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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째 아들
세르게이 보드로프 감독, 줄리안 무어 외 출연 / 유니버설픽쳐스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원제 - Seventh Son, 2014
감독 - 세르게이 보드로프
출연 - 제프 브리지스, 벤 반스, 줄리안 무어, 킷 해링턴
리뷰를 시작하기 전에 궁금한 게 있다. 이 영화의 제목이 ‘7번째 아들’이라고 적혀있는데, 뭐라고 읽어야 할까? 칠 번째 아들? 일곱 번째 아들? 이 영화를 예스 24나 알라딘에서 ‘일곱 번째 아들’이라고 하면. 소설밖에 나오지 않는다. 반드시 ‘7번째 아들’이라고 해야 나온다. 흐음, 그러면 4번 타자를 네 번째 타자라고 읽어야 하는 건가?
오랜 시간 동안 마녀를 비롯한 어둠의 존재들과 맞서 싸우던 기사단이 있었다. 그곳은 특이하게도 일곱 번째 아들의 일곱 번째 아들만이 들어갈 수 있었다. 그들은 남다른 특별한 능력을 갖고 태어나기 때문이다. 주인공인 ‘톰’ 역시 일곱 번째 아들로 미래를 보는 능력을 갖고 있다. 유일하게 남은 기사단원인 ‘그레고리’는 마녀들의 여왕인 ‘멀킨’이 다시 나타날 것이라며, 톰을 찾아와 자신의 제자가 되라고 명한다. 그와 함께 마녀가 사는 산으로 향하던 톰은 또래로 보이는 아름다운 여인을 만나게 되는데…….
내용은 평범했다. 붉은 달이 뜨는 밤 악당은 풀파워로 돌아와 세상을 정복하려고 한다. 그것을 막을 수 있는 건 늙은 기사와 그의 신입 제자 뿐. 훈련이랍시고 심부름만 하던 제자는 우연히 한 여인을 만나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그 여자는 악당의 편이지만 착하다. 마녀는 무조건 죽이라는 스승과 사랑하는 여인 사이에서 제자는 방황한다. 하지만 언제나 해결책은 있는 법. 제자는 세계도 구하고 사랑도 지켜낸다.
일곱 번째 아들의 일곱 번째 아들이라니……. 영화의 배경이 된 시대는 무척이나 아이를 많이 낳는 문화가 있는 모양이다. 아들을 일곱이나 얻기 위해 딸을 얼마나 많이 낳았을까? 설마 마법이 있는 곳이니 골라서 낳을 수 있는 걸까? 톰의 엄마가 아들을 일곱이나 낳은 것치고는 무척이나 젊어 보이니, 골라 낳을 수 있다는 것에 한 표를 던지겠다.
영화의 내용은 그냥 그랬다. 다짜고짜 남의 집에 와서 ‘네 아들이 일곱 번째이니 내 제자로 데려가겠다!’라는 그레고리도 황당했지만, 또 그가 그런다고 알았다며 따라가는 톰도 웃겼다. 꿈에서 여러 번 보았다고 냉큼 따라가다니……. 한 번 지갑을 털려보고 새우 잡이 배에서 고생을 해봐야 세상 무서운 걸 알려나?
로미오와 줄리엣 설정에 주인공의 출생의 비밀 그리고 엄청난 주인공 버프까지, 이야기는 무척이나 익숙한 설정들로 차있었다. 그러면 다른 작품들과 다른 독특한 뭔가가 있어야 했는데, 아쉽게도 난 찾을 수가 없었다. 익숙하고 또 익숙한 흐름의 연속이었다.
다행히 좋았던 것은, CG로 만들어낸 괴물들이었다. 아, 요즘은 과학기술의 발달덕분에 다양하고 특이한 환상적인 생명체들을 만나볼 수 있어서 좋다. 게다가 마녀들의 변신 장면은 환상적이기까지 했다. 어쩌면 그리도 자연스러운지, ‘우왕!’ 소리가 절로 났다.
그거 빼고는 그냥 그런, 아쉬운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