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즈 전집 3 (양장) - 바스커빌 가문의 개 셜록 홈즈 시리즈 3
아서 코난 도일 지음, 백영미 옮김, 시드니 파젯 그림 / 황금가지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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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The Hound of the Baskervilles, 1902

  작가 - 코난 도일

 

 

 

 

  지난 이야기에서 홈즈는 가버렸다. 범죄의 대가 모리아티를 없애기 위해 자신의 목숨도 버린 것이다. 논개의 정신은 이곳에서도……. 그런데 그로부터 8년 후, 새로운 셜록 홈즈 이야기가 나왔다. 그것도 어딘지 모르게 음울하고 기괴한 이야기로 말이다.

 

  아주 오래 전, 난봉꾼이었던 휴고 바스커빌이 황무지에서 괴물같이 큰 개에게 죽임을 당한다. 이후 그 일은 전설로 믿어졌다. 그런데 그 집안의 후손인 찰스 바스커빌이 불가사의한 죽음을 맞이했다. 그의 시체 곁에 찍힌 커다란 개의 발자국은 잊혔던 휴고의 죽음을 기억하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다음 후계자인 헨리에게도 이상한 일이 연이어 일어난다. 협박장이 배달되어 오고, 신발이 사라지고 미행이 붙는 것이다. 그의 신변 보호를 부탁받은 홈즈는 급한 일을 처리해야한다며, 왓슨을 먼저 보낸다. 과연 전설의 개는 존재하는 것일까? 아니면 누가 찰스를 죽인 걸까? 커다란 괴물 개의 정체는 무엇일까?

 

  눈에서는 빛이 나고, 몸집은 송아지만한 개가 달려들면, 어휴. 상상을 해보니 그런 일이 닥치면 무서워서 비명을 지르고 울부짖거나, 심장마비로 죽을지도 모르겠다. 이번 사건에서는 그런 엄청난 개가 등장한다. 물론 그 개를 이용하는 사악한 머리를 가진 범죄자도 같이 나온다. 개는 사악한 머리와 마음을 가진 주인이 시키는 대로 하는 것뿐일 테니, 어떻게 보면 불쌍하다. 좋은 주인을 만났으면 예쁨 받고 살 수도 있었을 텐데…….

 

  돈 앞에는 친구고 친척이고 사랑이고 뭐고 없다는 걸 확실히 보여주는 이야기였다. 오직 돈과 자기 자신만이 있을 뿐이다. 그래서 그 모든 사건이 일어나는 모양이다. 자기 자신 외에는 없으니까, 애정도 호의도 관심도 친분도 모두 이용해먹을 수 있으면 다 이용하고, 다른 사람의 감정도 조종하여 자신의 의도대로 이끌고. 결론을 말하자면, 나쁜 놈이다. 그런 결말을 맞이해도 싼 놈이다. 좀 더 괴로워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지난 두 개의 장편, ‘주홍색 연구 A Study in Scarlet, 1887’ 라든지 ‘네 사람의 서명 The Sign of Four, 1890’과 비교해봤을 때, 이번 이야기는 내 마음에 쏙 들었다. 구구절절 쓸데없는 것처럼 보이는 범인의 과거사도 별로 많이 나오지도 않고, 점진적으로 사건이 진행 되가는 느낌도 괜찮았고, 다른 여러 사건들이 얽히면서 독자들을 교묘히 다른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중간 부분의 흐름도 좋았다.

 

  다만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은 한 여인에 대한 것이다. 역시 홈즈도 미녀에게 약한 것일까? 아니면 여자는 무능력하고 남자의 말에 순종적으로 따르기만 하는 존재로 보는 걸까? 왜 그녀를 공범이 아닌 피해자로 여긴 걸까? 왜 그녀가 그가 시키는 대로 모든 것을 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걸까? 아쉽기만 하다. 어쩌면 그녀도 적극적으로 가담했을지도 모른다. 그런 부분을 소홀히 한 홈즈를 보면서, 그 시대에 여자를 어떤 시각으로 보았는지 추측할 수 있었다. 하긴 여자는 자기 앞으로 물려받은 재산도 자기 마음대로 못 쓰는 시대였으니. 오죽할까?

 

  현대를 배경으로 이 소설을 다시 쓴다면, 그녀를 진범으로 해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전에 드라마 ‘크리미널 마인드’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나왔었다. 사람들은 덩치가 큰 남자가 주범이고 연약하고 어린 여자가 강압을 받아 공범이 되었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그게 아니었다. 여자가 남자를 조종하고 있었다. 어쩐지 그게 더 재미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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