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아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 제니퍼 코넬리 외 출연 / 파라마운트 / 2014년 8월
평점 :
품절


  원제 - Noah , 2014

  감독 - 대런 아로노프스키

  출연 - 러셀 크로우, 제니퍼 코넬리, 엠마 왓슨, 안소니 홉킨스

 

 

 

 

  노아의 방주와 대홍수 얘기는 아직까지 진위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는 성경에 나오는 에피소드 중의 하나이다. 예전에 어느 산에서 방주의 일부가 발견되었다는 기사도 나오고, 그 언론매체의 신빙성은 0에 가깝다는 얘기도 돌았다. 이번에 영화로 만들어졌다는 기사를 읽었을 때, 머리에 떠오른 것은 ‘명절용 영화가 또 하나 만들어지겠구나.’였다. 예전에 만들어졌던 영화 ‘벤허 Ben-Hur, 1959’, ‘십계 The Ten Commandments, 1956’, 그리고 ‘쿼바디스 Quo Vadis, 1951’ 같은 유의 작품일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좀 달랐다. 예전에 나온 영화는 신의 무한한 능력에 경외감을 표현하며, 그에 복종하고 은혜로움에 감사해하는 인간의 모습이 주로 나타났다. 거기에 신에게 반항하다가 처절하게 망가지는 인간은 덤이었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신이 간접적으로도 등장하지 않았다. 십계에서 모세는 신의 음성을 듣고 그 능력을 직접 목격했었다. 하지만 노아는 계속해서 신에게 애원했지만 아무런 대답도 들을 수 없었다. 그 때문에 자신이 하는 일이 올바른 것인지 확신을 갖지 못해 불안해한다.

 

  어쩌면 신의 부재를 느끼는 현대인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다. 신이 아무런 대답을 해주지 않기에 자신이 가는 길이 맞는지 확신이 없고, 동시에 자신의 선택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 다른 이의 의견은 귀 기울이지 않고 독선적으로 행동하는, 어떻게 보면 융통성 없고 맹신적인 사람의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홍수를 일으켜 인간을 죽이겠다는 신의 뜻을 결국 자기 가족들까지 희생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노아의 마음이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했다. 인간은 이 지구에 존재해서는 안 되는 부정한 창조물이다. 그 때문에 신은 동물들이 안전해질 때까지 돌봐주라는 임무를 맡기기 위해 우리 가족을 남겨두신 것이다. 나중에 물이 다 빠지고 동물들을 풀어놓으면, 마지막 남은 인간인 우리 가족도 죽어야 한다. 그게 노아의 믿음이었고, 사명이었다. 그래서 할아버지인 므두셀라를 버리고 오고, 임신한 며느리도 죽이려고 했던 것이다. 신이 그게 아니라고 말 한마디만 해줬어도 그와 가족들이 그렇게 고통 받지 않았을 텐데…….

 

  영화는 기본적으로 성경에 나온 얘기를 하고 있다. 다만 극적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카인의 후손인 두발가인을 등장시켜 노아와 대치하게 한다. 방주를 만드는 노아를 배척하고, 다른 인간들을 지배하는 두발가인. 그는 비가 내리기 시작하자 몰래 방주에 올라타, 노아의 둘째아들을 포섭해 위기상황을 만들어 낸다. 노아의 심리를 더 극한으로 밀어붙이는 계기가 된다.

 

  독특한 점을 들자면, 트랜스포머 같은 네피림들이다. 노아가 방주를 지을 동안 다른 세력들이 공격하지 못하게 방어해주는 임무를 맡고 있는데, 외형이 너무도 트랜스포머와 비슷했다. 게다가 비가 내리자 방주에 타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오자 그것을 막아내는 장면에서는, 인간이 홍수 때문에 멸망한 게 아니라 네피림들한테 죽임을 당해서 사라진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엄청난 공격력을 자랑했다.

 

  아직까지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은 두발가인을 따르는 세력들이 먹을 것이 부족하다고 하면서 약탈과 납치 등을 일삼는 장면이었다. 노아가 방주 만드는 근처만 지키고 있어도, 동물들이 떼로 지나가는 걸 잡을 수가 있을 텐데 왜? 바로 옆은 네피림들 때문에 곤란해도, 조금 떨어진 곳에서 대기하고 있으면 온갖 종류의 고기를 구할 수 있었을 것이다. 머리가 딸린 걸까?

 

  139분씩이나 하는 길이 때문에 보기가 좀 힘들었던 작품이었다. 그리고 내 생각에 벤허처럼 명절날 해주는 영화가 되기에는 좀 부족했다.

 

  아! 이 영화에서도 역시 공룡은 방주를 타지 못했다.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공룡들아. 너희가 타기엔 방주가 너무 작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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