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It Follows, 2014

  감독 - 데이빗 로버트 미첼

  출연 - 마이카 먼로, 린다 보스톤, 케어 길크리스트, 올리비아 루카르디

 

 

 

 

 

  아, 이건 뭐라고 해야 할까? 무분별한 성행위는 목숨을 담보로 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공익 광고라고 해야 할까? 십대가 등장하는 호러 슬래셔 영화에서 단골처럼 등장하는 장면이 있다. 바로 십대 꼬꼬마들의 성행위 장면이다. 나이는 미성년자이지만 몸매는 성인을 능가하는 쭉쭉빵빵한 소녀들과 식스팩은 기본에 어깨가 넓고 우람한 체격의 소년들이 벌이는 성행위 장면은 그야말로 호러 영화를 보는 재미중의 하나이다. 오죽했으면 영화 '스크림 Scream, 1996'에서는 그걸 빗대어 '섹스를 하는 사람들은 꼭 죽는다.'는 법칙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 영화는 거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바로 성행위를 통해서 귀신의 저주가 옮겨간다는 설정을 만들어낸 것이다. 게다가 귀신의 공격을 피하지 못하고 죽으면, 그 사람에게 저주를 옮긴 자에게 다시 저주가 돌아간다는 설정도 흥미로웠다. 만약 저주를 받은 A가 B와 섹스를 해서 귀신을 옮겼는데 B가 죽으면, 다시 A에게 귀신이 나타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가 저주를 피하기 위해 무분별하게 아무나 붙잡고 관계를 맺는 십대들의 이야기를 그린 것은 아니다. 처음 주인공에게 귀신이 따라다니게 된 계기를 보여주기 위해 성관계 장면이 나오긴 했지만, 이후 영화는 다소 진지한 분위기로 이어진다.

 

  내가 살기 위해서 남에게 나쁜 짓을 해도 괜찮은 것인지 고민하는 주인공과 그녀를 위로하고 같이 있어주는 가족과 친구들의 이야기를 주로 그리고 있다. 그래서 막 으스스한 분위기에서 귀신이 등장하고 사람들은 비명 지르며 도망가고 피와 살이 튀기는 살인 장면 같은 건 그리 많이 등장하지 않는다. 나처럼 그런 장면을 기대하고 본 사람들은 실망할 것이다.

 

  영화는 무척 잔잔하다. 간혹 귀신이 등장하긴 하지만, 뭐랄까……. 귀신이라서 무섭다기보다는 너무도 주변과 잘 섞여있어서 무서웠다. 처음에는 그냥 지나가는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귀신이었다. 심지어 그림자까지 있는데! 그 말은 나를 죽이러 오는 귀신이 누구인지, 가까이 다가오기 전까지는 모른다는 뜻이다. 영화 ‘데스티네이션 Final Destination , 2000’이 생각났다. 죽음은 피하려고 해도 피할 수 없는 것이라는 내용의 영화였다. 이번 작품도 그렇다. 아무리 내가 저주를 피하고자 다른 사람들과 섹스를 해도, 그 사람들이 죽으면 저주는 다시 나에게 돌아온다. 시간차가 있을 뿐 언젠가는 죽고 만다. 이 영화의 저주라는 거, 어쩌면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을 죽음을 뜻하는 것 같다. 죽음은 언제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올지 모르는 것이니까 말이다.

 

  주인공과 지인들은 어찌어찌해서 귀신을 물리치긴 한다. 하지만 과연 그걸로 끝일까? 귀신이 그거 하나뿐이 아닐 텐데? 마지막 장면에서 카메라는 손을 잡고 걷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을 정면에서 보여준다. 그런데 카메라가 잠시 둘의 뒷모습을 잡다가 다시 앞을 보여주는데, 저 멀리 뒤에 아까까지 없던 사람이 나타난다. 그는 귀신일까 사람일까?

 

  열린 결말 같은데, 어떻게 보면 전혀 그렇지가 않다. 평생을 귀신이 공격해올 것을 두려워하며 살 지, 아니면 그냥 포기할 지, 그것도 아니면 귀신의 공격은 공격대로 막아가면서 삶을 살아갈 지. 꼭 잡은 손은 어쩌면 둘의 결심을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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