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메르세데스 빌 호지스 3부작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원제 - Mr. Mercedes, 2014

  작가 - 스티븐 킹

 

 

 

 

 

  우선 이 리뷰는 스티븐 킹, 이하 킹느님을 너무 좋아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적혔기에, 객관성 따위는 찾아볼 수 없다는 걸 적어두겠다. 객관성? 그게 뭐하는 건가요? 먹는 건가요?

 

  킹느님이 탐정 소설이라니, 처음에는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설마 탐정이 등장하긴 하지만, 초자연적인 현상이라거나 영혼의 세계 같은 게 나오는 거 아닐까, 딜런 독처럼? 자신이 이미 잘 쓰는 분야가 있는데, 전혀 다른 분야인 순수 탐정물을 쓸 리가 없잖아? 하지만 가능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계속해서 비슷한 내용을 쓰면, 쓰는 당사자도 지겨울 테니까. 하긴 매번 자가 복제를 하는 사람이 대가라는 호칭을 받을 리가 없잖아? 그리고 그런 사람이었다면, 그건 킹느님이 아니다.

 

  이 책은, 킹느님이 왜 킹느님인지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초능력자, 귀신 내지는 사악한 악령, 정체불명의 외계 생명체 또는 다른 차원의 존재들이 등장하지 않아도, 다시 말해 그가 제일 잘하는 장르가 아닌 다른 걸 써도, 흠잡을 데가 없는 글을 써낸다. 원래 책의 뒤표지에 적힌 글이나 광고 문구를 그다지 믿지 않는 편이다. 간혹 과장되게 적어놓은 경우가 있어서였다. 하지만 이 책은 달랐다. 광고가 부족하다. 인터넷 서점에 적힌 찬사나 소개 글로는 킹느님의 뛰어남을 표현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굳이 트집을 잡자면 두께가 어마어마해서 읽기 전에 망설이게 된다는 것 정도? 하지만 그것도 책을 손에 잡으면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마지막 장을 덮고 시계를 보고 깜짝 놀랄 뿐이다. '벌써 이렇게 시간이 흐른 거야? 아, 그러고 보니 아까 엄마가 밥 먹으라고 부른 것도 같네…….'라고. 그리고 되도 않는 영어 실력으로 킹느님 트윗을 팔로우해서 '제발 이 책의 주인공이 등장하는 다른 이야기도 써주세요'라든지 '시리즈로 써주세요'라고 부탁하는 멘션을 보내야하나 고민한다.

 

  은퇴 경찰인 호지스는 고민 중이다. 재직 시절에는 완전 날아다니는 유능한 경찰이었지만, 막상 은퇴하고 나니 자신이 너무 무기력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자살을 할까 고민하던 그에게 뜻밖의 편지가 하나 도착한다. 절대로 잊을 수 없는 미제 사건, 일명 '메르세데스 킬러'라고 자칭하는 사람이 보낸 것이다. 직업 박람회장에 메르세데스 자동차를 몰고 들어가 무차별적으로 사람들을 치어죽인 메르세데스 킬러. 대놓고 조롱하는 연쇄 살인범의 도발에 호지스는 기꺼이 응하기로 결심한다. 다만 동료 경찰에게 알리는 것이 아닌, 개인적으로 사건을 수사하기로 한다. 그를 돕는 사람은 둘. 호지스의 이웃이자 잔디 깎는 알바를 하는 학생인 제롬과 메르세데스의 소유주였지만 공범으로 의심받고 자살한 트릴로니 부인의 여동생인 제이니. 살인범이 시키는 대로 인터넷 채팅 사이트에 들어가 상대하거나 컴퓨터 관련 분야는 제롬이, 죽은 트릴로니 부인의 주변을 탐문하는 것은 제이니가 도와주기로 했다.

 

  한편 '메르세데스 킬러'는 호지스와 가까운 곳을 맴돌며 기회만 엿본다. 자신을 무시하는 호지스를 혼내주기 위해서이다. 또한 그는 또 다른 엄청난 사건을 일으킬 계획을 세우고 있다. 과연 호지스는 범인을 막아낼 수 있을 것인가?

 

  이야기는 호지스와 연쇄 살인범의 상황을 번갈아가면서 보여주고 있다. 그들이 처한 상황, 그들이 겪어야했던 아픈 과거, 그들의 변화되는 심리 상태 등등을 독자도 알 수 있었다. 어떻게 사람이 미쳐 가는지, 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증오를 품게 되는지도 잘 보여주고 있었다. 역시 킹느님은 심리 묘사도 쩐다.

 

  쩌는 심리 묘사에 범인과 호지스 사이에 감도는 팽팽한 긴장감, 그리고 중간 중간에 숨 쉴 틈을 주는 농담이 합쳐지니, 책에서 손을 놓을 수가 없는 건 당연하다. 어딘지 모르게 어색해서 빼낼 설정이나 소재가 보이지 않았다. 너무 좋았다. 아, 이 책을 내주셔서 감사해요 킹느님!

 

  다만 이 작품에는 옥의 티가 하나 있는데, 그건 킹느님이 아닌 편집부의 잘못이다. 314쪽 마지막 문단 첫 번째 줄에 '그는 소동이 벌어지지 모르겠다고'라고 적혀있다. '소동이 벌어질지 모르겠다고'가 맞는 표현일 것이다. 으아, 완벽한 킹느님의 작품에 흠집을 내다니, 황금가지 편집부는 반성해야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