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진 저택의 범죄 미타라이 기요시 시리즈
시마다 소지 지음, 한희선 옮김 / 시공사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원제 - 斜め屋敷の犯罪, 1982

  작가 - 시마다 소지

 

 

 

 

  '유빙관'이라는 서양식 저택이 있었다. 전 세계의 인형과 가면을 모으는 은둔 재벌 '고자부로'의 집으로, 기울어진 저택과 옆에 서 있는 둥근 탑이 인상적인 건물이었다. 그는 연말을 맞아 거래처 사장과 중역 부부, 친인척 등을 불러 크리스마스 파티를 열기로 한다. 그런데 그날 밤, 손님 중의 한 명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경찰을 불렀지만, 그것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다음 날 또 다시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완벽한 밀실 상태에서 발견된 기괴한 모양의 시체에 모두들 경악하고, 그 어떤 실마리도 없는 상황에 경찰도 어찌할 바를 몰라 한다. 결국 '미타라이'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되는데…….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어딘지 모르게 개운치 않았다. 이야기의 배경 설정이나 분위기, 흐름은 좋았다. 그런데 밝혀진 트릭은 아무리 봐도 이해하기 어려웠다. 아무리 사전 준비를 철저히 했다고 해도 변수는 존재하기 마련이다. 왜냐하면 범인이 죽이려는 건 고정되어있는 물체가 아니라, 움직이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연습을 철저히 하고 대비를 해놓았다고 해도, 소설에서 사용된 트릭이 100% 성공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였다. 음, 내가 공학이나 건축 쪽에는 문외한이라 그런 걸까? 평면도를 입체적으로 상상하는 능력이 없기 때문일지도? CCTV로 피해자가 뭘 하고 있는지 보고 있는 게 아니라면, 완전 운에 맡기는 범행 수법 같았다.

 

  초반의 분위기라든지 사람들 사이의 관계 같은 것은 참 좋았고 이야기의 흐름도 마음에 들었는데, 범인의 트릭이 밝혀지는 순간에 김이 팍 새는 느낌이었다. 책에 수록된 평면도를 봐도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게 어떻게 가능해? 이동이 가능하다고 해도 어떻게 정확하게 목표물을 죽일 수 있어? 목표물이 가만히 있을 거라는 보장도 없는데! 움직이면 완전 꽝이잖아!

 

  동기적인 면은 음, 범인이 너무 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명이나 죽인 사람이 착하다고 하면 모순적이긴 하지만, 이 책의 범인은 요령이 없었다. 완전 악당이었다면, 잠재되어있는 죄의식이 아무리 커져도 모른 척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 정도로 악당이 아니었기에 그 죄의식을 감당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살인을 저지르게 되었다고 하면, 말이 될까?

 

  '점성술 살인사건'은 그래도 그냥 그러려니 하고 읽었는데, 이번 이야기는 그러려니 하고 넘기려니 너무 찝찝했다. 다음 이야기를 계속해서 읽어볼까 말까 고민을 좀 해봐야겠다.

 



   이 감상글을 올리기 전에 미리 읽어본 애인님이 자기는 2D 건축 도면을 3D로 만드는 일을 하고 있으니, 책을 읽어보면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잘난 척을 한다. 도전 받아주겠다! 설 지나면 책 택배로 보내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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