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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와 야수
크리스토프 강, 뱅상 카셀 외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15년 2월
평점 :
품절
원제 - Beauty and the Beast, 2014
감독 - 크리스토프 강스
출연 - 레아 세이두, 뱅상 카셀, 앙드레 뒤솔리에, 에두아르도 노리에가
여섯 명의 자녀를 둔 부유한 상인이 있었다. 하지만 그의 무역선이 바다에서 침몰했다는 소식과 함께 몰락하여 시골로 이사하게 된다. 그러던 중 화물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에 도시로 향하지만, 오히려 내몰리게 된다. 상인은 돌아오는 길에 외딴 산 속 깊은 곳에 있던 성을 발견하는데, 그곳에는 보물과 음식이 쌓여있었다. 아이들이 부탁한 것들을 챙기던 그는 막내딸 ‘벨’이 부탁한 선물을 떠올린 그는 성의 장미를 한 송이 꺾는다. 그러자 야수가 나타나 장미를 꺾은 대가로 목숨을 빼앗겠으니 죽기 전에 가족을 만나고 오라한다. 자신이 부탁한 선물 때문에 아버지가 죽을 위기에 처하자, 벨은 대신 성으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그녀는 사랑을 갈구하는 야수를 만나게 되는데…….
디즈니 애니메이션으로도 유명한 ‘미녀와 야수’를 프랑스 버전으로 만든 영화다. 하지만 원작소설을 프랑스 작가인 ‘마담 드 빌뇌브 Madame de Villeneuve’가 썼다고 하니, 프랑스 소설을 먼저 디즈니가 미국화 했다고 해야 할까?
이 작품은 벨과 야수의 만남뿐만 아니라, 왜 그가 야수가 되어야했는지도 같이 이야기해주고 있다. 중점이 되는 것은 벨과 야수의 관계이고, 사이사이에 누군가 벨에게 야수의 과거를 꿈을 통해 보여주는 것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결말 부분에 가서는 두 이야기가 하나로 합쳐지면서 마무리된다. 야수의 과거가 확실히 드러나기에, 왜 그가 그토록 사랑을 갈구하는지 잘 알 수 있다. 물론 그가 사랑을 구하는 방법은 막무가내식이긴 하다. 무조건 납치감금협박에 맛있는 음식과 좋은 옷을 준다고 해서 사랑이 싹트는 건 아닌데 말이다. 하지만 벨이 단순한 건지, 그 방법이 먹히긴 했다.
두 사람 사이에 긴장감과 계기를 만들어주기 위해 악당이 하나 등장한다. 벨의 오빠에게 돈을 빌려준 사채업자 비스무리한 사람이다. 우연히 야수의 성에 보물이 많다는 것을 알아채고, 부하들을 이끌고 쳐들어간다. 그와의 대결에 야수가 부상을 입고, 벨은 그제야 그에 대한 사랑을 깨닫는다. 비록 최후는 좋지 않았지만, 어떻게 보면 그 악당이 사랑의 큐피드라고 할 수 있겠다.
영화는 무척이나 영상이 아름다웠다. CG도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고 자연스럽게 아름다운 풍경을 그려내고 있었다. 이야기의 흐름도 좋았고, 배우들도 멋졌으며, 영상도 매력적이었다. 낭만적인 동화를 더 환상적으로 만들어 보여주고 있었다.
하지만 이 작품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너무 잔잔했다!
두 남녀의 미묘한 심리 변화를 보여주려면 잔잔한 것도 좋다. 살짝 엇갈리는 시선이나 손짓, 표정 변화로 둘의 심정을 드러내려면 차분한 분위기로 극을 이끌어가는 게 더 잘 드러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외부의 침입자와 싸우는 장면이라면? 이 영화에서 사채업자 패거리가 쳐들어와서 성을 파괴하고 야수와 대결을 벌이는 장면에서조차 잔잔한 건 너무했다. 특히 야수의 성을 지키고 있던 자연의 신들이 모습을 드러내는 장면은 그야말로 압권이었는데, 하아……. 화면과 배경음악이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어쩌면 이건 내가 너무 할리우드 영화에 익숙해져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장면에 그런 음악은 아무리 생각해도 아니다. 신비로움을 주는 분위기였는데, 거기서는 좀 더 웅장하고 긴장감 넘치는 음악이 더 어울리지 않았을까한다. 계속 잔잔했는데 거기서도 그렇게 넘어가니 전반적으로 영화가 약약약약으로 이루어진, 조금은 늘어지는 지루한 느낌을 주었다.
영상과 전반적인 분위기는 무척이나 아름다운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