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이그니스, 불을 찾아서 - 횃불에서 원자로까지, 경이로움과 두려움의 패러독스
오쓰카 노부카즈 지음, 송태욱 옮김 / 사계절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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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火の神話學 ロウソクから核の火まで

  저자 - 오쓰카 노부카즈

 

 

 

 

  앞표지에 ‘횃불에서 원자로까지, 경이로움과 두려움의 패러독스’라고 적혀 있다. 그것만 읽고는 ‘오오~’하고, 불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가 들어있을 것 같은 기대에 부풀었다.

 

  하지만 서문에서 ‘이게 뭐지?’하는 의문을 품게 되었다. 저자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일어난 후, 일본인들에게 불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기 위해 책을 썼다고 했다. 불에 대한 경각심을 알려주려면, ‘위기탈출 넘버원’을 보여주는 게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과거 인류의 조상들이 바라보았던 불에 대한 시각과 그 문화에 대해 알면, 현재 우리가 불을 보는 시선과 대응에 어떤 영향을 줄 지 궁금함이 앞섰다.

 

  책의 목차는 이러하다.

 

  프롤로그 불과 생명의 탄생

  1장 불과 인류의 진화

  2장 고대인과 불

  3장 신화 속의 불

  4장 민속 안의 불

  5장 종교와 불

  6장 불빛이 여는 근대

  7장 예술과 불

  에필로그 불의 패러독스

 

  목차 제목만 봐도 어떤 내용이 들어있을 지 짐작이 가능하다.

 

  1장은 불의 발견과 그에 대해 바뀐 석기 시대인들의 생활 유추이다. 그리고 다른 학자들의 책을 인용하면서, 인간에게 최초의 불이 어떤 존재였는지 서술하고 있다. 불을 이용한 요리의 시작이 사회화의 시초라는 말이 인상 깊었다.

 

  2장에서는 고대 일본 문화에서 나타난 불의 이용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3장은 동서양의 신화에 나온 불에 얽힌 이야기를 보여준다. 4장은 불을 어떻게 이용해서 서민들의 생활이 이어졌는지 말하고, 5장은 불과 관련된 민간 신앙과 조로아스터 교에 대해 알려준다. 6장은 램프와 전구의 발달에 대해 적고 있다. 7장은 불과 연관성이 있는 예술 작품들에 대해 다루고 있다.

 

  책은 별로 와 닿지 않았다.

 

  그 이유 하나는, 일본 중심으로 진행이 되어서가 아닐까 한다. 전공을 한 것도 아니고, 솔직히 그 나라의 난방 기술의 발달 과정까지 굳이 알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그것이 문화의 하나니 알면 좋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난 별로였다. 신화 부분은 재미있었지만 말이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는 삽화의 부재이다. 모든 책에 삽화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굳이 그림이 없어도 읽는데 별로 상관이 없다. 처음부터 그림이나 삽화가 없는 책이라면 태클을 걸지도 않았다.

 

  하지만 이 책에는 그림이 들어 있다. 문제는 그게 6장과 7장에 몰려 있다는 것이다. 7장은 예술에 관한 부분이니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앞부분에 토기라든지 난방 제도를 설명하는 부분에는 그림이나 삽화가 보이지 않는다. 반면에 6장에는 1930년대 일본의 가로등이나 교차로 사진이 생뚱맞게 들어있다. 정작 필요한 부분에서는 없고, 불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는 곳에 들어 있었다.

 

  물론 이건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저자나 출판사에서는 그게 더 어울렸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그러니 하지만 1930년대 일본 가로등 사진보다는, 고대 유적지에 대한 사진이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무척이나 많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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