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춘기부터 중2병까지 - 어른들을 향해 외치는 우리 시대 10대들의 목소리
중앙일보 특별취재팀 지음 / 다산에듀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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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제 - 어른들을 향해 외치는 우리 시대 10대들의 목소리

  저자 - 중앙일보 특별취재팀

 

 

 

 

 

  표지에 두 아이가 보인다. 바가지 머리를 한, 아니 어떻게 보면 버섯돌이 머리를 한 아이는 풍선껌을 불면서 시선을 외면하고 있다. 다른 생각을 하거나 뭔가 말하기 싫다는 분위기가 난다. 옆의 아이는 갈래머리를 하고 있는데, 말을 걸면 “왜? 뭐? 됐어.”라는 대답만 들을 것 같다. 두 사람 다 섣불리 말을 걸지 못할 느낌을 준다. 어쩌면 보통 생각하는 십대의 이미지와 비슷하다. 어른들과 대화하기를 꺼려하고, 자신이 원하지 않으면 대답도 잘 하지 않는 그런 청소년.

 

  요즘 ‘중2병’이라는 말이 유행인데, 난 그 단어가 참 싫다. 편견이나 선입견일지 모르지만, 비슷한 시기를 설명하는 말인 ‘사춘기’와는 느낌이 완전 다르다. ‘사춘기’라고 하면, 자연스런 성장의 한 단계이고 낭만적인 느낌을 준다. 반항을 하지만 이유 있는 반항이며, 자신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청소년이 연상된다. 하지만 ‘중2병’이라는 말은 허세에 찌들어서 아무 생각 없이 반항만 하고 대책 없이 오글거리는 행동과 말만 한다는 느낌을 준다. 요즘 어른들이 자신들의 역량이 부족해서 아이들의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어서, 그런 행동을 비하하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 같았다.

 

  이 책을 그래서 읽어보고 싶었다. 도대체 중2병이 무엇인지, 아이들과 어른들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다.

 

  이 책의 첫 부분은 『중2병과 3.5춘기의 목소리 “내가 보기엔 엄마가 중2병이야”』라는 소제목이 붙어있다. 십대 초중등학생의 다양한 이야기가 들어있다. 아이들이 생각하는 중2병이라는 말과, 왜 어른들이 하지 말라는 것, 예를 들면 공부보다 게임이나 카톡 같은 것에 더 집중하는지, 교복은 왜 줄이는지, 왜 화장을 하는지에 대한 솔직한 답변을 읽을 수 있다.

 

  그리고 그 다음 부분인『어른들의 목소리 “도대체 뭘 어쩌라는 거니?”』는 중2가 되는 자녀를 둔 엄마, 아빠와 담임교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들이 느끼는 아이들과의 거리감과 분노 그리고 포기하고 싶은 마음까지 잘 알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대안의 목소리 “중2병은 불치병이 아니다”』에서는 중2병이라는 것에 대해 전반적인 얘기를 하고 있다.

 

  중2병은 그리 걱정할 것도, 겁낼 것이 아니라고 책은 말하고 있다. 위에서 말했지만, 사춘기가 바로 중2병인 것이다. 성장기에 누구나 겪는, 어린이에서 청년이 되가는 단계로 여러 가지 변화를 겪고 있는 단계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그렇지만 지금까지처럼 어른들이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 아닌 것 같기 때문에 ‘아니오’라는 대답을 한다. 그러나 처음으로 ‘아니오’라는 답변을 들은 부모 입장에서는 하늘이 무너지는 일일 것이다. 시키는 대로 잘하던 우리 아이가 갑자기 반항을 하다니! 그 때부터 자기주장을 말하고 싶은 아이와 어른의 말을 따르라는 부모의 싸움이 시작된다.

 

  대화가 문제 해결의 지름길이라고 책은 말하고 있다. 어차피 누구나 한번쯤은 겪어야 하는 일이라면, 당연한 경험이라고 인정해야한다고 얘기한다. 여기에서 나온 용어가 ‘지랄 총량의 법칙’이다. 전에 읽은 다른 책에서도 나온 개념이다. 한 사람이 평생 떨 지랄의 양은 정해져 있기 때문에, 빠르건 늦건 사춘기를 꼭 거친다는 것이다.

 

  문득 조카들이 떠올랐다. 큰조카는 중고등학교 때 오라버니와 올케의 말을 엄청 안 들었다. 그러면서 밖에서는 생글생글 예의바르고 귀엽게 하고 다녀서, 주변 어른들은 그 녀석이 집에서 엄마하고 싸운다고 하면 아무도 믿지 않았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지금은 오라버니와 올케에게 엄청 애교를 부리면서 화기애애하게 지내고 있다. 반면에 중고등학교 때 누구보다 듬직하고 말 잘 들으며, 누나와 싸워 마음 상해있는 엄마를 달래주던 둘째조카는 대학생이 되면서 엄청 속을 썩인다고 한다. 음, 그걸 보면 지랄 총량의 법칙이 맞는 것 같다.

 

  막내 조카는 이제 6학년이 되는데, 확실히 사춘기다. 예전에는 ‘네’라는 대답을 잘 했는데, 요즘은 ‘왜?’라는 말이 먼저 나온다. 거기에 가끔 ‘싫은데…….’도 따라온다. 그리고 어떨 때는 왜 싫은지 이유를 곁들일 때도 있다. 그럴 때마다 고모는 지금까지 읽은 책을 떠올리면서, ‘참을 인자’를 외운다. 그래, 논리적으로 이유를 말하는 게 어디냐. 이해하자. 대화하자. 화내지 말자. 소리 지르지 말자.

 

  사춘기에 접어드는 아이를 둔, 아는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해봐야겠다. 아이들은 말하지 않지만, 이 책을 읽으면 속내를 조금은 알 수 있지 않을까? 그러면 아이들과 대화하기가 조금은 더 쉬워질지도 모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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