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Forgotten , 2012

  감독 - 알렉스 슈미트

  출연 - 미나 탄더, 로라 데 보어, 카타리나 탈바흐, 막스 리멜트

 

 

 


 

 

  전부터 보고 싶었던 영화였는데, 드디어 보게 되었다. 포스터 중앙에 있는 빨간 머리끈 소녀의 눈망울이 어딘지 모르게 슬퍼보여서, 무슨 이유로 어린 소녀가 저런 표정을 짓고 있을까 궁금했다. 하지만 포스터에 적힌 문구들만 잘 봐도 유추가 가능하다. 분명히 빨간 머리끈의 소녀는 뒷모습만 보이는 하얀 옷의 두 소녀와 놀고 싶었다. 하지만 두 소녀는 그녀와 잘 놀아주지 않고, 뭔지 모르지만 나쁜 짓을 해버린다. 그리고 25년이 지난 후에, 빨간 머리끈 소녀의 복수가 시작되는 것이라 추측했다.

 

  여름휴가 때 만나서 놀았던 두 친구 한나와 클라리사. 시간이 흘러 의사가 된 한나는 환자로 들어온 클라리사와 만나게 된다. 딸 레아를 데리고 클라리사와 어린 시절 휴가지였던 섬으로 떠난 한나. 어린 시절 섬에서 알게 되었던 마리아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면서, 한나는 잊고 있었던 어린 시절의 비밀을 생각해내려 애쓴다. 도대체 그녀의 주위를 맴도는 어린 소녀는 누구인가? 마리아의 원혼일까 아니면 한나의 죄의식이 빚어낸 망상일까?

 

  위에서 한 예상이 어느 정도 맞아떨어지는 것 같아서 긴장감이 풀어지려는 시간대 즈음에, 이 영화 엄청난 반전을 보여준다. 그리고 설마 이런 식으로 과거의 일이 매듭지어지는 건가하고 아쉬워하는 순간, ‘그렇게 생각하면 오산이지.’라는 듯이 숨겨둔 비밀을 떡하니 들이민다.

 

  복수를 하려면 확실하게 하는 것이 맞다. 이왕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복수를 하겠노라 마음먹었다면, 자신이 당한 고통의 배로 갚아주는 것이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안 나오는 눈물을 짜내면서 어설픈 용서와 화해로 대충 얼버무리려면, 애초에 복수를 하지 않는 게 낫다. 예를 들면 영화 ‘소녀괴담’ 같은 거…….

 

  하지만 이 영화, 그런 면에서는 어설프지 않게 확실히 되갚아준다. 대단하다는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로 독하게 복수한다. 그래, 이왕 갚아주려면 이 정도는 해야지. 이런 생각이 들 정도였다.

 

  과거에 남에게 상처를 줬던 가해자가 나중에 복수당하는 영화는 꽤 있다. 즉, 과거의 가해자가 현재의 피해자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영화들 중의 어떤 것은 현재의 피해자 입장에서 진행되어, 결국 주인공인 현재의 피해자가 살아남는 걸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있다. 그런 거 진짜 마음에 안든다. 과거의 피해자이자 현재의 가해자에게 감정이입을 하는 편이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예전에 당했던 것도 억울한데, 현재에 복수하는 것도 제대로 못하게 되다니…….

 

  그래서 이 영화의 결말이 마음에 들었다. 물론 그 와중에 괜히 끼어서 목숨을 잃거나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불쌍했다. 어쩌다가 관련이 되어서……. 끝까지 다 보고 든 생각은 복수를 할 때 하더라도, 소중한 것은 잃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괴물들에게 복수를 하려다가 자기 자신마저 괴물이 되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어쩌면 복수라는 건, 상대와 똑같은 존재가 되어야만 할 수 있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남에게 나쁜 짓을 하는 건 인간이 아니라 괴물이니, 그 괴물을 상대하려면……. 어쩐지 마음이 아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