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턴드
마누엘 카르발로 감독, 숀 도일 외 출연 / 비디오여행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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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The Returned, 2013

  감독 - 마누엘 카르바요

  출연 - 에밀리 햄프셔, 크리스 홀든-리드, 숀 도일, 클라우디아 바솔스

 

 

 

 

 

 

  일반적으로 좀비물이라고 하면, 감염된 사람들이 좀비가 된 자들을 죽이고 다니면서 살 길을 찾아가는 내용이 많았다. 그런 작품에서 좀비는 악이고, 사람들은 선이었다. 하긴 나를 죽이거나 잡아먹으려고 하는 상대를 선으로 볼 수는 없다. 그래서 그런 영화들은 좀비 죽이는 장면을 보면서 통쾌함을 느끼는 재미로 보곤 한다.

 

  그런데 이 영화는 달랐다. 좀비 바이러스를 질병의 하나로 다룬다. 시간 안에 백신을 맞으면, 완전한 좀비가 되지 않을 수 있다. 문제는 그 백신을 죽을 때까지 맞아야 한다는 것이지만 말이다. 영화에서는 좀비가 되려다가 돌아온 사람들은 ‘귀환자 The Returned’라고 부른다.

 

  주인공은 귀환자들을 위한 백신을 연구하는 연구원이다. 그리고 그녀의 남편은 귀환자이다. 상황은 그들에게 불리하여 귀환자들에게 테러를 일삼는 조직도 있고, 신약 개발을 위한 자금을 얻는 것도 쉽지 않다. 그리고 남아있는 백신의 양이 얼마 안 된다는 소문과 함께, 약을 구하려는 경쟁마저 치열해진다. 설상가상으로 귀환자들을 강제로라도 격리시키겠다는 정부의 발표까지 그들을 힘들게 한다. 이에 주인공은 얼마 안 남은 약을 챙겨 남편과 함께 피신하고자 하는데…….

 

  좀비를 다루고 있지만, 영화는 다른 좀비물과 많이 다르다.

 

  좀비 바이러스가 어느 정도 통제가 가능하다는 가정 하에 영화는 진행된다. 대신 거기에 여러 가지 현실적인 문제를 집어넣었다. 엄청나게 높은 약의 개발 비용이라든지 구입비용, 한정된 자원을 둘러싼 사람들의 대립, 나와 다른 남에 대한 불안감 등등. 이건 좀비 바이러스 대신에 불치병을 대입해도 좋은 설정이다. 좀비라는 소재를 넣은 것은, 상황을 최악으로 치닫게 하기 위함이다. 완벽히 치료가 되지 않기에 평생 약이 필요하고, 약을 먹지 않으면 이성을 잃고 사람들을 마구 죽일 수 있는 질병이 좀비 바이러스 말고 뭐가 있겠는가.

 

  그런 극단적인 상황에서, 영화는 사람들에게 묻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불치병에 걸렸다. 약을 먹지 않으면 죽을 것이다. 그런데 약이 별로 없는 상황에서, 만약 누군가 약을 갖고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 약을 빼앗을 것인가 아니면 사랑하는 사람이 죽는 걸 손 놓고 볼 것인가?

 

  영화에서는 다양한 사람들이 나온다. 포기하고 같이 죽는 사람, 약을 빼앗는 사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사람. 남이 가진 약을 빼앗는 사람을 보면서 욕을 했었는데, 그럴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그 입장이라면 과연 그냥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 있을까? 뭔가 하려고 하지 않을까?

 

  좀비 영화라고 해서 무조건 죽고 죽이고 뜯어먹고 비명 지르는 내용을 기대했던 내가 좀 부끄러웠다. 이 작품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영화였다. 인간의 도리나 선, 그리고 도덕의 기준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는 영화였다.

 

  주인공 부부의 사랑이 애달프고 절절했다. 그리고 인생이란 참 아이러니하다는 걸 다시 한 번 알려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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