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 과학자 프래니 1 - 도시락 괴물이 나타났다 도시락 1
짐 벤튼 지음, 박수현 옮김 / 사파리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부제 - 도시락 괴물이 나타났다

  원제 - Franny K. Stein, Mad Scientist #1: Lunch Walks Among Us, 2003

  작가 - 짐 벤튼

 

 

 

 

 

  달력을 보니 어린이날이 얼마 안 남았다. 언제나 막내 조카에게 명작 동화라든지 역사나 예술관련 책을 선물로 해줬기에, 이번에는 뭔가 색다른 책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뭐가 좋을까 이리저리 검색하다가, 눈에 들어온 제목이 있었다. 과학자라니 과학에 쪼금 흥미를 보이고 있어서 괜찮을 것 같고, 엽기라니 음, 이건 고모 취향에 맞을 것 같았다. 우선은 어떤 내용인지 궁금해서 도서관에서 빌렸는데, 와아 이거 재미있다. 딱 내 취향이다.

 

  다른 아이들과 달라도 너무 다른 프래니. 또래 여자 아이들이 바비 인형을 갖고 놀 때, 프래니는 괴물 인형을 직접 제작한다. 또한 아이들이 땅콩 버터를 바른 샌드위치 도시락을 가지고 올 때, 그녀는 생고기를 칼에 꿰어 직접 구워 먹는다. 그 뿐일까? 다른 여자아이들은 분홍분홍에 레이스로 방을 꾸미는데 비해, 그녀는 박쥐라든지 타란툴라 거미에 피라냐가 들어있는 방을 좋아한다.



 

  새로 전학 온 학교에서, 프래니는 친구를 사귀고 싶었다. 그래서 다른 아이들처럼 평범하게 변신을 하기로 결심한다. 역시 직접 제조한 약을 먹고 아이들과 친하게 된 프래니. 하지만 며칠 전에 그녀가 쓰레기통에 버린 게살 수프에 다른 아이들이 버린 이런저런 쓰레기들이 반응을 일으켜 거대한 괴물이 만들어진다. 프래니, 수프에 뭘 넣은 거니. 게호박 괴물은 담임인 셀리 선생을 납치해서 깃대에 오른다.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프래니는 중대한 결심을 한다. 다시 예전처럼 돌아가기로 한 것이다. 그녀는 아이들의 도시락에서 햄을 꺼내 실로 꿰매 햄괴물을 만든다. 그리고 그것을 이용해 게호박 괴물을 무찌르고 선생님을 무사히 구출한다. 모든 상황이 마무리 된 후, 프래니는 아이들이 다시 자신을 싫어하고 피할 것이라 생각하는데…….

 



  감동적이었다.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이라는 걸 확실히 보여주고 있는 책이었다. 프래니가 다른 아이들과 다른 취향을 가진 것은, 그 또래 아이들과 비교해봤을 때 잘못된 것이 아니었다. 그녀가 샤방샤방 핑크핑크한 것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 어두침침 칙칙한 것을 좋아하는 것도, 다른 아이들이 샌드위치를 먹을 때 그녀는 직접 만든 따끈따끈한 음식 먹기를 원하는 것도, 야구공이 아닌 박쥐를 던지고 야구를 하고 싶어 해도, 119를 부르기보다는 직접 햄과 샌드위치를 사용해 괴생명체를 만들어서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것도, 그녀의 머리 한 부분이 잘못되어 이상해졌다거나 틀린 게 아니었다.

 

  그냥 남들과 다른 것이었다.

 

  그녀가 잘못되거나 틀린 거였다면, 부모가 그냥 내버려둘 리가 없었을 것이다. 이웃에서도 난리가 났을 테고 말이다. 그런데 모두들 그녀가 하는 행동을 그냥 옆에서 지켜보기만 했다. 자기가 저지른 잘못에 대해 직접 해결하고 반성하는 과정을 통해 성숙해지기를 바라는 것이라 생각한다. 셀리 선생도 말한다. 프래니가 남들을 똑같이 따라 해서 그들의 애정을 바라는 것보다, 본래 그녀의 모습을 더 좋아한다고.

 

  남들과 똑같이 되려고 애쓸 필요가 없고, 모든 아이들이 획일화되어서 자신만의 개성이나 생각을 잃어버리는 게 얼마나 부질없는 짓인지 보여주고 있다. 조금만 눈을 돌리면, 지금까지 몰랐던 멋진 것들을 알 수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처음에는 만지기도 어려워했던 반 친구들이 프래니의 발명품으로 노는 것도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말이다.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이고, 다른 것도 인정할 수 있어야 모르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것을 계기로 타인을 100% 이해하는 건 어렵지만, 적어도 무조건 배척하지는 않게 된다. 모르는 게 약이라지만, 요즘은 그러면 안 된다. 적어도 인터넷에 올라오는 말들을 믿고 '우-'하고 따라다니는 생각 없는 사람으로 살아서는 안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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