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제 - The
Fantastic Four, 2015
감독 - 조쉬 트랭크
출연 - 케이트 마라, 마일즈 텔러, 제이미 벨, 마이클 B. 조던
리드는 어릴 때부터 똑똑해서 이미 초등 학교 때 물건을 전송하는 기계를 만들고 있었다. 절친한 친구 벤과 함께 마침내 공간 이동 기계를
완성하지만, 아무도 그 진가를 몰라준다. 단 한사람, 스톰 박사만 빼고 말이다. 그의 추천으로 연구소에 들어온 리드는 마침내 차원 이동 기계를
만들어낸다. 드디어 침팬지를 보내는데 성공하자, 상층부는 사람을 보내기로 결정한다. 리드와 벤, 박사의 아들인 조니 그리고 위험인물인 빅터는
자기들이 만든 기계에 다른 사람을 먼저 태울 수 없다고 술김에 몰래 기계를 작동시킨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폭발이 일어나면서 뒷수습을 하고자
달려온 연구원 수까지 휩쓸리게 된다.
그리고 그들은 엄청난 능력을 갖게 된다. 리드는 고무고무 열매를 먹은 루피와 비슷한 상태가 되고, 수는 자신은 물론 다른 것들도 투명하게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가진다. 조니는 온 몸을 불로 바꿀 수 있고, 벤은 바위와 같은 몸을 가진 헐크처럼 변해버렸다. 지구에서 그들은 처음에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고 괴로워한다. 자기들을 실험체로만 보는 것을 못 견딘 리드는 연구소를 탈출하고, 수와 조니 그리고 벤은 정부와 함께 일을 하면서
차츰 변한 일상에 적응한다. 그런데 그들과 함께 돌아오지 못했던 빅터가 완전히 다른 존재가 되어 나타난다. 그는 자신을 '닥터 둠'이라 칭하며
지구를 파괴하려고 하는데…….
이 영화 역시 마블인지 디시인지, 하여간 코믹스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물론 애인님의 취향이다. 예전에 똑같은 제목의 영화가 있었던 것 같아
물어보니, 이 작품은 리부트라고 한다. 리메이크는 다시 만든 것이고, 프리퀄은 앞선 이야기를 만든 것이고 리부트는 전과는 달리 새로 만드는
것이라는 설명까지 들었다. 아마 예전보다 CG기술이 많이 발달해서 그 때는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다시 보여주거나, 인기 있던 예전
작품을 현대적 감각으로 다시 만들어서 새로운 팬을 유입하기 위해서와 같은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절대로 예전보다 재미없거나 못 만들었다는 평을 듣기 위해 리메이크나 리부트를 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새로 만든 작품이 이 정도였다면, 원래 만들었던 건 얼마나 재미없고 별로였다는 거야? 그게
아니라면 예전 작품은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이번 것이 엉망이었다는 걸까? 더 형편없이 만들 거라면 도대체 왜 만든 거야?
다른 코믹스 원작 영화들이 두 시간 남짓이었던 것에 비해, 이 작품은 1시간 40분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100분 남짓한 시간 동안 약 40분은
리드가 얼마나 똑똑한 아이인지 설명하는데 사용된다. 그리고 남은 30분은 네 사람이 자신의 변한 모습에 얼마나 괴로워하고 극복하는지 보여주느라
지나간다. 마지막 30분이 닥터 둠과 싸우는데 할애된다고 하면 좋지만, 싸우는 장면은 한 10분 정도? 그러니까 이건 뭐라고 해야 할까?
시리즈의 오프닝 같은 느낌? 미드가 새로 시작할 때 첫 회는 파일럿이라고 해서 배경에 대한 설명을 다른 편과 달리 긴 시간을 할애해서 방송하는
경우가 있다. 이 영화는 딱 그런 느낌이었다. 영화로 만들고 싶었다면 둠과의 전투 장면을 좀 더 길게 했어야 했다. 아니면 드라마로 이어지던가.
그것도 아니라면 결말 부분에 새로운 적의 출현에 대한 힌트라도 주던가. 그렇지 않고 이런 식으로 1편을 만들어버렸으니 2편에 대한 기대감이 생길
리가 없다. 2편을 만들 계획이 없었던 걸까?
거기다 스토리는 둘째 치고, 아이들의 성격 설정이 참으로 엉망이었다. 술김에 기계를 작동시킨 것까지는 그럭저럭 이해가 된다. 그런데 그 다음
리드에 대한 감정 처리가 참 웃겼다. 자기들을 버리고 도망친 리드에 대해 아이들은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그를 보면 한바탕
싸움이라도 벌어질 줄 알았다. 그런데 헐? 거의 일 년 만에 잡혀서 만나게 된 리드를 본 아이들의 반응은 무덤덤했다. 그나마 벤이 주먹으로 한
번 후려치긴 하지만, 곧 예전처럼 지낸다. 아니, 얘들아 그럴 거면 왜 그렇게 걔가 없을 때 비난을 했었니? 뒷담깐거니? 아, 설마 저들의
우정은 그런 일로는 전혀 타격을 받지 않을 정도로 깊은 거였나 보다. 그러면 왜 없을 때 그런 말을……?
체처럼 꼼꼼하게 짜인 영화를 보고 싶었는데, 보면 볼수록 구멍이 숭숭 뚫린 창호지 문을 보는 느낌이었다.
아! 어쩌면 이 영화는 지나친 음주는 좋지 않고, 술김에 뭔가 하면 X된다는 걸 알려주는 교훈적인 작품일지도 모르겠다. 애들이 술김에 기계를
작동시키는 바람에 변형이 이루어졌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