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갑자기 vol.2 : D-day + 죽음의 숲 (2disc) - 할인행사
김정민 외 감독, 김서형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영제 - Dark Forest, 2006

  감독 - 김정민

  출연 - 이종혁, 소이현, 김영준, 최성민

 

 

 

 

  ‘어느 날 갑자기’ 시리즈의 마지막 편이다. 그런데 미리 결말부터 얘기하자면, 이 영화는 시리즈 네 편 중 최악이었다. 어지간해야 영화적 상상이라든지 작가의 설정이라고 넘어갈 텐데, 이 영화는 으…….

 

  등산여행을 떠난 다섯 친구가 있다. 산불로 들어갈 수 없는 산을 뒷길로 몰래 들어간 그들은 처음에는 신나한다. 하지만 통화권이 이탈되고 일행 중 한 명이 발을 접질리면서 불길한 기운이 감돈다. 특히 무속인이었던 집안의 영향으로 미래가 보이는 ‘정아’는 자꾸만 보이는 환상에 불안해한다. 급기야 혼자 물을 뜨러 갔던 ‘준후’가 사라지고, 텐트에 남아있던 ‘세은’이 습격을 받는다. 정아와 ‘우진’은 사라진 둘을 찾아 헤매다가 세은의 시체를 발견한다. 그런데 죽은 세은이 벌떡 일어나 그들을 공격하는데…….

 

  초반부터 ‘이건 뭔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행은 남자 셋, 여자 둘로 이루어졌다. 그래서 야영을 한다고 했을 때 두 개의 텐트가 세워진다. 그런데 황당한 건, 그 전에 그들이 산을 오르는 장면에서는 아무도 텐트를 들고 있지 않았다. 두세 명이 잘 정도로 큰 텐트라서 누군가 등에 메고 있다면 보였을 텐데, 아무도 그러지 않았다. 그럼 그 텐트는 누가 들고 온 걸까? 아, 스태프가……? 그리고 산에 올라가는데 민소매라니, 제정신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얘들아, 산에 처음 와보니? 그리고 누가 계곡 물을 그대로 마시니? 식수로 적합한지 아닌지 확인도 안 해보고? 혹시 그 물병이 자체 정수가 되는 기능이 있니?

 

  게다가 마지막에 신파조로 흐르는 분위기는 진짜 지루했다. 그러니까 너희 둘이 사랑하는 건 알겠는데, 서로를 사랑해서 대신 죽겠다는 마음은 알겠는데, 왜 얘기만 하는 걸까? '죽지 마'부터 시작해서 '오빠 사랑해', '너 없으면 못살아', '제발 이러지 마', '이렇게 해야 해. 방법이 없어'라고 주저리주저리 떠드는데 지루해서 짜증이 다 났다. 특히 후반 거의 이십분 동안 질질 짜는 정아는 못 봐줄 지경이었고, 그녀가 우는 동안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서있기만 하는 우진은 그냥 한심했다. 가서 달래주기라도 하라고! 왜 굳이 그 둘의 마지막 장면을 그렇게 지루하게 끌었는지 모르겠다. 자기를 희생해 남을 살리는 사랑의 숭고함을 보여주기 위해? 하지만 이미 그 전부터 지루하다 못해 한숨만 나오는 전개였기에 사랑의 숭고함을 느낄 여력이 없었다. 죽으려면 빨리 죽던가! 아니면 몸을 던져서 막아보던가! 이런 생각만 들었다. 여자애가 대신 죽겠다면서 괴로워하는데, 남자애가 하는 건 그냥 이름만 부르면서 서있는 것뿐이다. 그게 뭐야, 도대체! 보면서 욕이 절로 나왔다.

 

  영화가 긴장감도 없고, 재미있는 요소도 없고, 뭐 하나 제대로 갖고 있는 게 없었다.

 

  금지된 숲, 죽었지만 살아나 공격하는 친구들, 공격자이자 희생자가 되는 사람들, 저주의 고리, 미래를 보는 능력자, 돌로 만든 결계와 실수로 그것을 깨버린 등산객, 숲에서 피를 흘리면 악령에 빙의되는 사람들 등등의 좋은 설정을 가지고 이런 ㅈ같은 전개라니……. 소재가 아까웠다.

 

  계속 리뷰를 쓰다보면 욕만 나올 거 같아서 여기까지만 쓰겠다. 아, 기분 풀려고 영화 봤다가 되레 스트레스를 받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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