와 형인 놀란 감독의 각본을 거의 맡은 ‘조나단 놀란’. 이 두 사람이 뭉쳤다는 것만으로도 화제가 된 드라마가 있었다. 두 사람의 특징을 살려서 떡밥을 무궁무진하게 던져놓고 꼼꼼하게 회수를 하면서 뒤통수를 치는 드라마일까? J.J. 에이브람스가 제작한 드라마들은 시작은 창대하고 갈수록 세계관이 어마어마해지지만 결말이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더러 있어서……. 하지만 조나단 놀란이 옆에서 꼼꼼하게 챙겨줘서 그런 일은 없을까? 우려 반 기대 반으로 드라마를 보았다.

 

  천재 프로그래머인 ‘해롤드 핀치’는 전국 곳곳에 설치된 CCTV와 여러 통신수단을 이용해 전 국민을 감시하고 분류하여 테러리스트나 범죄자를 찾아낼 수 있는 기계를 만들었다. 그런데 정부가 오직 반국가적인 인물을 찾는 것에만 집중하자, 이에 실망하여 정부가 필요 없는 정보라고 걸러낸 사건을 예방하기로 한다. 그는 전직 CIA요원인 ‘존 리스’를 고용하여, 위험도가 높다고 기계에서 알려준 사람을 구하는 일을 시작한다. 그들은 또한 정의감으로 똘똘 뭉친 형사 ‘카터’와 부패 경찰인 ‘푸스코’를 끌어들인다. 이들은 경찰 내부에 존재하는 부패 집단을 비롯해 범죄 조직에 맞선다. 하지만 CIA와 FBI를 비롯해 기계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그들을 노리는데…….

 

 

  드라마는 1편부터 ‘우와~’였다. 매 편마다 핀치와 리스의 과거를 보여주면서, 어떻게 해롤드가 기계를 만들었고 이후 그의 삶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그가 왜 사람들을 돕기로 했는지, 눈곱만큼씩의 힌트를 던져준다. 또한 리스가 왜 처음에 노숙자처럼 나오게 되었는지, CIA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역시 쥐꼬리보다 조금 알려준다. 아마 다음 시즌까지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대부분의 드라마들은 마지막 편을 궁금하게 만들어서 다음 시즌을 기다리게 하는데, 이 드라마는 모든 편에서 궁금증을 던져준다. 역시 제작자가 그 사람이라…….

 

 

  주요 캐릭터인 핀치와 리스, 조연 캐릭터인 카터와 푸스코, 이 네 사람은 다 상처가 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핀치는 기계를 만든 덕분에 친구와 연인을 잃고, 자신의 신분을 모두 버렸다. 외부에 그가 내미는 모든 이름은 거짓이었다. 리스는 조직에서 배신당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다. 그래서 세상을 외면하고 노숙자처럼 지내고 있었다. 카터는 혼자 아들을 키우고 있다. 그녀는 어떤 외부 압력에도 굴복하지 않고, 정의를 위해 경찰 일을 한다. 푸스코는 예전에는 뇌물을 받던 부패 경찰이었지만, 어린 아들을 위해 손을 씻기로 한다. 하지만 그의 과거는 그를 쉽게 놓아주지 않는다. 이렇게 남을 잘 믿지 못하고 배신당한 경험이 있는 네 사람이 모이기도 흔한 일은 아니다. 그러기에 더 똘똘 뭉치는 게 아닐까? 물론 중간에 서로 의심도 하고 비난도 하지만 말이다.

 

 

  컴퓨터와 기계에 대해 능통하지만 사람에 익숙하지 않은 핀치와 때에 따라서는 부드러운 남자가 되는 리스의 조합은 꽤나 적절하고 웃겼다. 6개월 된 아이를 보호해야하는 에피소드에서 쩔쩔매는 핀치의 모습은 진짜……. 그 사람이 그런 모습으로 웃음을 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그리고 낮은 저음이 이렇게 섹시하게 들릴 수 있다는 건 리스에게서 처음 느꼈다. 마치 옆에서 속삭이는 듯이, 어떨 때는 상당히 위협적으로도 들리고 또 어떨 때는 무척 다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사람이 열 받으면 아주 무시무시한 저승사자가 된다.

 

 

  상대방이 리스와 핀치를 안다는 사실을 모르고, 서로를 의심하는 카터와 푸스코가 은근히 벌이는 신경전도 개그 요소 중의 하나였다. 서로 맞은편에 앉아서 살피다가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리스나 핀치에게 전화를 거는데, 무척 웃겼다.

 

 

  저런 웃음을 주는 장면들이 있어서 드라마는 암울하지 않았다. 그러지 않으면, 한없이 우울하고 축 처지는 내용의 연속이었을 것이다. CCTV, 휴대 전화, 일반 전화, 컴퓨터에 달린 카메라를 이용해 전 국민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기계라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친구들과 나눈 문자나 대화 내용이 고스란히 정부의 데이터베이스에 쌓이는 것이다. 그리고 그걸 분류해서 중요한 인물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별해서 관리하는 시스템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그러니까 SNS나 길에서 정부 욕을 하고, 다 죽여 버리겠다는 식의 말을 여러 번 하면 위험인물로 찍힐 수도 있다는 얘기다. 으아, 진짜 싫다. 거기다 정부는 중요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분류되면 죽건 말건 상관하지도 않는다는 얘기도 되고.

 

 

  드라마의 설정일 뿐이지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화가 난다.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라지만, 요 몇 년 사이에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일을 생각해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난 리스나 핀치 같은 친구가 없으니, 알아서 잘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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