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버전트
닐 버거 감독, 테오 제임스 외 출연 / 노바미디어 / 2014년 8월
평점 :
품절


원제 - Divergent , 2014

  감독 - 닐 버거

  출연 - 쉐일린 우들리, 테오 제임스, 케이트 윈슬렛, 애슐리 쥬드

 

 

 

 

 

  디스토피아적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한, 십대가 주인공인 소설 원작의 삼부작 영화중 첫 번째 편이다. 이 문장 하나면 영화에 관한 설명은 끝난 것 같다.

 

  디스토피아적 미래라면, 아마 사람들을 재능에 따라 나누어서 직업을 갖게 할 것이고, 가족보다는 능력에 따른 구별을 더 중시하는 사회가 배경일 것이다. 그런 사회에서 이단아처럼 등장하여 반항하는 것이 주인공이고 말이다. 게다가 십대라니! 질풍노도의 십대가 주인공이면 반항은 기본에 연애질도 하고, 친구들과 경쟁도 하며 때로는 질투의 대상이 되는 게 기본이다. 아마 직업을 정해야하는 나이에 처한 주인공이 그런 체제가 마음에 들지 않아 튕겨보거나 부셔버리겠다고 나대는 내용일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삼부작 중의 첫 번째라니 배경 설명만 하다가 끝날 수도 있다.

 

  영화는 딱 이런 구조를 갖고 있다.

 

  전쟁으로 모든 곳이 파괴되고 겨우 살아남은 사람들은 다행히 파괴되지 않은 도시 시카고에 모여 산다. 그들은 다섯 개의 분파로 이루어진 사회를 구성해 그 곳에서 살고 있다. 모든 사람들은 분파의 규칙을 엄격히 지켜야하고, 그곳에서 벗어나면 무분파가 되어 노숙자처럼 살아가야 한다. 아이들은 열여섯 살이 되면, 적성 검사를 하고 그에 맞는 분파에 속해 평생을 살아가게 된다.

 

  ‘에러다이트’는 지식과 연구를 담당하는, 이른바 과학자 집단이다. ‘애머티’는 농작물을 재배하는 무리이고, ‘캔더’는 법과 질서를 수호한다. ‘돈트리스’는 군인과 경찰로 이루어져있다. 그리고 주인공 트리시가 태어난 ‘애브니게이션’은 봉사를 중시하는 분파이다. 그런데 모든 사람들이 하나의 특징만 갖고 태어나는 것은 아니다. 주인공 트리시는 어느 분파에도 속하지 않는, 달리 말하면 모든 분파의 특성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다이버전트’ 판정을 받는다. 그 사실을 들키면 쫓겨나거나 잡혀갈 수 있기에, 트리시는 그것을 숨기고 평소에 동경하던 ‘돈트리스’에 들어간다. 그곳에서 그녀는 두 가지 큰 문제에 맞닥뜨린다. 하나는 군사 훈련에서 낙제하지 않고 진급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의 특성을 들키지 않는 것이다.

 

  한편 한정된 자원을 쓸모없다 여기는 무분파들에게까지 배급하는 ‘애브니게이션’이 못마땅했던 ‘에러다이트’의 지배층. 그들은 ‘돈트리스’ 수뇌부와 손을 잡고 군인들을 세뇌시켜 전쟁을 일으키려 하는데…….

 

  군사 훈련을 받는 과정 중의 몇 장면은 자유로움과 해방감을 느끼게 하는 화면의 연속이었다. 모의 전투를 끝내고 줄에 매달려 도시 중심부를 가로지르며 내려가는 장면은, 그야말로 아찔한 롤러코스터를 보는 기분이었다. 어쩌면 주인공은 그런 감정을 느끼고 싶어 돈트리스에 지원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기준에 미달하면 탈락한다는 규정은 참으로 무시무시했다. 그렇게 되면 그들은 돌아갈 곳이 없기 때문이다. 핏줄보다 분파라는 명분아래, 탈락자들은 무분파가 되어 보호받지 못하고 떠돌게 된다. 그 때문에 친구와 경쟁자가 공존하는 훈련소는 방심할 수가 없는 곳이었다. 문득 요즘 사회를 보는 것 같아서 씁쓸했다. 자신의 등급을 올리기 위해 다른 이의 학업을 방해하는 사례를 심심치 않게 들었기 때문이다. 지금이나 미래나, 경쟁은 피할 수 없는 일인가보다. 인류가 존재하는 한, 절대로 없어지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에러다이트가 애브니게이션을 말살하려는 장면에서도 역시 뭔가 떠올랐다. 비생산적인 활동을 하고 규칙에서 어긋나는 행동을 해도 좀 봐주는 애브니게이션의 존재가 어쩌면 엄격한 통제를 중시하고 한정된 자원을 유지해야하는 지도층에게는 불필요하고 방해가 된다는 생각이 들었을지도 모르겠다. 말로는 평화와 안정을 외치지만, 사실은 자기들이 권력을 잡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들 말을 잘 따르는 사람들만 남겨두는 것이 이로울 것이다. 반대하는 사람들은 세뇌시킨 자들을 이용해 평화를 깨고 무능하며 사회를 좀먹는 존재라는 죄명으로 제거하고 말이다. 어쩐지 미국 영화에서 익숙한 향기가 난다.

 

  첫 번째 이야기라서, 초중반까지는 배경 설명과 주인공의 훈련 과정이 전부였다. 거기에 사건 해결은 순식간에 지나간다. 뭐야, 달리기도 못하고 총도 못 잡아봤던 애브니게이션 출신들이 어쩌면 잘 뛰고 잘 쏘는 걸까? 본격적인 이야기는 두 번째 편에서나 진행될 것 같다. 올해 2편이 개봉하고, 3편이 이부작으로 내년과 내후년에 개봉 예정이라는데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그나저나 마지막 장면은 음……. 자식 키워봤자 소용이 없다는 말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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