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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vis Presley - Elvis 30 #1 Hits - BMG 플래티넘 콜렉션 (수입)
엘비스 프레슬리 (Elvis Presley) 노래 / Sony(수입) / 2002년 12월
평점 :
가수 - 엘비스
프레슬리
이 가수는 나보다 어머니가 더 좋아하셨다. 아주 좋아하셔서 지금도 요즘 가수들 노래를 들으시면 ‘얼굴도 잘 생기고 노래도 잘 하네. 하지만 내
취향은 아니다.’라고 하신다. 음, 어머니 취향은 오직 한 남자뿐이지. 엘비스 프레슬리. 하긴 사진을 보면 잘 생기긴 했다. 어떻게 보면 좀
느끼하기도 한데, 또 달리 보면 잘 생겼다. 목소리도 꿀성대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좋다. 하지만 어떻게 들으면 느끼한 감도 없지 않다. 노래에
따라 다른 것 같다. 남자의 낮은 저음에 여자들이 매력을 느낀다는 얘기가 있는데, 엘비스의 목소리가 딱 그 예인 것 같다.
하여간 이 앨범은 어머니 때문에 구입했다. 한동안 어머니 방에서 엘비스의 노래들이 계속해서 흘러나왔었다. 요즘은 찬송가만
나오지만.
그의 넘버원 히트곡만을 모았다고 한다. 그런데 음? 검색을 해보니까 모든 곳이 다 빌보드 차트에서 1위를 한 건 아니라고 한다. 총 30곡
가운데 17곡인가 18곡만이 1위를 했고, 다른 곡들은 그에 못지않게 히트를 한 노래라고 한다. 그렇지만 그게 무슨 상관일까? 그에게 있어서
1위라는 건 별로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그는 넘버원인데.
노래들은 언젠가 어디선가 한두 번은 들어본 곡들로 이루어져있다. 아주 신나는 흥겨운 노래도 있고, 잔잔한 노래도 있었다. 신기한 건, 그
노래마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목소리가 미묘하게 바뀌는 느낌이 든다는 점이다. ‘Heartbreak Hotel’나 ‘All Shook Up’ 같은
노래에서는 어쩐지 마구 쏟아내는 분위기였다. 그렇다고 고음을 내지르는 것 같지는 않고, 거친 음색도 아니다. 은근히 부드럽다. 그런데 그런
와중에도 쏟아내는 느낌이 든다.
반면에 ‘Love Me Tender’나 ‘It's Now Or Never’같은 노래는 으아……. 그냥 스피커로 들을 때는 잘 몰랐는데 이어폰을
꽂고 들어봤더니만 완전 귀가 간질간질하다. 누가 바로 옆에서 이런 목소리로 속삭이면 막 가슴이 콩닥 콩닥거리고, 그 사람이 막막 좋아한다고
말하면 그냥 넘어갈 것 같다.
이 리뷰 쓴다고 노래를 틀어놓았더니 어머니가 달려오신다. 한동안 안 들으시더니 반가우신 모양이다. CD를 드려야겠다. ‘엄마! 엘비스가 좋아,
아빠가 좋아?’라고 물어보면 등짝을 맞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