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메테우스 - 아웃케이스 없음
리들리 스콧 감독, 샤를리즈 테론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12년 10월
평점 :
품절


  원제 - Prometheus , 2012

  감독 - 리들리 스콧

  출연 - 누미 라파스, 마이클 패스벤더, 샤를리즈 테론, 로건 마샬 그린

 

 

 

 

  어릴 적에 무척이나 두근거리면서 보던 영화 시리즈가 있다. 바로 ‘에이리언 Alien, 1979’이다. 1편에서는 난생처음 보는 호전적인 외계 생명체의 모습에 놀랐고, 2편에서는 여전사의 탄생을 지켜보면서 환호성을 보냈다. 3편은 폐쇄된 공간에서 쫓고 쫓기는 인간과 에이리언의 혈투를 보면서 손에 땀을 쥐었고, 4편은 나도 못하는 수영까지 능숙하게 하는 에이리언의 모습에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10여년이 훌쩍 흐른 다음, 새로운 시리즈가 나온다는 소식에 ‘오오!’하고 잔뜩 기대를 했다. 하지만 곧이어 시리즈가 아니라는 둥 프리퀄이라는 둥 온갖 얘기가 떠돌았다. 그렇게 영화가 개봉했지만 내가 좋아하는 에이리언 시리즈가 아니라는 얘기에 볼 생각을 접었다.

 

  그러다 어차피 봐야할 작품이라는 생각에 뒤늦게 보았는데, 하아……. 내가 좋아했던 에이리언 시리즈와는 분위기가 많이 달랐다. 그걸 생각하고 영화를 봤기에, 난 좀 실망했다. 광고 카피는 믿을 게 아니라는 것 또한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인류의 기원을 찾는 태초로의 탐사 여행. 지구상의 모든 역사를 뒤엎을 가공할 진실’이라고 하는데, 흐음…….

 

  2089년, 세계 여러 유적지에서 비슷한 벽화가 발견된다. 그리고 우주선 ‘프로메테우스’호가 지구를 떠나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난다. 바로 벽화에서 공통적으로 그리고 있는 곳으로 가기 위해서였다. 도착한 행성에서 정체불명의 구조물과 사체들을 발견한 탐험가들. 외계 문명의 발견에 흥분하는 것도 잠시, 뭔지 모를 존재가 그들을 공격하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잘 모르겠다. 뭔가 말을 하려다가 중간에 끝나버린 것 같다. 다음 편까지 봐야 명확히 알 수 있을 것 같다. 영화는 온갖 떡밥만 잔뜩 던져놓고 끝나버렸다. 처음 나오는 외계인은 왜 죽었는지, 그가 먹은 것은 무엇인지, 외계인들은 에이리언을 어디로, 왜 옮기려고 했는지, 그리고 시간적 배경은 2089년이라는데 왜 유물 발굴 작업하는 건 요즘과 별로 다르지 않은지…….

 

  게다가 중간에 진짜 어이없는 장면이 나와서, 중간에 보는 걸 포기할까 생각도 했었다. 아니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각본을 쓰고, 촬영을 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외부로 작업을 나간 사람들이 공격을 받는 건 당연한 수순이라 할 수 있다. 대개 그런 식으로 스토리텔링이 이어지니까. 그런데! 그런데!

 

  지금 기상이 악화되었고 그 영향으로 통신이 자주 두절되면 외부에 나가있는 동료를 모니터하는 건 당연한 게 아닌가?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섹스 하겠다고 자리를 비워? 명색이 선장이라는 놈이? 오라는 여자나 오란다고 가는 남자나 무슨 약을 했기에 그 모양인지 모르겠다. 섹스 못해서 한이 맺혔나? 둘이 그러는 사이에 외부로 작업을 나갔던 두 명은 죽음을 당했고, 그들이 발견한 에이리언에 관한 정보 역시 제때 전달이 되지 못했다. 이건 나중에 일행에게 닥치는 커다란 위험의 계기가 된다. 그 계기가 필요하긴 한데, 이건 너무 억지였다. 아니 샤를리즈 테론을 그딴 식으로 밖에 못 활용하나?

 

  거기다 외부에서 발견한 사체를 안에서 조사하다가 원인모를 바이러스 내지는 벌레 비슷한 것에 감염되는 이야기는 이미 여러 영화에서 사용된 설정이었다. 풀어가는 방식도 별로 다를 바가 없어서, 그다지 참신하다거나 신선한 느낌은 받지 못했다. 음, 색다른 부분을 굳이 꼽자면 뱃속에 에이리언을 품은 여자가 자기가 직접 제왕절개수술을 통해서 제거하는 부분 정도? 1인용 수술실인 커다란 유리관이 열리는 시간은 느릿느릿하고, 잠들었던 아가 에이리언은 깨어나고 있어서 여자가 다시 공격당하느냐 마느냐 조마조마하게 만들었던 장면은 있었다. 그것 빼고는 뭐……. 

 

  인류의 기원을 밝힌다고 하지만, 종교계를 의식해서인지 대놓고 말하지는 않는다. 그냥 지나가는 말로 넌지시 흘릴 뿐이다. 비밀을 푼다기보다는 탐사요원들이 살아남는 과정을 더 중점적으로 보여주었다. 그래서 나중에 기억에 남는 것은 인류의 기원이 뭐였는지 보다는 에이리언의 공격과 그 와중에 누가 어떻게 살아남는 지뿐이었다. 많이 아쉬웠다. 2편이 혹시라도 나온다면, 아쉬움이 사라질까?

 

 

  그리고 이건 스포일러가 될 것 같지만, 음, 원하지 않는 분들은 여기서 패스하시길.

 

  나중에 유일하게 살아남은 사람은 그들이 발견한 외계 생명체가 왔던 곳으로 가기로 한다. 왜 인간을 만들고, 동시에 왜 죽이려고 했는지 알고 싶다는 것이다. 그 대사에 피식하고 웃어버렸다. 그러면 인간은 자기가 기르는 애완동물이나 실험용 동물들을 끝까지 책임지나? 기르다가 싫증나면 버리는 인간들이 수없이 많고, 실험이 끝나서 필요 없으면 폐기처분하는 게 한두 번도 아닌데. 아마 그 외계인들이 우리를 만들었고 또 죽이려고 했다면, 싫증났거나 필요가 없어서가 아닌가? 왜 그런 걸 굳이 알아서 확인사살을 받으려고 하는지……. 2편이 내년 개봉 예정이라는데, 볼 지 말 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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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gistory 2015-06-25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 일단 2편을 보고 또 평가해욥!

바다별 2015-06-25 22:51   좋아요 0 | URL
네 아마 그럴거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