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The Conjuring 2, 2016

  감독 - 제임스 완

  출연 - 베라 파미가, 패트릭 윌슨, 매디슨 울프, 프란시스 오코너

 

 

 

 

 

 

  영화에 대한 감상을 얘기하기 전에, 이건 짚고 넘어가야겠다. 이 영화에 대한 정보를 국내 포털에서 검색하면, 위에 적은 ‘매디슨 울프’라는 배우는 이름이 아래쪽에 적혀있다. 하지만 imdb에서는 워렌 부부 역할을 맡은 ‘베라 파미가’와 ‘패트릭 윌슨’에 이어 세 번째로 적혀있다. 그 말은 그 배우가 영화에서 주연급이라는 뜻이다. 영화를 다 보고나면, 악령에 고통 받는 ‘자넷’을 연기한 어린 배우의 연기에 감탄하게 된다. 워렌 부부가 아니라, 그녀가 주연이라는 인상을 줄 정도였다. 그 배우가 바로 매디슨 울프이다. 포털이 빨리 배우 정보를 고쳤으면 좋겠다. 설마 아역이라고 무시한 건 아니겠지?

 

 

  영국 엔필드에 엄마 ‘페기’와 어린 네 자녀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밤부터, 둘째딸인 ‘자넷’에게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 악몽을 꾸기도 하고, 이층에 있는 자신의 침대에서 일층 거실로 옮겨지기도 한다. 처음에는 몽유병이라 생각했지만, 증상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위협적으로 변한다. 언론과 인터뷰를 한 이후 이 가족과 집은 유명해지고, 마침내 교회에서는 워렌 부부에게 진상 조사를 부탁하는데…….

 

 

  아, 영화를 보다가 나도 모르게 ‘멋지다!’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1편보다 몇 배 훨씬 더 좋았다. 앞으로 뭔가가 나올 순서라는 걸 알고 또 뭐가 나올지도 알고 있다면, 영화는 시시하게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달랐다. 뭔가 나올 분위기이고 어떤 것이 나올 것이라 예측 가능하지만, 전혀 식상하지 않았다. 나올 타이밍을 반 박자 잠깐 쉰다거나, 그 뭔가의 등장을 느릿하게 연출해서 두근거림을 극대화시키는 지점까지 이끌어갔다.

 

  이건 마치 롤러코스터를 탈 때 천천히 올라가면서 ‘이제 내려가겠군.’, ‘엄청 빨리 내려가겠지?’, ‘아, 하늘은 왜 이리 맑은 거야?’ 또는 ‘내 안경 떨어지지 않게 잘 잡아야지.’ 내지는 ‘그동안 저지른 죄를 용서해주옵시고…….’ 같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앞으로 다가올 속도를 즐길 준비를 하는 것과 비슷했다. 올라가면 내려가는 건 당연한 일이니까. 그런데 헐? 롤러코스터 코스가 좀 바뀌었다! 전에는 두 번 회전을 했다면, 이번에는 살짝 비틀면서 두 번 반을 돈 것이다. 으악! 난 아직 거기까지는 마음의 준비를 못했는데!

 

  이 영화는 그런 느낌이었다. 예상은 했지만, 이런 식으로 나올 줄을 몰랐어! 그래서 놀랐잖아! 아잉, 좋아!

 

 

  아쉬운 점은 결말이 너무 쉬웠다는 것이다. 아니 왜 그렇게 정교한 함정을 팔 줄 아는 존재가 저리도 쉽게 무너지는 건지……. 그러다 문득 이건 어쩌면 균형을 맞추기 위한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계로 넘어오는 악령들은 대개 평범한 인간보다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기 마련이다. 엄청난 괴력에 공간이동은 기본이고 꿈과 현실을 넘나드는 능력까지. 그러니 그들이 자꾸만 넘어오면 인간계가 아니라 악령계로 바뀌는 건 시간문제일 것이다. 그래서 이 모든 것을 조절하는 누군가가 계약서를 쓰게 한 게 아닐까? 균형을 맞추기 위해, 악령들에게 ‘인간계로 넘어가는 대신, 치명적인 약점 하나 갖기’ 같은 계약에 서명하도록 말이다. 그러지 않고서야, 이리도 허무한 결말은 있을 수가 없다.

 

 

  그래도 간만에 ‘제임스 완’이라는 이름이 붙은 영화중에서 마음에 드는 작품이었다. 그가 기획만 한 것과 연출까지 맡은 건 확실히 달랐다.

 

 

  그나저나 여기 나오는 수녀님 악령은 어쩐지 마릴린 맨슨을 연상시켰다. 그리고 마릴린 맨슨은……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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