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The Boy, 2016

  감독 - 윌리엄 브렌트 벨

  출연 - 로렌 코핸, 루퍼트 에반스, 제임스 러셀, 짐 노튼

 

 





 

  포스터를 보면 소년의 얼굴을 한 인형이 떡하니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죽은 아들, 살아있는 인형’ 이라든지 ‘착한 아이가 될게요.’라는 문장이 적혀있다. 흐음, 이러면 머릿속에서는 이런저런 영화들이 떠오른다. 인형이 나와서 사람을 죽이고 다니는 게 뭐가 있더라, 우선 ‘사탄의 인형 Child's Play, 1988’이 있고 ‘데드 사일런스 Dead Silence, 2007’에 ‘애나벨 Annabelle, 2014’까지 생각난다. 그러고 보니 저 작품들 다 초자연적인 존재가 인형 몸속에 들어가 사건을 일으키는 내용이다. 그러면 이 영화 역시 그런 류인가? 대놓고 죽은 아들 어쩌고 하는 걸 보니, 설마?

 

 

  ‘그레타’는 외딴 마을의 대저택에 유모로 일하게 된다. 그런데 노부부가 아들이라며 소개한 것은 다름 아닌 커다란 소년 인형이었다. 처음에는 장난이라 여겼으나, 부부는 인형을 ‘브람스’라고 부르며 마치 살아있는 아이를 대하는 것처럼 대한다. 그들은 10가지 규칙을 그레타에게 알려주며 여행을 떠나고, 커다란 저택에는 그녀와 인형만이 남게 된다. 그녀가 만날 수 있는 사람은 마을에서 식료품을 배달하는 ‘말콤’ 뿐. 그리고 그때부터 그녀 주위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 그레타는 자신 말고 누군가 또 있는 게 아닐까 의문이 들고, 자기도 모르게 인형을 진짜 아이처럼 대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가 도망치다시피 벗어났던 폭력적인 전 남자친구가 찾아오는데…….

 

 

  영화는 이런저런 분위기를 흘리면서, ‘이렇게 생각해봐.’, ‘후훗, 지금 이 장면으로 아까 생각한 게 어긋났지?’, ‘자, 다시 한 번 생각해봐.’ 라고 계속해서 도전을 해온다. 처음에는 노부부가 정신병자가 아닐까하는 추측을 하게 하더니, 말콤을 의심하게 하고, 귀신들린 인형이 아닐까하는 예상을 하게 한다. 이럴 것이라 생각할 힌트를 주더니 그걸 부정하고 다른 방향으로 이끈다. 그러다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갈 여지를 준다.

 

 

  추리 작가 엘러리 퀸의 ‘국명 시리즈’를 읽어보면, 범인이 밝혀지기 전에 독자에게 도전하는 페이지를 넣는다. 지금까지 힌트를 다 줬으니, 다음 장을 넘기기 전에 생각해보라는 의미다. 이 영화를 보면서 마치 관객에게 도전장을 내민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많은 힌트와 복선과 암시 등등을 다 갈아 넣었으니, 한번 맞춰봐라! 이런 분위기?

 

 

  하지만 아쉽게도 결말 부분은 좀 아쉬웠다. 그 전까지 차곡차곡 카드 탑을 잘 쌓다가 맨 꼭대기 부분을 올리면서 손을 떤 것 같았다. 거기서 삐끗하면 탑이 무너지기 마련이다. 차라리 아니, 그건 말하면 안 될 것 같다. 엄청난 스포일러가 될 테니까. 하여간 밝혀진 사건의 진상은 좀 시시했다. 물론 그게 제일 무난하고 적절한 해결 방법이긴 했겠지만.

 

 

  어제 리뷰를 올린 ‘클로버필드 10번지 10 Cloverfield Lane, 2016’도 그렇고, 이번 영화도 남자친구에게서 벗어나려는 여자가 주인공이었다. 한시라도 빨리 도망치려다가 더 큰 위험에 처했다고도 볼 수 있는데, 흐음. 그러니까 제대로 조사를 해보고 철저한 준비를 한 다음에 헤어지라는 것인지, 아니면 맞아도 그냥 참고 사는 게 좋은 거라고 얘기하는 건지 모르겠다. 아마 전자를 얘기하는 거겠지? 그럴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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