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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 전집 8 (양장) - 홈즈의 마지막 인사 ㅣ 셜록 홈즈 시리즈 8
아서 코난 도일 지음, 백영미 옮김 / 황금가지 / 2002년 9월
평점 :
원제 - His
Last Bow,1914
작가 - 코난 도일
제목은 ‘마지막 인사’지만, 아쉬워하지 마시라! 아직 전집에는 한 권이 더 남아있다! 그래서일까? 이번 단편집에는 여덟 개의 이야기밖에 들어있지
않다. 다른 책들이 비해 두께가 얇다.
『등나무 집』은 TV 프로그램인 ‘세상에 이런 일이!’에 제보를 해도 어울릴 것 같은 사건이 나온다. 스콧 에클스는 우연히 알게 된 가르시아에게
초대를 받아 그의 집을 방문한다. 하지만, 하룻밤 자고 일어나니 집주인 가르시아는 물론이고 하인들까지 몽땅 사라지는 기막힌 일이 일어난다.
게다가 사라졌던 가르시아가 조금 떨어진 곳에서 살해당한 채 발견되자, 제일가는 용의자가 된 것이다. 살해당한 남자가 남긴 편지에서 홈즈는
살해범을 찾아낸다.
『소포 상자』는 한 여인에게 사람에게서 잘라낸 귀 두 개가 배달되어온다. 도대체 누가 왜 조용히 살아가는 여인에게 그런 것을 보냈을까? 그리고
도대체 누구의 귀일까? 아, 사건의 설명을 읽으면서 무척이나 기분이 좋지 않았다. 누구의 잘못일까? 사랑이 의심으로 변한 질투? 서로 사랑하는
두 사람 사이에 끼어 이간질을 이기심? 사랑하는 사람을 믿지 못하게 된 불신? 그것도 아니면 집착? 사람 사이의 일은 양쪽의 말을 들어봐야
하지만, 여기서는 그럴 수가 없어 안타깝기만 하다.
그나저나 홈즈, 여기서 엄청난 말을 남긴다. “이번 사건에서 내 이름은 아예 언급하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나는 좀 까다로운 사거에만
명함을 내밀고 싶으니까요.” -p.80 와, 잘난 척 쩐다. 하지만 그럴 만한 사람이 하니까 재수 없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는다.
『붉은 원』은 기묘한 하숙생에 대한 이야기다. 방밖으로 한발자국도 나오지 않는, 말 한마디도 하지 않는 하숙생의 정체는 무얼까? ‘들어올 때는
마음대로지만, 나갈 때는 아니란다’는 말이 떠오르는 단편이었다.
『브루스파팅턴 호 설계도』는 영국 해군성에서 설계도를 잃어버리는 내용이다. 음, 역시 매 단편집마다 한 번씩 잃어버리지 않으면 재미가
없지.『그리스 어 통역관』에서 처음 등장했던 홈즈의 형이 직접 동생네 집에 와서 사건을 의뢰한다. 시체로 발견된 직원의 주머니에서 잠수함
설계도의 일부가 발견되었는데, 중요한 세 장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그는 동생 홈즈에게 누가 설계도를 훔쳤는지 알아내고, 그 직원이 왜
살해당했는지 그리고 남은 세 장을 찾아오라고 부탁한다.
『빈사의 탐정』에서 홈즈는 최고의 연기력을 보여준다. 몇날며칠을 굶으며 완벽하게 아픈 사람 연기를 해낸다. 범인을 잡기 위해 노력하는 그의
모습이 멋졌다. 하지만 ‘왓슨을 바보로 만들다니! 친구를 뭐로 보는 거야!’라는 생각과 함께, 혹시 이 두 사람의 관계는 친구라기보다는 아주
친밀한 팬과 우상의 사이가 아닐까하는 의문도 들었다.
『프랜시스 카팍스 여사의 실종』에서는 진짜 진짜 나쁜 XX들이 등장한다. 와 진짜, 어떻게 사람을 그렇게! 그러니까 남자건 여자건 좋은 말만
해대면서 괜히 친근하게 구는 사람을 믿으면 큰일 난다. 좋은 말을 하는 사람은, 말빨만 좋은 걸 수도 있다. 그런 사람을 믿으면 X되는 거다.
『악마의 발』에서는 홈즈가 불쌍하기까지 했다. 과로 때문에 요양하러 간 시골마을에서 기이한 사건을 떠맡았으니 말이다. 음, 그러고 보니 포와로도
그렇고 엘러리 퀸도 다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 이건 명탐정들의 운명 같은 건가보다. 그나저나 독성을 실험해보겠다고 왓슨까지 끌어들여 이상한
향정신성 기체를 마시다니! 실험 정신이 투철하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무모하다고 해야 할까?
『마지막 인사』는 1차 대전을 배경으로 한다. 아니, 그 전부터라고 해야 할 것이다. 영국에 암약하고 있는 독일인 첩보조직을 일망타진하기 위한
홈즈와 왓슨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번 단편집 중에서 제일 별로라는 느낌을 받은 이야기라서 더 이상의 감상은
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