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명탐정 : 각시투구꽃의비밀
김석윤 감독, 김명민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영제 - Detective K : Secret of Virtuous Widow, 2011

  감독 - 김석윤

  출연 - 김명민, 오달수, 한지민, 이재용

 

 

 

 

 

  배우들의 연기가 좋았고, 배경도 괜찮았고, 화면도 예뻤다. 한지민의 변신을 이끌어낸 메이크업 담당자의 화장술에 감탄했고, 한지민의 의상에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영화는 그리 높은 점수를 줄 수가 없었다. 뚝뚝 끊어지며 연결되지 않는 구성 때문에 도무지 영화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아주 그냥 산만한 흐름이라는 게 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무슨 4컷 만화를 보는 것도 아니고, 걸핏하면 극의 흐름이 끊어지는데 보다가 화가 날 정도였다. 이건 도대체 대본의 문제인지 아니면 편집의 문제인지 모르겠다. 그나마 위에서 언급한 장점이 있었기에 볼만했다. 배우들의 연기와 배경까지 엉망이었다면…….

 

  정조 16년. 공납 비리 사건이 일어난다. 이에 주인공은 왕의 밀명을 받고 수사를 벌이다가 자객에게 위협을 받는다. 우연히 만난 개장수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 그는 열녀 사건을 수사하라는 지시를 받고 적성으로 향한다. 하지만 사실 그것은 겉으로 드러난 명이었고, 진짜는 공납 비리 사건의 배후를 찾기 위함이었다. 그곳에서 주인공 탐정은 상단을 휘어잡고 있는 한객주와 임판서가 모종의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는데…….

 

  책과 달리, 영화는 시간적 공간적 한계가 있다. 그래서 원작이 있는 작품 같은 경우에는 어떤 사건은 생략하기도 한다. 그 때문에 원작보다 흥미가 적다는 평을 듣거나, 사건간의 연계성이 약하다는 평을 듣기도 한다. 원작이 있으면, 자연스레 비교가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기 마련이다.

 

  이 영화는, 욕심이 과하면 어떻게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 같다. 열녀의 죽음에 얽힌 비밀도 조사해야 하고, 공납 비리에 얽힌 사또들을 죽이고 이제는 탐정의 목숨을 위협하는 암살자의 정체도 밝혀야 한다. 또한 한객주가 숨긴 비밀 장부도 손에 넣는 동시에 임판서의 비리 증거까지 찾아야 한다. 그 뿐이 아니다. 한객주의 정체도 알아내야 하고, 천주교 신자를 박해하는 시대라서 명탐정이 천주교 신자라는 것을 들키면 안 된다. 게다가 천주교 세례를 받은 사람들의 명부까지 임판서의 손에서 되찾아야 한다. 하아, 숨넘어가게 많다.

 

  이 모든 사건을 다 다루어야 하기 때문에 영화는 바쁘고 산만하다. 거기다 화면 연결마저 자연스럽지 않게 뚝뚝 끊어지니 더 정신이 없다. 어떻게 보면 다 연결되어 있는 사건들이기에 하나라도 없애면 전반적인 이야기의 흐름이 흔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걸 가능하게 하라고 각색담당과 편집담당이 있는 게 아닐까? 너무 과하게 잘라냈기에 후반부에 노비와 마을 사람들이 주인공에게 눈물을 흘리면서 도와주는 장면에 공감하기 어려웠다. 좀 뜬금없다고 해야 할까?

 

  그나저나 영화에 나오는 ‘김상궁의 은밀한 매력’이라는 책이 너무 궁금하다. 어떤 내용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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