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제 - Fatal Frame , 2014

  감독 - 아사토 마리

  출연 - 나카조 아야미, 모리카와 아오이, 야마야 카스미, 코지마 후지코

 

 

 

 

 

  수녀들이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여학생들을 위한 기숙 학교가 있다. 그곳에서 학생들의 아이돌처럼 여겨지는 ‘아야’라는 소녀가 있었다. 하얀 피부에 긴 생머리, 크고 검은 눈동자에 붉은 입술 그리고 누구보다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그녀를 동경하지 않을 사람은 없었다. 학생 중에는 아야의 사진을 갖고 싶어 하는 소녀도 있었다. 그런데 그녀가 이상하다. 방에서 한발자국도 나오지 않는 것이다.

 

  종업식을 얼마 앞두고 학생들이 하나둘씩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심지어 교내에서 다 같이 원예 활동을 하다가 사라진 소녀도 있었다. 그들의 공통점은 바로 아야의 환영을 본다는 것이다. 얼마 후, 사라졌던 다섯 명의 소녀들이 시체로 발견되는데…….

 

  난 처음 들어보지만, 호러 게임으로 유명한 작품을 영화화한 것이라 한다. 원작이 있는 영화라는 것은, 완전 복불복이다. 원작 못지않게 재미있게 만든 것도 있고, 원작의 이름을 붙인 게 아까울 정도로 형편없는 것도 있다. 이 영화는 원작 게임을 보지도 못해서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지루했다.

 

  이 학교에는 소녀들만 걸린다는 저주가 전해 내려온다. 자정에 사랑하는 사람의 사진에 입을 맞추면 서로에게 저주가 걸린다는 것이다. 한 명이 자신의 목숨을 건 키스를 하면, 상대방은 죽은 소녀의 혼령에 시달리게 된다는 내용이다. 음, 저게 사랑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혼자 짝사랑을 하는 상대의 사진에 입맞춤을 하고 귀신이 되어 괴롭힌다는 얘기니까. 사랑이 아니라 스토커 아닌가?

 

  영화는 소문의 중심에 놓인 아야와 미치가 괴담의 진상을 파헤치고, 소녀들을 죽인 범인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그런데 딱히 긴장감도 느껴지지 않고, 공포 영화다운 무서운 장면도 없었다.

 

  대신 아야 역을 맡은 주인공의 뛰어난 미모를 보는 낙이 있을 뿐이었다. 나카조 아야미라는 그 어린 배우는 진짜 예뻤다. 그런 애가 대낮이건 밤이건 교실이건 예배실이건 가리지 않고 나타나서 아련한 눈빛으로 바라보는데 우와……. 무섭다기보다는 꼬옥쓰다듬쓰다듬을 해주고 싶었다.

 

  광고는 공포 영화라고 해놓고, 보여주는 건 예쁜 화면 안의 예쁜 소녀들이었다. 어떻게 하면 화면이 예뻐 보일까 연구하고 찍었다는 티가 팍팍 느껴졌다. 모름지기 공포영화란, 화면에서 긴장감과 공포심을 줘야지 예쁘다는 느낌을 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공포 영화라고 타이틀을 걸고 싶었으면, 오싹한 느낌을 줘야했다. 배경도 외딴 시골에 있는 기숙사에, 주변에는 계곡에 저수지와 늪이 있다. 이건 뭐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조건이다. 그런데 그런 좋은 배경을 내버려두고 왜 이런 식으로…….

 

  과연 제작진이 말하는 공포란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소녀들이 서로에게 연심을 품는 것? 그 마음 때문에 죽어도 좋다는 결심을 하는 것? 소녀들이 사랑하는 대상이 이성이 아닌 것? 하지만 여중 여고를 다닌 나에게 소녀들이 그런 감정을 갖는 건 별로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그 나이 때, 세상의 전부를 줘도 아깝지 않을 존재가 없었다면 그게 더 아쉬운 일이 아닐까? 그런 과정을 거쳐서 성장하는 것이니까 말이다. 그러면 도대체 누구를 위한 공포냔 말이다!

 

  날도 더운데 영화 보다가 짜증이 나면서 확 더위가 몰려왔다. 다음에서 영화 다운로드 서비스를 종료한 것도 화가 나는데 말이다. 이제 네이버와 예스24밖에 없는 건가. 극장도 롯데와 CGV 그리고 메가 박스밖에 없어서 그들이 보라고 강요하는 영화를 봐야만 하는데, 다운로드 서비스까지 독과점으로 흘러가는 것 같아서 마음에 안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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