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셜록 : 시즌3 (2disc) - 한국어 더빙 수록
폴 맥기건, 마틴 프리먼 외 / KBS 미디어 / 2014년 3월
평점 :
품절


원제 - Sherlock, 2013

원작 - 코난 도일

극본 - 마크 게이티스, 스티븐 모팻

출연 - 베네딕트 컴버배치, 마틴 프리먼

 

 

 

 

원작대로 셜록은 살아 돌아왔다. 하지만 원작과, 달리 어떻게 그 상황에서 살아남았는지 확실한 해명은 없었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서 전반적으로 개그가 늘었다. 작가들이 추리보다 개그컷의 비중을 어떻게 하면 적절하고 효과적으로 늘릴 수 있는지만 연구했나보다. 특히 셜록과 마이크로프트 둘이 있으면, 두 형제의 잘난 척과 말장난으로 만담을 보는 것 같았다. 거기에 허드슨 부인까지 가세하면 이건 뭐…….

 

첫 번째 에피소드인 '빈 영구차 (The Empty Hearse)'는 단편 '빈집의 모험'이 원작이다. 홈즈가 살아 돌아와 모리아티의 남은 부하인 모린 대령을 잡아들이는 내용이었다. 이번에도 그런 내용인데, 스케일이 꽤 커졌다. 드라마가 워낙에 인기가 높아져서 제작비를 많이 받았는지, CG가 무척이나 멋졌다. 런던의 대표 명물인 빅 벤이라든지 국회 의사당이 팡팡 터지는 장면이 꽤나 인상적이었다.

 

초반에 셜록이 사건을 여러 개 해결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거의 다 단편에 있는 사건들이었다. 예를 들면 '기어 다니는 남자' 라든지 '신랑의 정체'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왓슨 보살설이 다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에피소드였다. 그리고 셜록의 약점은 바로 왓슨이라는 사실이 확실히 밝혀지는 편이었다.

 

 

'세 개의 서명 (The Sign of Three)'은 존과 메리의 결혼식이 배경이다. 두 사람의 결혼식이 벌어지는 와중에, 셜록은 그때까지 있었던 사건사고들을 떠올리면서 앞으로 일어날 살인사건을 막아낸다. 사건을 해결하는 셜록의 머릿속 장면들이 무척 재미있었다.

 

그런데 친구의 결혼식 때문에 정신이 없었던 걸까? 예전의 셜록같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뭐랄까, 그 전까지는 손닿을 수 없는 곳에 있는 것 같았던 존재가 근처로 내려온 느낌? 지난 시즌까지 보여줬던 나름 의젓한 어른에서 징징대는 어린 아이가 되어버린 것 같다. 하긴 원작에서도 그랬다. 왓슨이 결혼한 다음에 자길 혼자 내버려뒀다고 투덜대는 홈즈의 모습이 나오긴 했다.

 

 

마지막 서약 (His Last Vow)은 단편 '찰스 오거스터스 밀버튼'이 떠올랐다. 그 이야기에서는 귀족들의 약점이 될 만한 편지나 서류를 가지고 협박하는 비열한 남자가 나오는데, 이 에피소드에서의 마그누센이 그런 사람이었다. 언론사 사주로 고위 관료는 물론이거니와 여러 사람의 약점이 될 만한 사실을 손에 쥐고 있는 남자이다.

 

첫 번째 이야기에서 셜록이 왓슨의 부인인 메리를 보았을 때 '거짓말쟁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는데, 그게 이번 편에서 무척이나 중요한 열쇠가 된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 왜 셜록은 그런 여자가 왓슨과 결혼하려고 하는데 내버려둔 걸까? 의문이 생기면 파헤치는 게 셜록 홈즈가 아니었나? 게다가 온 세상의 정보를 다 알고 있는 마이크로프트 역시 몰랐을 리도 없고……. 뭔가 이상하다.

 

이번 편에서 마이크로프트와 셜록은 시트콤에서나 볼 법한 행동을 한다. 똘똘하고 나라의 운명을 좌우할 정도로 유능하지만, 엄마 앞에서는 담배 하나도 마음대로 피지 못하는 착한 아들. 이런 걸 갭모에라고 하던가?

 

 

추리에 개그를 가미했다기보다는, 개그에 추리를 넣은 것 같은 3시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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