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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맨
페이튼 리드 감독, 마이클 더글라스 외 출연 / 월트디즈니 / 2015년 12월
평점 :
품절
원제 - Ant-Man, 2015
감독 - 페이튼 리드
출연 - 폴 러드, 마이클 더글러스, 에반젤린 릴리, 코리 스톨
신체를 자유자재로 늘리고 줄일 수 있는 '핌 입자'를 개발한 '행크 핌' 박사. 하지만 ‘하워드 스타크’와의 불화로 은둔 생활에 들어간다. 그의 후계를 노리는 '대런 크로스'는 핌 입자를 자체적으로 만들어내려 하지만, 실험은 계속 실패로 돌아간다. 그의 목적은 '옐로우 자켓'이라는 것을 만들어 군대와 계약하는 것이다. 대런의 눈을 피해 몰래 후계자를 찾던 핌 박사는 뛰어난 도둑 기술을 갖고 있는 '스콧'을 점찍고 그에게 접근한다. 그리고 자신을 도와달라고 말하는데…….
'앤트맨'은 글자 그대로 변신하면 몸이 작아지는 캐릭터이다. 몸이 커지는 헐크와는 정반대의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그 어떤 곳이라도 작은 틈이 있으면 들어갈 수 있는 능력자이다. 아! 그래서 핌 박사가 도둑 출신으로 후계자를 고른 걸까? 아무래도 잠입이라든지 비밀 금고를 여는 등의 실전에 능할 테니까.
영화는 핌 박사의 손바닥 위에서 놀아나는 스콧의 고군분투기를 그린 초반과 앤트맨이 되기를 수락하고 훈련하는 중반, 그리고 악당과의 결전을 다룬 후반으로 나뉘어져있다.
스콧이 앤트맨이 되는 이유는, 그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감옥을 들락날락하고 양육비는커녕 제대로 된 직장도 없기 때문에, 전부인은 그가 딸과 만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게다가 전부인의 남자친구는 바로 형사! 하나밖에 없는 딸을 떳떳하게 만나기 위해서, 그는 히어로가 되어야만 했다. 입으로는 싫다고 하면서도 혹독한 훈련을 견디는 건, 여기서 도망치면 다시는 범죄의 길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겨우 잡은 마지막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다.
그와 맞서는 악당 대런은 스승인 핌 박사에게서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다가 결국 좌절한 사람이다. 그의 냉정한 태도에 대한 반감으로, 그를 능가하겠노라 노력한 사람이다.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건 그 어떤 것도 용납하지 않았기에, 위협적이 되어버렸다. 핌 박사가 스콧을 가르치는 것처럼 대런을 이끌어줬다면, 그가 그렇게까지 변하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원래 천성적으로 인성이 쓰레기였을 수도 있다.
스콧이 앤트맨으로 변신하여 겪는 사건사고들은 상당히 재미있었다. 청소기에 빨려 들어간다거나, 사람들의 구두에 밟히지 않기 위해 도망 다니고, 개미 등을 타고 날거나 쫓기는 장면들은 웃겼다. 나중에 훈련을 마치고 개미들을 이끌고 출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일본 만화 '후르츠 바스켓 フル-ツバスケット, 1998'이 떠올랐다. 그 만화에서 자신의 띠에 해당하는 동물을 다스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인물들이 나오는데, 스콧도 그런 거 같았다. 물론 개미 띠는 없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핌 박사가 어떤 기준으로 스콧을 선택했는지 알 수가 없었다. 단지 도둑질을 잘해서라고 하기엔, 그렇게 뛰어난 도둑 같지도 않다. 유능한 도둑이었다면 잡힐 리가 없잖아? 정의감이 넘치는 성격도 아닌 것 같고. 어떤 기준으로 골랐는지 궁금했다. 그 점만 해결되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