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손용호
출연 - 김상경, 김성균, 박성웅, 조재윤
전국을 공포에 떨게 하는, 여자만 노리는 연쇄 실종 사건이 있다. 주인공인 형사 태수는 단서 하나 잡지 못해 상사에게 질책을 듣는다. 그러던
어느 날, 흔한 뺑소니 사건을 맡은 그는 어딘지 모를 이상함에 뺑소니범을 추격한다. 그의 예상대로 뺑소니범인 강천은 연쇄 실종 사건의 범인이
맞았다. 그를 체포하고 의기양양해하던 김상경은 현장에서 발견된 휴대 전화가 여동생 수경의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동생이 어디 있냐는 질문에
범인은 찾아보라는 말만 남기고, 여동생의 남편인 승현은 슬픔과 분노로 괴로워한다.
3년 후, 조직 폭력배들이 연달아 죽어가는 사건이 일어난다. 수사하던 태수는 이 모든 것이 감옥에 있는 강천을 노린 계획이라는 것을
알아차리는데…….
사실 처음에는 수경이 사라지고 오빠와 남편이 범인을 찾아가는 내용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영화 시작 20분도 안되어 범인이 잡히자 '어?'하는
의아함이 들었다. 설마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나는 건가? 그래서 범인 찾으러 다니는 건가? 하지만 그 예상은 빗나갔다. 범인은 연쇄 살인범으로
감옥에 들어갔다. 그리고 끝까지 수경을 어디에 뒀는지 말하지 않았다. 태수가 무릎 꿇고 빌어도 그는 입가에 미소만 지을 뿐, 찾아보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게다가 수경이 어디 있는지 물어보려는 승현을 거칠게 제압하는 경찰과 그런 그를 비웃듯이 보는 강천의 태도는 주객이 전도된
기분이었다. 피해자보다 가해자 인권에 더 신경 쓰는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었다.
가족들이 어떤 심정이었는지 짐작도 할 수 없었다. 살아있을 희망은 1%도 되지 않은 상황이라 죽었을 거라 체념하기도 하다가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이 들기를 반복하면서 살아가는 삶이란 어떤 것일지……. 결국 태수는 예전의 활력을 잃어버리고 살아가는 삶을 택했고, 승현은 복수를 택했다.
이 영화의 전반부가 강천을 잡는 내용이었다면, 후반부는 승현이 어떻게 복수하는지 보여주고 있었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모르겠는 부분은, 극비라서 경찰도 잘 모르는 사실을 어떻게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승현이 알아내 이용할 수 있냐는 것이었다.
설마 평범한 회사원이 아니었던 걸까? 하긴 검찰에 영향력 있어 보이는 사람을 만나 내부 정보를 빼낼 정도면…….
영화 곳곳에서 존재는 하지만 실행되지 않고 있는 사형제도에 대해 여러 사람의 입을 통해 얘기하고 있다. 사형당해 마땅한 놈들을 국민의 세금으로
먹여살려주고 있는 현실이 과연 정당한 것인가 질문을 하고 있는 것이다. 존재하는데 왜 집행하지 않는가? 놈들은 그런 형을 받아 마땅한데 말이다.
그런데 음……. 영화에서 나온 정도로는 사형 제도를 반대하는 사람들에게는 공감을 얻지 못할 것 같다. 어차피 사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 영화의 내용과 상관없이 찬성할 것이다. 하지만 반대하는 사람들은?
물론 영화는 영화일 뿐 다큐는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등장인물의 지나가는 대사나 신문 표제정도로 지나갈 것이 아니라 좀 더 공감을 얻는 화면
하나 정도는 넣어두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예를 들어 강천이 실종자의 위치를 알려준다고 실종자 가족을 희망 고문하는 장면이라든지 그것을
미끼로 감옥에서 온갖 혜택을 얻어 희희낙락하면서 지내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더 효과적이지 않았을까?
그런 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았기에 영화는 그냥 피해 가족의 복수극으로만 끝나게 되었다. 그 복수극에 공감은 가지만, 많이 아쉬웠다.
중간에 강천과 전직 조폭 두목의 샤워실 격투장면은 와아! 강천역을 맡은 박성웅씨의 몸매에 감탄했다. 그 부분만으로도 영화의 평점을 높게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