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Insidious: Chapter 3, 2015

  감독 - 리 워넬

  출연 - 스테파니 스콧, 더모트 멀로니, 린 샤예, 앵거스 샘슨

 

 

 

 

  죽은 엄마를 그리워하는 퀸은 영매사 앨리스를 찾아가 엄마를 불러달라는 부탁을 한다. 그녀는 누군가 주위에 맴도는 기분이 든다며, 그것이 엄마인지 알고 싶다고 말한다. 그런데 그 날 이후, 퀸에게는 이상한 일이 자꾸 일어난다. 뭔가가 그녀를 지켜보는 것도 모자라, 공격하기 시작한 것이다. 내 엄마가 나한테 이럴 리 없어! 퀸은 공포에 질린다. 한편 앨리스 역시 퀸이 이상한 곳에 있는 꿈을 꾸고 그녀가 위험에 빠졌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과연 퀸을 노리는 존재의 정체는 무엇인가? 앨리스는 자신을 죽이려는 악령의 방해를 뚫고 퀸을 구할 수 있을까?

 

  오랜만에 애인님을 만나서 본 영화인데, 하아…….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제 ‘제임스 완’ 이라든지 ‘컨저링’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작품은 당분간 피해보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패턴이 익숙해져서인지 ‘대충 여기서 하나 나오겠고, 이쯤에서 비명한번 질러 주겠네.’라는 짐작이 가능했다.

 

  거기에 매번 비슷한 결론이자 교훈인 가족은 무엇보다 소중하고 귀한 것이라는 마무리까지 아주 식상하다. 아! 가족애가 나쁘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거의 모든 작품이 저런 교훈을 주고 있는 걸 보자니, 마치 정부 부처에서 만든 홍보 영화 같았다. 그러고 보니 십대가 나오는 공포 영화는 잘 해결해가는 것 같지만, 막판에 반전을 남기고 끝이 난다. 하지만 이 시리즈는 어른들이 개입하면서 그 사건은 끝이 난다. 다만 다른 사건이 이어져서 그렇지……. 그러니까 어려운 일이 있으면 꼬꼬마들끼리 해결한답시고 나서지 말고, 어른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라는 교훈을 주고 있다. 거기에 죽은 존재보다 살아있는 사람이 더 강하다는 말도 포함하자.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더 낫다는 의미로 보면 되는 걸까?

 

  영화는 중간중간 소소하게 깜짝 놀라게 하는 장치를 갖추고 있지만, 그리 오싹하지 않았다. 사실 예고편이 더 무서웠다. 그 말은 예고편이 다라는 것과 비슷하다. 퀸이 폭주하는 부분이 그리 길지 않아서 아쉬웠다.

 

  어둠 속에서 밖으로 나가고 싶은, 살아있는 인간의 몸을 차지해서 빛이 있는 세상으로 나오고 싶어 하는 악령들. 가족 중의 한 명을 목표물로 삼고 공격하는 악령과 이를 물리치기 위해 똘똘 뭉친 가족과 그들을 돕는 영매사를 비롯한 영능력자들. 이런 설정으로 기억에 남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영화 ‘폴터가이스트 Poltergeist, 1982’이다. 영화는 거기에 여러 괴담을 잘 엮어놓았다. 윗집에서 쿵쾅거려 찾아갔더니 아무도 안사는 곳이라거나 수호령에 관한 이야기, 벽을 타고 다니는 괴생명체, 친구인줄 알았는데 친구는 다른 곳에 있었다는 등등. 폴터가이스트에 제임스 완 특유의 스타일을 접목시킨 것 같다.

 

  퀸이 잘못한 것이라면 엄마를 그리워하다 못해 주문을 외운 것뿐인데, 대가가 너무 컸다. 교통사고로 두 다리에 기브스를 한 것도 모자라서, 악령이 그녀를 들었다 놨다 던져버리면서 목도 기브스하게 만들고, 부러진 다리 또 부러뜨리고……. 상대를 움직일 수 없게 만들어놓고 천천히 괴롭히는, 아주 악질 악령이었다. 살아있었다면 집단 괴롭힘 주동자거나 고문 기술자였을 것 같다.

 

  사실 처음에 3편이 나온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1편인가 2편에서 영매사가 한 소녀를 만나고 깜짝 놀라면서 끝이 난다. 그래서 그 소녀에 관한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라 상상했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그게 아니었다. 시리즈의 프리퀄답게 1,2편과 관련되는 부분이 조금씩 보이기도 한다. 예를 들면 앨리스를 죽이려는 악령은 1, 2편에서 달튼의 육체을 원했던 그 귀신이었고, 달튼의 아버지인 조쉬에 관한 언급도 지나간다. 영매사인 앨리스를 중심으로 이야기들을 연결시키고 있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좀 허무하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여름에 보기에 좀 더운 작품이었다. 하지만 알고 있다. 내년에 나오면 또 볼 것이라는 것을. 파블로프의 개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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