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Predestination (타임 패러독스)(지역코드1)(한글무자막)(DVD)
Sony Pictures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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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Predestination, 2014

  감독 - 마이클 스피어리그, 피터 스피어리그

  출연 - 에단 호크, 사라 스눅, 노아 테일러, 매들린 웨스트

 

 

 

 

 

  시간 여행은 오래 전부터 사람들의 흥미를 끄는 소재이다. 만약 과거로 돌아가서 알고 있는 사건을 바꾸면 어떻게 될까 에서부터 미래로 가면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등등. 심지어 역사를 바꾸려는 사람들을 관리하는 시간 관리자까지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이 영화는 시간을 오가면서 사건사고를 막아내는 조직과 거기서 제일 뛰어나다는 요원에 대한 이야기다. 뉴욕을 초토화시킨 폭파범을 잡기 위해, 조직은 가장 뛰어난 요원을 과거로 보낸다. 그의 임무는 폭파범에 대해 남겨진 증거를 모아서 사건을 막아내는 것이다.

 

  바텐더로 신분을 속이고 일하던 요원은 존이라는 한 남자를 만난다. 그리고 그에게서 묘한 이야기를 듣는다. 존은 사실 고아원 문 앞에 버려진 제인이라는 여자아이였다는 것이다. 제인은 한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그는 사라진다. 혼자 남은 그녀는 그의 아기를 낳는데, 설상가상으로 병원에서 아이가 납치당한다. 그리고 제인은 산부인과 검사 결과 자신이 남자와 여자의 성기를 다 가졌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게다가 출산의 후유증으로 여성으로서의 성은 사라지고, 남성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도 듣게 된다. 그녀, 아니 존은 자신을 임신시키고 사라진 남자에게 이를 갈고 있었다. 요원은 그 남자를 만나게 해주겠다고 제안하는데…….

 

  기본 줄거리는 예전에 어디선가 읽어본 기억이 난다. 그 얘기는 무척 짧은 분량이었는데, 영화에서는 극적 긴장감을 주기 위해서였는지 여러 가지 부가적인 설정을 가미했다. 폭파범과 그를 찾는 여러 가지 단서들이 그 예가 될 것이다.

 

  영화는 많은 사람들이 등장하지 않는다. 요원과 존(또는 제인) 두 사람이 전반적인 극을 이끌어가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무척이나 흡입력이 느껴졌다. 시간 여행기를 이용해 과거와 현재 미래를 왔다 갔다 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사실, 영화에서의 현재가 언제라고는 꼬집어 말하기가 어렵다. 어떤 시점에서 보냐에 따라서 현재가 바뀔 수 있으니까 말이다.

 

  남자와 여자 두 역할을 맡은 배우 사라 스눅의 연기는 참 놀라웠다. 여자인 제인 역할일 때는 꿈 많은 순진한 소녀같이 핑크핑크한 분위기를 내는데, 존이라는 남자를 연기할 때는 칙칙하고 사회에 불만이 많은 느낌이 팍팍 풍겼다.

 

  영화를 보면서, 문득 미국 애니메이션 ‘사우스 파크 South Park’에 등장하는 에릭 카트맨의 출생의 비밀이 떠올랐다. 음, 사우스파크 제작진도 그 단편을 읽은 걸까? 물론 카트맨이 더 비열하고 속물근성에 찌들어있으며 무한 이기주의자이고 더 어리다는 차이는 있다. 아직 초등학생인데 벌써부터 그러고 다닌다면, 커서는 어떻게 될 지 두렵기만 하다. 얘는 세계 제패는 물론이고 우주 정복까지 할 놈이다.

 

  다시 영화로 돌아와서, 마지막 장면은 확실히 어떻게 될 것인지 말해주지 않는다. 하지만 원제를 보면 알 수 있다. Predestination. 숙명, 운명이라는 뜻이다. 만약 그가 마지막에 선택을 바꾼다면 지금까지의 모든 것들은 허사가 되어버린다. 어쩌면 모든 것이 무(無)로 돌아갈 지도 모른다. 그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단 한 가지 길밖에 없었다. “I miss you dreadfully"라는 마지막 대사를 보면 알 수 있다.

 

  인간은 결국 정해진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걸 보여주는 것 같다. ‘시지프스의 신화’가 떠올랐다. 인생이란 결국 삽질의 연속이라고 볼 수도 있고, 아무리 애써봤자 누군가 정해놓은 길에서 한발자국도 벗어날 수 없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러니까 개천에서 용이 날 리가 없다는 말인가?

 

  아, 이 영화의 원작이 된 단편은 로버트 하인라인의 ‘All You Zombies’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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