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검심: 전설의 최후편
오오토모 케이시 감독, 아오키 무네타카 외 출연 / 캔들미디어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원제 - るろうに剣心 伝説の最期編,

  감독 - 오오토모 케이시

  출연 - 사토 타케루, 타케이 에미, 아오키 무네타카, 아오이 유우

 

 

 

 

  시시오에게 납치당한 카오루를 구하려다 어느 바닷가 마을에 떠내려 온 켄신. 그를 구한 것은 다름 아닌 스승 '세이주로'였다. 시시오를 무찌르고자 켄신은 스승에게서 '비천어검류의 오의'를 알려달라고 부탁한다. 그러자 스승은 켄신이 아직 정신을 못 차렸다면서 몽둥이찜질(?)을 해준다. 한편 시시오는 군함을 앞세워 정부를 압박해, 켄신을 지명수배자로 만드는데 성공한다. 그 협약 때문에 수련을 마친 켄신은 돌아오자마자 정부군에 잡혀가 사형을 당할 위기에 처한다. 시시오의 군함이 보이는 바닷가에서, 시시오의 부하가 지켜보는 가운데 켄신의 사형식이 거행되는데…….

 

  이 시리즈는 세 편이 다 두 시간을 넘었다. 그래서 나에게는 참 곤혹스러운 시간이었다. 다행인 건 극장이 아닌 집에서 보았다는 점이다. 극장에서 봤다면 아마 시간이 길다고 투덜대는 걸로 리뷰가 가득했을지도 모르겠다. 이달 말에 개봉하는 영화 '크림슨 피크 Crimson Peak, 2015'는 꼭 극장에서 보고 싶은데, 그것도 두 시간 가까이라니 어떻게 할 지 모르겠다.

 

  영화 얘기로 돌아와서, 이 작품은 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이다. 속죄의 삶을 위해 애쓰던 켄신이 마음의 빚을 어느 정도 덜어내는 과정이 그러졌고, 시시오와의 악연도 마무리가 지어진다. 오의를 전수받는 과정이 거의 한 시간에 달해서 좀 지루하다 싶은 생각도 있었지만, 그 덕분에 앞으로 켄신이 어떻게 살아야하는지에 대해 깨닫게 된다는 점에서 참을 수 있었다. 자신의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빚을 갚는 게 아니라, 살아남아야 속죄도 할 수 있다고 세이주로는 일깨워준다. 그리고 모든 것을 다 짊어질 필요는 없다고도 말해준다.

 

  좀 황당했다. 어린 제자가 홀로 싸우는 게 안쓰러우면 같이 가서 싸워줘야지, 왜 혼자 보내는 거람? 스승도 제자에게 모든 것을 떠맡긴 거나 마찬가지였다. 결국 그도 정부와 마찬가지였다. 아니, 차라리 정부가 더 솔직하다. 대놓고 너밖에 없다고 밀어붙이니까 말이다.

 

  앞선 이야기에 이어 이번 편에서도 정부는 얍삽한 모습을 보여준다. 자기들의 치부를 드러내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그 때문에 말단 경찰들이 눈앞에서 학살당해도 모른 척하고, 너밖에 없다고 매달렸던 켄신을 시시오에게 팔아넘기려고 한다. 이건 켄신과 시시오, 둘 중 누가 이겨도 손해 보지 않겠다는 속셈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영화에서 그들은 그것을 '정치'라고 칭했다. 내가 보기엔 고위층만 살아남는 방법인 것 같은데 말이다. 평화를 위해서라지만 시시오와 맞서 싸운 건 켄신과 그 일행이고 시시오의 부하들과 싸우다 죽어간 것은 말단 군인들뿐이었다.

 

  그들이 말하는 평화는 국민들의 평화라기보다는 정권의 평화였다. 정의란 무엇이며, 국가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영화는 그런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이토 히로부미가 '평화와 안정'을 얘기하는 장면에서는 그냥 웃음이 나왔다. 여기서 그는 카리스마 있고 머리 회전과 판단력이 빠른 대인배로 나온다. 특히 그가 엄청 폼 잡고 멋지게 나오는 마지막 부분에서는 그냥 한숨만 나왔다. 이런 영화가 용케 극장 개봉을 했구나. 우리의 역사 교과서가 어떻게 바뀔지 모르지만, 어떻게 변할지 조금이나마 엿본 것 같다.

 

  제일 솔직한 사람은 시시오와 그 일행 밖에 없는 것 같았다. 적어도 그들은 자기들의 욕망을 표현하는 데 포장이 없었다. 당한 만큼 갚아주겠다는 속셈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그들이 일반 사람들을 죽이고 다니지만 않았으면, 인기가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 그랬다면 주인공이 바뀌었겠지.

 

  결국 영화는 정부에게 무슨 일을 당하건 반항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그 순간을 즐기며 살라는 것 같았다. 죽은 척하고 아무런 말도 하지 말고, 시키는 대로 순응해서 살아가라는 뜻 같았다. 아, 그래서 개봉을 할 수 있었던 걸가?

 

  사실 영화를 보면서 전반적인 평점이 좋았는데, 이토 히로부미를 보는 순간 마음속에서 점수가 팍팍 깎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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