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개 3
강형규 지음 / 네오북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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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 강형규

  그림 - 강형규

 

 

 

 

  이제 드디어 마지막 권이다. 쓸개와 길학수의 맞대결은 피할 수 없는 일이 되어버렸다. 중국에서 자신과 엄마, 그리고 길학수의 과거에 대해 모든 것을 알게 된 쓸개.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서 마지막 대결을 차분히 준비한다. 그 와중에 우연히 얻게 된 아군은 그가 필요로 하는 거의 모든 것을 도와주었다. 아마 그 사람이 없었다면, 쓸개의 마지막 한 방은 전혀 먹히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에 드러난 금에 대한 길학수의 집념은 그야말로 무서울 정도였다. 평생의 소원이라고 해야 할까? 가족과 지인을 모두 다 버려서라도 꼭 갖고 싶었던, 손에 들어오기 직전 빼앗겨서 더 그럴지도 모르겠다. 거의 20년 동안 은밀하게 함정을 파놓고 미끼를 물기만 기다렸기에, 기다림은 열망이 되고, 열망은 집착이 되고 결국에는 그 자신을 옭아매는 그물이 되었다. 그래서 그는 절대로 금에게서 벗어날 수 없었다. 그런 그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부분에서는 오싹했다. 쓸개의 눈에 비친 그의 모습이 마치 괴물처럼 그려졌는데, 욕망에 지배받는 인간이 얼마나 추악한지 잘 보여주고 있었다.



 

  쓸개가 평생을 식당에서 벗어나지 못했기에, 무국적자이기에 제대로 된 정규 교육도 받지 못하고 사람들과 어울릴 기회를 갖지 못했기에, 그가 접한 세상은 오직 책과 TV뿐이었기에, 금이 주는 마력에 넘어가지 않았던 것 같다. 보는 사람을 현혹시키고 파멸하게 만드는 금이 가진 사악한 힘! 하지만 속세에 물들지 않은 쓸개에게는 효과가 없었다. 도리어 쓸개는 그 사악함을 올바름으로 바꿀 의지를 갖고 있었다.

 

  문득 쓸개가 한국국적을 갖고 있었고, 정규 교육을 받았으며, 사람들과 어울려보고 사회에 어느 정도 물들어 있었다면 과연 이런 진행이 가능했을까하는 상상을 해보았다. 작가가 쓸개를 그런 상황에 놓은 것은, 정상적으로 자란 인물일 경우에는 금의 마력에 넘어가기 쉽다거나 권력에 쉽게 굴복할 확률이 높기 때문일까? 하긴 나라도 금 400kg이 눈앞에 있으면, 알고 보니 아빠가 지하 세계의 대장이라면, 금을 주면 평생 잘 먹고 잘 살게 해준다고 누군가 말한다면……. 아, 난 너무 속세에 찌들고 썩은 인간인가보다.

 

  마지막 장면은 어쩐지 뭉클한 감동을 준다. 눈물이 고인 쓸개의 눈만 봐도 누가 찾아왔는지 알 수 있었다. 그동안 그는 너무도 외롭게 살았으니까, 이제는 쓸쓸하지 않고 가족의 따뜻함을 느끼면서 행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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