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즈 전집 1 (양장) - 주홍색 연구 셜록 홈즈 시리즈 1
아서 코난 도일 지음, 백영미 옮김, 시드니 파젯 그림 / 황금가지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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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A Study in Scarlet, 1887

  작가 - 아서 코난 도일

  삽화 - 리하르트 거트슈미트

 

 

 

 

 

  아마 어린 시절 제일 먼저 접한 추리 소설이 셜록 홈즈 시리즈인 사람이 많을 것이다. 왜 그런지 모르지만, 그 당시에 추리 소설하면 홈즈와 뤼팽이 꽉 잡고 있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아버지가 어린이 추리 소설 전집을 사오시기 전부터 우리 집에도 홈즈가 나오는 책이 몇 권 있었던 것 같다. 왜냐하면 전집에 있는 다른 추리 소설들을 읽기 전에 이미 홈즈라는 사람에 대해 알고 있었으니까. 분명히 이미 접했던 게 틀림없다. 그렇지만 난 홈즈에 대해 그렇게 열광하지 않았다. 물론 뤼팽보다는 좋아했지만, 나중에 알게 된 포와로나 엘러리 퀸만큼은 아니었다. 왜 그랬을까? 이번에 셜록 홈즈 시리즈를 다시 읽으면서,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이 시리즈의 1권인 이 책의 제목은 ‘주홍색 연구’이다. 역사상 가장 유명한 탐정인 홈즈와 그의 친구이자 기록자인 왓슨이 처음으로 등장하고 있다. 상대방의 옷이나 신발에 묻은 흙, 손의 굳은 살, 시계의 흠집 등등만으로 그 사람의 직업이나 주거지, 가정 상황 등을 알아내는 놀라운 능력자 홈즈와 그의 그런 방식에 놀라며 사건을 꼼꼼히 기록해 출판하는 왓슨, 두 사람의 조합은 꽤나 흥미 있었다.

 

  그 전에 출현한 오거스트 뒤팽도 친구이자 기록자인 동거인이 있었지만, 홈즈와 왓슨 콤비만큼 끝없이 재생산되지는 않는다. 나중에 홈즈 시리즈를 다 읽으면, 뒤팽이 나오는 소설도 읽어서 비교를 해봐야겠다.

 

  빈 집에서 미국에서 온 한 남자가 살해당한다. 그의 곁에는 결혼반지가 하나 떨어져있고, 벽에는 피로 ‘RACHE’라는 글자가 적혀있었다. 홈즈는 범인의 외적 특징을 현장의 발자국이나 글자의 높이로 파악한다. 그리고 며칠 후 남자의 비서마저 살해당한다. 홈즈는 베이커가 특공대를 소집하여, 범인을 잡기 위해 함정을 판다. 여기까지가 책의 전반부이다. 후반부는 범인이 왜 그들을 죽여야 했는지, 오래 전 미국에서 있었던 이야기들이 펼쳐지고 있다.

 

  아, 여기서 내가 왜 홈즈에 별로 열광하지 않는지 깨달았다. 몇몇 장편의 후반부에 나오는, 범인이나 피해자의 과거 이야기가 어린 나에게는 별로 와 닿지 않았던 모양이다. 이건 마치 일본 만화 ‘소년 탐정 김전일 金田一少年の事件簿, 1992’에서 범인이 잡히면 “그 녀석은 죽을 만 한 놈이었어!”라면서 동정표를 얻거나 자신도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것을 볼 때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이 책에서도 살해당한 두 사람은 알고 보면 진짜 나쁜 놈들이었다. 종교를 앞세워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는 인간들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범인의 죄가 가벼워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의 마음은 평안을 되찾고 가벼워지겠지만 말이다.

 

  그러고 보니 이번 이야기는 영국 드라마 ‘셜록 Sherlock, 2010’의 첫 번째 에피소드와 연결이 된다. 범인의 수법이나 직업은 소설과 비슷하지만, 동기는 전혀 달랐다. 드라마에서는 지고지순한 사랑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전집을 다 읽고, 드라마를 다시 봐야겠다.

 

  여기에 실린 삽화를 보면, 홈즈와 왓슨이 어떤 분위기인지 대략 추측이 가능하다. 홈즈는 호리호리한 미청년으로 나오고, 왓슨은 콧수염을 기른 점잖은 분위기의 신사로 나온다. 실험실에서의 첫 만남 그림만 보면, 홈즈가 훨씬 어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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