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스
알렉상드르 아야 감독, 다니엘 래드클리프 외 출연 / 캔들미디어 / 2015년 4월
평점 :
품절


  원제 - Horns, 2013

  감독 - 알렉산드르 아야

  출연 - 다니엘 래드클리프, 주노 템플, 헤더 그레이엄, 사브리나 카펜터

 

 

 

 

 

  연인 메린의 살해혐의로 체포되었다가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난 이그. 마을로 돌아왔지만, 가족을 비롯한 사람들 모두가 그를 살인자로 확신한다. 좌절과 절망감, 연인을 잃은 슬픔에 빠져 살던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보니 머리에 두 개의 뿔이 솟아났다. 게다가 그를 본 사람들은 뿔에 대해 아무런 이상한 생각도 하지 않고, 마음 속 깊이 감췄던 욕망과 비밀을 거리낌 없이 드러낸다. 마치 뿔에 대고 고해성사라도 하듯이 말이다.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이그는 자신의 뿔을 이용해 메린을 죽인 범인을 찾아내겠다고 결심한다. 그리고 그 와중에 그는 가족을 비롯한 친구들, 그리고 어릴 적부터 알아왔던 사람들의 추악한 본성을 알게 되는데…….

 

  예전에 신간 목록을 보다가 '뿔 Horns'라는 책을 보았다. 소개가 꽤나 흥미 있어 보였는데, 작가에 대한 것을 읽고는 좀 망설였다. 나와 애인님은 스티븐 킹을 무척 좋아한다. 달리 말하면 우린 킹느님의 빠커플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다른 작가들도 좋아하지만, 킹느님은 우리가 서로를 알게 된 계기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뿔'이라는 책을 쓴 조 힐이라는 작가가 그 킹느님의 아들이라는 것을 알고는, 망설였다. 게다가 사진을 보니 이건 완전 킹느님의 판박이! 아빠의 후광을 받지 않으려고 이름도 바꿨다지만, 어쩐지 기분이 나빴다. 그래서 기억에서 지워버렸다.

 

  그런데 헐? 영화를 보면서 '어머, 이 원작 소설은 꼭 읽어야 해!'라는 결심을 했다. 원작이 있는 영화는 대개 소설의 재미를 100% 제대로 표현해내지 못한다. 그러니까 영화의 스토리텔링이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 원작은 몇 배 더 재미있다고 봐도 된다는 말이다.

 

  영화는 괜찮았다. 다니엘 래드클리프가 '해리 포터 시리즈'를 끝내고 찍은 영화중에 제일 괜찮았다. 해리 포터가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이그'라는 인물에 잘 어울렸다. 연인을 잃은 슬픔, 사람들의 비밀을 알아갈수록 길어지는 뿔과 비례해 차오르는 세상에 대한 분노와 조롱 같은 것이 잘 드러났다.

 

  그리고 누구나 한 가지씩 숨기고 있는 욕망이 가감 없이 드러내는 사람들의 변신도 볼만했다. 사근사근하던 종업원의 황당한 욕구불만, 평범한 중년 남성의 변태가학적인 성적 욕구, 언제나 자상한 엄마의 독설, 심지어 평화를 말하던 성직자의 마음속에 들어있던 잔인함의 표출까지.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옛 말이 떠올랐다. 그래, 옛 말 중에 그른 게 하나도 없다니까.

 

  후반부에 보인 이그의 변신은 좀 생뚱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잘 흘러왔던 물줄기가 갑자기 방향을 바꾸어 역주행을 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뒤이은 또다른 변신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메린은 구원이자 신의 은총이었지만, 그녀를 죽인 범인을 잡기 위해 이그가 악마와 손을 잡았다는 걸 간접적으로 나타내는 것 같았다. 그 부분을 보면서 꼭 원작을 읽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 부분을 어떻게 표현을 했는지, 영화에서 제대로 다루지 않은 것은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착각 내지는 오해가 얼마나 무서운지 다시금 알 수 있는 영화였다. 인간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는 말이 납득이 갔다. 거기다 인간은 자기가 생각하고 싶은 대로만 생각한다는 것도 덧붙여야겠다.

 

  엔딩 크래딧이라고 해야 하나? 영화의 마지막에 출연진과 스태프 이름이 뱀을 연상시키는 서체로 나오는데 멋졌다. 영화 내내 뱀이 등장했는데, 마지막까지 뱀이 장식한다. 뱀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 영화에서는 꽤 멋졌다.

 

  조만간 원작 소설을 꼭 읽어야겠다.

 

 

  아! 후반부에 가서는 좀 잔인한 장면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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