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아 드립니다 신나는 새싹 7
프쉐맥 베흐테로비치 글, 에밀리아 지우박 그림, 길상효 옮김 / 씨드북(주) / 201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작가 - 프쉐멕 베흐테로비치

  그림 - 에밀리아 지우박

 

 

 

 

 

  우리 삼남매와 엄마아빠는 어릴 적부터 안아주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다. 안아주는 건 고사하고 팔짱을 끼거나 손을 잡고 다닌 기억이 거의 없다. 그런데 이상하게 조카들은 ‘꼬옥’하고 안아주는 걸 너무 좋아했다. 특히 막내 조카가 그렇게 하는 걸 좋아하는데, 열두 살이 된 지금도 우리 집에서 자기네 집으로 갈 때 할머니나 고모인 나를 꼬옥 안아주고 간다. 심지어 백허그를 하고 갈 때도 있다.

 

  조카들이랑 꼬옥하는 건 무척이나 기분이 좋다. 아가들 특유의 비누 냄새도 좋고 말랑말랑한 볼이 닿는 느낌도 좋다. 하지만 무엇보다 좋은 건, 감정이 진정된다는 점에 있다. 혼을 내고나서 시간이 조금 지난 다음에 안아주면, 조카도 그렇고 나도 어느 정도 기분이 평온해지는 것 같다. 그 뿐 아니라, 별다른 이유 없이 그냥 안기만 해도 마음은 따뜻해진다. 또는 칭찬할 일이 있을 때 꼬옥 안아주면서 엉덩이를 팡팡 두드려주기도 한다. 물론 그러다가 헤드락을 걸고 장난을 칠 때도 있지만…….



 

  어떻게 하면 하루를 즐겁게 보낼 수 있는지 알려주겠다며 아들 곰과 함께 다른 동물들을 찾아 나선 아빠 곰. 아빠 곰은 누군가를 안아주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뿐만 아니라, 아주 많은 게 좋아진다고 말한다. 곰 부자의 안아주기를 받은 동물들은 처음에는 당황하지만, 곧 기분이 좋아진다. 족제비 아가씨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걸 느끼고, 비버 아저씨는 괜찮은 이웃을 가졌다고 생각하게 된다. 토끼와 늑대는 행복해했다. 그리고 큰사슴 할아버지는 얼마 남지 않은 인생에 즐거운 일이 생겼다고 좋아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마치 조카를 안아줬을 때와 비슷한 기분을 느꼈다. 꼬옥 안고 있는 곰의 얼굴과 영문을 모르겠는 비버의 표정 대비가 좀 웃겼지만, 대부분의 동물들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내가 생각하기에, 동물들도 누군가를 안아줄 때 알 수 있는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바로 ‘편안함’이다.

  ‘따뜻함’이다.

  이 세상엔 나 혼자가 아니라는, 누군가 옆에 있다는 ‘안도감’이다.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의 체온을 느끼면서 위로를 받기도 하고, 용기를 얻기도 한다. 마음이 안정되는 것은 기본이고 말이다. 아! 그래서 프리 허그가 유행인건가? 하지만 난 그 정도로 활발한 성격이 아니라서……. 아무래도 주말에 막내 조카가 오길 기다려야겠다. 오면 ‘꼬옥’하고 안아줘야지. ‘일주일 동안 학원 다니느라 고생 했어.’라고 말해주면서 말이다.



 

  음, 그런데 어린 친구들이 읽기에는 글자가 좀 많았고 크기도 작았다. 누군가 옆에서 읽어줘야 할 것 같다.

 

 

 

 * 사진은 출판사에서 인터넷 사이트에 제공한 것을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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